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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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핫코너

기사입력 2005.02.07 10:02 / 기사수정 2005.02.07 10:02

윤욱재 기자



▲ 국내를 대표하는 3루수로 자리 잡을 한화 이범호.


야구에서 3루는 핫코너로 불린다. 강습타구가 가장 많이 날아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강한 어깨와 반사신경이 3루수의 기본 조건이 된지 오래다. 그리고 아직 왼손타자보단 오른손타자가 많다는 사실은 좌측으로 가는 타구가 확률적으로 더 많게 만들었고 그래서 3루 수비의 비중을 더욱 높였다.

프로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의 3루수들은 다 자기 몫을 해낸 선수들이었다. 현대의 정성훈과 삼성 김한수, 두산 김동주와 기아 손지환 등 이름만 거론해도 지난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3루가 강했던 팀들이 상위권을 다퉜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들 중 현대와 기아는 병역문제란 장벽에 가로막힌 상태다. 병역문제에 부딪친 정성훈과 손지환이 올시즌 출전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 결국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큰 3루자리에 때 아닌 주전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 현대

일단 현대는 이택근이 1순위다. 2002시즌 현대에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국가대표 출신의 포수였지만 입단 당시엔 박경완에 차였고 다음해엔 김동수에 밀리면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하자 1루와 외야를 도는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좋게 말해선 멀티플레이어였지만 반대로 말하면 땜질용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3루 수비에만 전념하고 있을 정도로 코칭스태프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3루 수비라도 완벽하게 마스터한다면 수비로나마 공헌을 할 수 있기에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방의 바주카포를 갖춘 이택근의 파워도 풀타임으로 뛰면 어떤 힘을 발휘할지 내심 기대된다. 현재 경쟁자는 한화에서 방출되어 건너 온 김승권 정도가 꼽힌다.



2. 기아

기아는 지난해 손지환이 스타로 떠올랐지만 병역이란 암초에 부딪쳤고 대안이 될 수 있는 이현곤 역시 병역에 연루되면서 3루 정국은 안개 속으로 빠진 상태다. 현재 신세대 거포 김주형과 얼마 전 컴백한 홍현우가 호랑이 핫코너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고 뚜렷한 선두가 없어 시범경기까지 이어지는 장기레이스가 펼쳐질 조짐이 보인다. 둘 다 거포형으로 스프링캠프동안 갈고 닦으면 하위타선에 파워를 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만일 홍현우가 주전을 차지하고 멋지게 부활한다면 LG팬들의 영원한 X맨이 될 전망.


병역 직격탄에 당한 팀은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3. LG

한대화가 떠난 이후 이렇다할 3루수가 없어 고민해 온 LG는 미래를 책임질 3루수이자 거포 역사를 새로 쓸 것으로 기대했던 김상현이 상무에 입대했고 나머지들도 공격력이 신통치 않아 결국 외부 영입이란 칼을 빼들었다. 새로 영입된 용병 루 클리어는 못하는 포지션이 없을 정도로 전형적인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권용관이 유격수 자리에 연임된다는 전제하에 3루는 클리어의 땅이 될 것으로 보인다.



4. 롯데

롯데도 조성환이 병역문제란 암초에 걸리는 바람에 히든카드 박남섭을 뽑았으나 박남섭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시즌 후 두산과 펼친 연습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이며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던 박남섭은 부상 때문에 주전 확보에 먹구름만 가득해졌다. 그 대안으로 롯데 내야의 터줏대감 박현승이 있지만 풀타임으로 기용하기엔 왠지 뭔가 허전하다. 그래서 롯데의 3루는 후보조차 알 수 없는 가장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뉴 페이스의 등장이 은근히 기대되는 지역.



5. SK

타팀들이 베테랑이나 신진급, 신인 선수들 할 것 없이 경쟁에 불붙은 반면 SK는 신인 듀오의 경쟁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최정정근우가 주전 3루수, 크게 보면 신인왕을 놓고 다툼을 벌이게 된 것. 하지만 이들의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어느덧 30대를 넘긴 김민재-정경배 키스톤 콤비의 노쇠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포지션 변동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명랑소년 정근우나 이영민 타격상의 최정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고 역시 개막전까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6. 삼성, 두산, 한화

이들 외에 3루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는 팀들도 있으니 삼성은 골든글러브 수상자 김한수가 있어 든든하고 한화도 이범호가 3루에 말뚝을 박을 예정이라 큰 걱정은 없다. 지난해 이범호는 유격수를 주로 맡아 잦은 실책 때문에 팀과 본인 모두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수비하기 훨씬 수월한 3루에 정착하면 공격력에도 플러스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김동주의 갑작스런 은퇴선언으로 3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두산은 김동주가 다시 컴백하면서 자연스레 모든 걱정은 사라졌다.

 



병역비리 태풍이 거세게 분 영향력이 결국 각 구단들의 주전 판도까지 뒤흔들었다. 분명 위기이지만 어쩌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모든 선수들이 주전 경쟁에 뛰어들어 프로 무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의 땀방울을 흘리는 잊지 못할 스프링캠프가 되길 바란다.



사진 / 각 구단 홈페이지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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