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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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8연승의 다저스, '파란'은 계속될까?

기사입력 2008.09.08 17:21 / 기사수정 2008.09.08 17:2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작년 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콜로라도 로키스였습니다. 시즌막판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더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샌디에이고를 극적으로 이기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여기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기까지 파죽의 7연승을 구가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면 그리 강팀으로 볼 수 없었던 콜로라도는 지난 시즌 막판에 '일'을 냈던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이 거의 막바지로 접어 들어가고 있는 현재, 작년의 콜로라도처럼 심상치 않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팀은 바로 LA 다저스입니다. 한국시간으로 8일에 벌어진 서부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3으로 누르며 8연승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투수진을 빼면, 모든 면에서 전력이 그리 신통치 못하다고 평가받던 다저스가 공수주에 걸쳐서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다저스의 가장 큰 약점은 늘 타선에 있었습니다.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졌었고 루상에 진루해 투수를 괴롭히는 리드오프의 부재와 빈약한 하위타선은 다저스가 지닌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았습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다저스는 타선의 보강을 위해 클리블랜드의 3루수였던 케이시 블레이크를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보스턴에서 매니 라미레즈가 왔다는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보스턴과 결별을 원했던 라미레즈의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라미레즈가 어린 시절부터 가장 가기를 원했던 뉴욕 양키스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장 컸지만 매니가 입게 될 새 유니폼은 파란 색상의 다저스 유니폼이었습니다.

승부에 집착하고 극성맞은 팬들과 언론들로 유명한 뉴욕과 보스턴에 비해 서부 끝자락의 LA는 라미레즈의 성격과 제법 궁합이 맞는 곳입니다. 늘 여유롭고 낙천적이며 승부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매니 라미레즈는 다저스의 팀 분위기에 녹아들었습니다.

만능포수인 러셀 마틴과 2루수 거포인 제프 켄트로 이루어진 다저스의 중심타선은 늘 2%가 부족하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타점 머신'으로 불리는 매니 라미레즈와 케이시 블레이크가 중심타선에 합류함으로서 다저스 타선은 제법 짜임새를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출루율이 높은 러셀 마틴이 1, 2번 타순에 배치됐으며 매니 라미레즈 - 제임스 로니 - 케이시 블레이크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팀의 득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제 곧 제프 켄트가 합류할 예정이고 배태랑 타자인 노마 가르시아파라와 젊은 타자인 맷 캠프가 하위타선을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응집력은 한층 좋아졌으며 점수를 안타로 만들지 못해도 주루 플레이와 팀 배팅으로 점수를 올리는 모습이 최근 경기에서 자주 나타났습니다. 루상에 주자가 있을 시, 철저하게 팀 배팅을 추구하는 것은 양키스 전성시절에 나타난 조 토레 감독의 장기였습니다.

시즌 초에 LA 지역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 속에서 부임한 조 토레 감독은 찬반양론에 시달리며 LA 지역 언론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최근에 들어서면서 토레 감독은 예전의 명성을 다시 회복하고 있습니다.

국내 팬들에게는 박찬호의 일관성 없는 등판으로 인해 많은 원성을 하소 있지만 '이기는 경기'를 추구하는 토레 감독의 야구는 시즌 막판에 들어오면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출전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상한 이들은 적었습니다. 그러나 다저스가 8연승을 거두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모처럼 LA 지역의 많은 팬들의 기대에 다저스가 부응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타선의 응집력과 팀의 장점인 투수력이 시즌 막바지까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수비에서 탄탄한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투수력이 강하고 소총 무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들의 공통된 모습입니다. 이러한 팀들이 서로 많은 경기를 치를 때는 사소한 실수로 승부의 향방이 가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할 최대의 고비인 원정 10연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샌디에이고와 콜로라도, 그리고 피츠버그와 벌일 원정 10연정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가져가는 것이 다저스의 과제입니다.

이러한 다저스에 비해 서부지구 선두를 다투고 있는 애리조나는 원정 7연전과 홈 3연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적절한 투수운용과 필요한 상황에서 반드시 점수를 뽑아내는 집중력, 그리고 어이없는 실책을 줄여 불필요한 실점을 하지 않는 팀이 최종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사진 = losangeles.dodger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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