[엑's 인터뷰①] 배우 김기리의 첫사랑, '초인가족'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개그맨 김기리가 아닌 배우 김기리, 어색할 것만 같았던 그 수식어를 멋지게 소화해냈다. '초인가족 2017'로 정극 연기에 도전한 김기리는 신인 배우처럼 극에, 그리고 시청자들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공감형 힐링드라마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SBS 미니드라마 '초인가족 2017'. 특히 매일 구조조정 위기에 시달리고, 열심히 하는 것만큼 결과는 나오지 않는, 여타 드라마와 다른 현실감 있는 회사 이야기가 호평을 받았다.

김기리는 극 중 주인공 나천일(박혁권 분)이 다니는 도레미 주류의 영업2팀 박원균 대리 역을 맡았다. '초인가족 2017'로 첫 정극 연기에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원래 연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최문석 감독님이 직접 캐스팅 해주셨죠. 지난해 SBS '수저와 사다리'라는 프로그램에서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화를 1인 2역으로 연기하는 꽁트가 있었어요. 정말 짧은 장면이었는데, 감독님이 그걸 보시고 저를 캐스팅하겠다고 결심하셨대요."

박혁권, 박선영 등 주연배우들 다음으로는 가장 먼저 캐스팅 됐다고 자랑하는 김기리. 그도 왜 자신이 이 역할로 선택됐는지 몰라 감독님께 물어봤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처음 '초인가족 2017' 제작 이야기가 나올 때, SBS 표 정통 시트콤의 부활이라는 와전된 소문이 있었다. 여기에는 개그맨 김기리의 캐스팅도 한 몫했다. 김기리는 이에 대해 "저는 시트콤과 드라마의 차이도 잘 몰라요. 그래도 감성드라마라 그런지 우는 장면도 있었고, 더 많은 걸 경험해본다는 점에서는 '초인가족'이 시트콤이 아니라 더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초인가족'에서 김기리가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오열하는 장면은 극 전체에서도 명 에피소드로 손꼽히곤 한다. 에피소드 자체도 감동적이었지만, 웃음기 하나 없이 역할에 몰입한 김기리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그 장면을 찍기 전에는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걱정한 것보다 나쁘지 않게 한 것 같고, 감독님도 좋아해주셔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그래도 제가 우리 드라마에 뭔가 한 게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죠."

또 하나 그가 꼽은 명장면은 바로 나천일이 사표를 내는 장면.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장면 이후 울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천일이 사표를 내는 장면에서 모두 울었어요. 대본에서도 우는 장면이 아니었는데 리허설 부터 다 같이 울었죠. 그때 '우리가 모두 친해졌구나, 각자 역할에충실히 임해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김기리는 이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공을 함께한 배우들에게 돌렸다. '초인가족' 촬영 전까지는 배우라는 직업을 특별하게도 생각했다는 그, 하지만 이번 작품을 함께하며 그런 편견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제가 보통 하는 질문에는 다 웃으시더라구요. 촬영용어부터 연기에 관한 것 까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 모두 질문했어요. 그래도 다들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귀엽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NG를 내도 웃으며 넘어가 주시고, 그래서 더 편하게 촬영했죠. 멀게만 느껴졌던 배우도 다 똑같은 사람이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배우 김기리에게 '초인가족'은 어떤 작품으로 남았을까. 이 질문을 들은 김기리는 한마디로 고민하기 어려운 듯 적잖이 말을 골랐다. "계속 생각나고,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고, 앞으로도 평생 기억될 것 같은 처음." 잠깐의 침묵 후 드디어 정의할 단어가 생각난 듯 "첫사랑"이라고 외쳤다.

"'초인가족'은 첫사랑같은 작품이에요. 평생 못잊을 것 같아요.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설레요. 눈을 감으면 아직까지 촬영장의 모든 풍경이 세세하게 떠올라요. 촬영을 할 때 저를 찍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스태프들의 몸짓, 그들의 표정까지두요. 좋은사람 많이 만났고, 연기 촬영장 분위기도 많이 배웠어요."

또 그는 함께한 제작진들을 인터뷰마다 한 명, 한 명 언급중이라며 이 말을 꼭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광영 PD님 너무 섹시한 감독님이십니다 너무 멋지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현명하셔서 또 한번 일을 할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인 것 처럼, 입봉작이셨던 진영 작가님. 저희 관계는 첫 단추가 아닌 지퍼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쭈욱 함께 가요."(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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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