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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 특집 - 간단한 '센젠 젠리바오' 소개.

기사입력 2005.02.13 14:35 / 기사수정 2005.02.13 14:35

홍승범 기자


1.대회 참가팀들 가운데 가장 어수선한 상황에 처한 팀


2003년부터 센젠팀의 스폰서를 맡아왔던 중국의 유명 식료품 기업인 '젠리바오(建力寶)' 그룹이 지난 시즌 중반부터 자금난을 이유로 갑작스레 구단 운영에서 손을 때는 바람에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 전원이 몇 개월 동안 임금이 체불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은 놀라운 정신력을 발휘하며 1994년 팀 창단이래 최초로 중국 C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이는 중국축구 역사상 최초로 남부지역 팀이 우승컵을 차지하는 의미이기도 했다.(흔히 중국人들은 자신들의 축구를 구분할 때 건장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힘과 스피드를 뽐내는 다롄,랴오닝,베이징팀 같은 스타일을 '북방축구'..반대로 신체조건은 다소 떨어지지만 선수 개개인의 창의력과 발재간을 위주로 하는 센젠,광동,광저우팀 같은 스타일을 '남방축구' 혹은 '광동축구'라고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우승의 기쁨이 커도 주판알을 튕겨야 하는 클럽의 경영은 너무나 냉정한 것이다. 일단 급한 불을 꺼야 했기에 팀 전력의 핵심이자 나란히 현역 중국국가대표 축구선수이기도 한 젱지와 젱빈을 각각 산동과 우한으로 팔아넘겨야 했다. 특히,지난해 젱지를 산동으로 넘기며 벌어들인 중국돈 1600만 위안은 C리그 출범 이후 최고 기록의 이적료가 되었을 정도이다. 게다가 클럽의 재정난을 타개하고 아예 클럽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중국내 다른 기업이 나타났기에 현재의 상황은 많이 나아진 편이다.

하지만 이젠 거의 유명무실해진 젠리바오 그룹의 클럽에서의 위상문제와 이번 겨울 명문 상하이 센화팀으로의 이적이 거의 확실시 되었지만 "모든 클럽은 현역 중국국가대표 선수를 딱 4명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는 축구협회의 규정에 발목이 잡혀 그대로 센젠에 눌러안게 돼 심한 좌절감을 겪고 있는 수비의 핵 리웨이펑 문제 등 여전히 암초는 남아있다. 실제,새로 클럽을 인수한 경영진과 선수단 사이엔 아직까지 정식 연봉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팀을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던 주광후 감독이 작년 월드컵 2차예선 패퇴를 끝으로 공석이 된 현 중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할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2005년 1월중순 이후론 클럽의 모든 활동에서 일체 손을 떼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제주도엔 궈쭤진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벤치에서 팀을 지휘하게 된다.



2.센젠팀의 기본 골격

팀의 얼굴과도 같았던 젱지,그리고 아리에 한 전 대표팀 감독에 의해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젱빈이라는 키플레이어들이 모두 빠져나가 엄청난 전력의 누수가 예상되었지만,다행이 수비의 핵 리웨이펑은 우여곡절 끝에 잔류하게 되었고 이번 겨울 C리그 동면기 동안 타 팀들로 부터 알짜배기 선수들을 여럿 영입했기에 지난해 못지않게 한 번 해 볼 만한 전력이란 중국내 평가가 주를 이룬다. 물론,정말 그럴지는 한국과 일본의 챔피언들과의 대결을 통해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말이다.

일단 작년 중국 올림픽대표팀 소속으로 우리에게 약간은 낯익은 왕신신(24)을 랴오닝으로 부터 데려왔고,역시 지난 2000년 중국 올림픽대표팀 소속으로 상하이 파완런 경기장에서 이동국이 이끌던 한국올대와의 경기 당시 교체멤버로 나와 여러번 빼어난 개인 드리블 능력을 과시했던 장샤오루이(28)를 텐진에서 영입했으며,현 중국 국가대표 선수로 작년 아시안컵에 뛰었던 주팅을 칭다오에서,작년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2차예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힌 장융하이를 랴오닝으로 부터 데려오는 등 특히나 미드필드진 강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분명 이들이 네임벨류나 개인기량 면에선 기존 센젠의 터줏대감 선수들에 비해 높다고는 하나 단 한 번도 공식 경기에선 발을 맞춰 소화한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A3대회에선 기존의 멤버들을 우선 기용하되 신입 멤버들에겐 후반 이후 중요 고비나 승부처에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작년 리그 우승할 때 뽐내던 그 조직력을 유지시키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현지에선 이번 A3대회에 나설 센젠팀의 기본 포메이션을 3-5-2로 예상하고 아무래도 수원,포항,요코하마에 비해 전력이 한 수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에 그 운용은 '선 수비 후 기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회 첫 경기인 수원전에 나설 대강 베스트일레븐을 예상해 보면

.......................양첸.......리이........................

왕홍웨이...리젠화 ...루보페이...장융하이...왕신신

..............신펑.......리웨이펑......마렉...............

...........................리레이레이........................



                       [센젠 수비의 핵 리 웨이 펑]


3. 팀 전력의 핵심이 되는 선수들이 가진 공통의 상처. 그것은 韓國!!

중국 C리그의 어떤 클럽에 속한 선수이건 '대표선수'라는 또 다른 명함을 가진 선수들의 가슴엔 인기 연예인 김성수가 흔히 쓰는 표현인 보기 흉한 '스크라치'가 반드시 있기 마련인데...그것은 바로 '恐韓症(공한증)'이다. 이 센젠팀 전력의 골격을 이루는 선수들은 모두는 전현직 중국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들인 만큼 이 스크라치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아래에서 위로 쭉 올라가보면

GK - 리레이레이는 1996년 한국에서 열린 U-19아시아 청소년선수권 대회 한국과의 결승전서 정석근,이관우,양현정에게 내리 골을 허용하며 0:3으로 패할 당시 중국청대의 골문을 지켰던 그 장본인이다.

DF - 리밍은 1996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구장서 벌어진 당시 최용수가 이끌던 한국올대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스스로 이우영의 2:0으로 달아나는 득점에 어시스트를 했던 비운의 주인공이다. 리웨이펑은 1999년 신병호와 이동국으로 인해 시드니행이 좌절된 당시 중국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수비수였다.

MF - 왕신신은 지난해 조재진과 김동진으로 인해 아테네 땅을 밟지 못했다. 장샤오루이는 리웨이펑과 동병상련이다. 주팅은 2003년 동아시아대회 안정환과의 신경전에서 그의 파마머리 향기를 맡아야 했다.

FW - 양첸은 2000년 아시안컵에서 이동국의 결승골을 지켜봐야 했다. 리이는 리웨이펑,장샤오루이와 같은 동병상련에다 이번엔 '을용타'라는 불후의 명작에 비참한 조연 역할을 해야만 했다.


중국축구 전체는 물론 선수 자신들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이 '한국 악몽'은 분명 그라운드에서 수원과 포항을 맞이할 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끼칠것은 분명하다. 얼만큼 심적부담을 털고 평상심으로 한국 선수들을 대할 수 있는가...이것이 이번 A3대회 센젠팀의 성적을 크게 좌우하게 될 것이다.


4. 센젠팀이 평가하는 K리그의 '2龍'

센젠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일단 수원의 강력함은 인정하고 있다. 그들은 수원이 지난시즌 치른 굵직굵직한 경기 테이프들을 자세히 분석한 자료를 통해 그 실체를 인정했고,수원이 중국 C리그 클럽과 치른 공식 경기에서 전승에 무실점을 기록한 막강한 전통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부분과 특히나 자신들 처럼 올겨울 거액을 들여 유명 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는 소식에 대해선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A3대회를 대비해 올 초 소집한 후 실시한 팀 훈련의 중점은 특히나 수원을 겨냥했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 대표팀 뿐 아니라 클럽팀들의 공통점인 '흉악한 압박'과 '매우 스피디한 공격전개'에 맞서기 위해 자신들도 그에 걸맞는 압박과 스피드를 업그레이드 시키려고 무엇보다 체력과 정신력 강화에 동계훈련의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포항도 물론 부담스런 팀이고 자신들 보다 한 단계 높은 팀임은 인정하고 있지만 체감전력은 수원보단 조금 낫다고 보고 있고 실제,포항이 중국에 전지훈련 와 현지 클럽들과 치른 연습경기를 꼼꼼히 지켜본 궈쭤진 감독대행은 포항의 수비진에 문제가 있음을 간파하고 약간의 운만 따라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들은 포항측의 반응이 꽤 흥미로웠다. 특히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영원한 포항맨'인 박태하는 "개인적으론 요코하마의 전력이 가장 안정되어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포항은 절대 센젠에 뒤지는 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전훈 당시 현지人들에게 인기가 대단했다는 골키퍼 김병지는 "최소한 센젠보단 우리가 강하다. 나는 국가대표팀 클럽 소속으로 중국의 각급 팀들과 40여편 시합을 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한 기억이 없다."며 센젠측의 자신감에 일침을 놓았다.

그리고 일본 요코하마에 대해선 최대 수원에 맞먹는 팀으로 평가하곤 있지만 대표축구나 클럽축구 대결에서 일본팀을 맞아 외외로 선전하는 중국축구의 전통이 있고 일본선수들에 대해선 한국선수들을 대할 때와 같은 심적 위축감은 없는 상태이기에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 결론

냉정히 말해 이번 A3대회에 참가하는 센젠팀은 4개팀 가운데 전력이 가장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고 또,당연히 최종 순위 4위가 그들에겐 가장 적합한 성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구단도 최근 7~8개월 동안 구렁텅이에서 헤매야 했고 새로운 감독조차 선임되지 않는 등 신년의 분위기도 너무나 어수선하다. 중국축구계에선 한국과 일본의 클럽 최강자들을 맞아 최소 대량실점 만큼은 피하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는 분위기란다.

하지만 중국대표팀이 2006 독일월드컵 출전이 좌절되었고,연초부터 그들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각급 청소년대표팀의 참패 소식으로 어두운 중원땅에 이번 韓中日 클럽 최강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서 한 가닥 희망을 빛을 전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는 무시못할 일이다. 여기에 새로 팀에 영입된 선수들 역시 중국에선 정상급의 네임벨류를 가진 당사자들이기에 최소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싸울것이다.

거의 10여년 동안 C리그를 대표해 아시아 클럽대회에 나섰던 다롄,상하이,베이징,산동 등 전통의 명문들이 아닌 한국과 일본의 축구팬들에겐 너무나 낯선 팀 센젠 젠리바오. 과연 중국人들의 표현 그대로 '화려한 남방식 기술축구'가 제주도를 경악시킬지는 한 번 흥미를 갖고 지켜 볼 일이다.  



<엠블렘 출처: A3 챔피언스컵 2005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프로축구연맹>

원문에서는 데스킹 과정에서 삭제된 보다 다양한 관련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 편집부 -



홍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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