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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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후반기는? '중위권 전쟁'

기사입력 2008.07.15 13:41 / 기사수정 2008.07.15 13:41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K-리그 전반기가 수원의 독주 체제였다면, 후반기의 키워드는 '중위권 싸움'이다.

정규리그 14라운드가 끝난 현재 4위 울산부터 10위 전북까지의 승점 차는 겨우 6점차. 앞으로 매 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권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선두 경쟁만큼이나 재미있는 K-리그 중위권 싸움. 그러나 여기에 얽힌 이들의 사연은 가지가지다.

시민구단의 힘

중위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민구단들의 약진이다. 이들은 열악한 재정과 얇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매 라운드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며 리그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경남FC는 야금야금 승수를 쌓아올리더니 어느새 정규리그 5위까지 올라왔다.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상대방의 압박을 뚫고 득점 기회를 열어가는 조광래 감독의 전술이 적중하고 있는 것. 또한, 지난해 까보레와 뽀뽀 두 외국인선수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국내파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부상에서 돌아온 프랜차이즈 스타 김진용을 비롯해 김영우, 공오균이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고 신인 서상민과 3년차 김동찬의 활약도 훌륭하다. 여기에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선수 인디오가 서서히 K-리그에 적응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남은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장외룡 감독이 복귀하면서 정규리그 초반 3연승으로 깜짝 1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현재는 리그 7위로 처져있지만 K-리그 올스타로도 선정된 공격수 라돈치치가 건재하고 무엇보다도 출장징계에서 풀려나 그라운드로 돌아온 방승환의 존재가 든든하다. 드라간, 보르코 등 외국인 선수들이 생각만큼 활약을 펼쳐주지 못해 공격력이 무딘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인천은 여전히 K-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임이 틀림없다. 

대전시티즌은 시즌 초반 리그 최하위까지 쳐지기도 했지만 14라운드에서 리그 무패를 달리던 수원삼성을 격침시키며 한껏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리그에서도 9위에 오르며 지난 시즌 김호 감독과 함께 이룩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적을 다시 한번 이어나가고자 한다. '에이스' 고종수의 플레이가 위력적이고, 박성호, 김민수 등 공격진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수원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외국인선수 에릭이 앞으로 지난 시즌의 데닐손, 슈바와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대전의 최종 순위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대구FC

올 시즌 공격축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대구FC는 전반기에 비록 실점이 많았지만 강력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많은 골을 기록하며 이를 상쇄시켰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연패를 당하며 승리와 패배의 균형이 무너져 버린 상황. 최근 3경기 3득점 9실점. 총알을 쏘고 대포를 맞는 격이다. 그사이 1무 2패를 기록하며 순위도 어느덧 10위까지 추락했다. 새로운 외국인 수비수를 영입하면서 수비의 안정을 꾀했지만 여전히 '압도적'(?)으로 K-리그 실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부상으로 인한 수비진 붕괴는 물론이고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술이 미드필드의 수비 가담을 어렵게 하고 수비진과의 간격이 벌어지게 하는 것이 그 원인. 대구의 공격축구는 이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 듯하다. 그러나 어정쩡한 변화는 오히려 더 큰 역효과를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변병주 감독의 고민은 깊어만 갈 것이다. 팬들은 대구의 화끈한 축구가 다시 살아나길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알툴 매직'!

작년 시즌에 K-리그를 강타하며 포항의 우승을 이끌었던 '파리아스 매직'이 있었다면, 올해는 제주발 태풍 '알툴 매직' 경보가 울리고 있다. 비록 14라운드에서 지독하게도 골운이 따르지 않아 인천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연승기록이 '4'에서 멈췄지만, 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를 중시하는 알툴 감독의 스타일이 제주 유나이티드에 서서히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그 선봉에 조진수-심영성-호물로 삼각편대가 있고 탄탄한 미드필드에서의 플레이가 그 뒤를 받쳐주고 있다. 조용형, 이정호가 중심이 되는 포백 수비도 상대에게 결코 쉽게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과연 제주가 연고이전 후의 오랜 암흑기에서 빠져나와 올 시즌 빛을 볼 수 있을까? 해답은 알툴 감독만이 알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 '큰일 났네'

전반기 막판 5연승을 거둘 때만 해도 역시 지난 시즌 챔피언이란 말을 듣던 포항이었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수원에 패배한 이후 4연패를 기록 중이다. 스리백의 한 축이었던 조성환이 출장징계로 인해 결장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부상 등으로 인한 전력 손실이 전혀 없는 포항의 부진은 의외다. 3위까지 올라갔던 순위는 어느새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까지 추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의 핵인 황재원마저 지난 전남전에서 퇴장을 당하며 향후 두 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올 시즌 최대 위기 상황. 이 난국을 타개하고 다시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파리아스 매직'이 절실하다.

우리도 있어! 전북, 전남

11위 전북현대과 12위 전남드래곤즈 역시 언제라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상태다. 두 팀 모두 14라운드를 통해 각각 2연패, 4연패를 끊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은 한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오른쪽 날개 김형범이 부산전에서 프리킥 골을 기록하며 부활한 것이 고무적이다. 전남 역시 디펜딩 챔피언 포항을 상대로 오랜 무승 고리를 끊은데다 발목수술 후 독일에서 재활 중인 수비의 핵 곽태휘가 여름 휴식기 이후 돌아온다는 점에서 후반기 대도약을 꿈꾸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제도에 대해 전문가와 축구팬들의 비판이 많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중위권 팀들 간의 치열한 순위다툼이 올 시즌 K-리그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수원-성남-서울-울산이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으로 6강행을 예약해둔 상황에서 과연 남은 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어느 팀이 될 것인지, 혼전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벌어질 중위권 경쟁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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