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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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가 주목한 킴보 슬라이스는 누구?

기사입력 2008.06.06 17:39 / 기사수정 2008.06.06 17:39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전 WBC -70kg 챔피언 오스카 델라 호야(39승 5패)는 현 세계최고복싱스타다. 호야는 얼마 전 미국 《ESPN 매거진》과 인터뷰를 했고 이는 6월 5일 공개됐다. 이를 통해 호야는 9월 중 현 WBC -67kg 챔피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승)와 2차전을 갖고, 12월에는 은퇴경기를 치른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것은 12월 은퇴 경기 상대로 종합격투기 헤비급선수 킴보 슬라이스(본명 케빈 퍼거슨, 3승, 시범경기 포함 4승)가 언급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대중문화잡지 《롤링스톤》에 의해 ‘인터넷 싸움꾼의 왕’으로 수식된 슬라이스는 길거리싸움꾼으로 유명세를 탄 후 종합격투기로 전향, 미국 2위 단체인 엘리트XC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2007년 6월 23일 전 프로복싱 WBO +91kg 챔피언 레이 머서(34승 1무 7패, 입식타격기 2패)와의 종합격투기 시범경기에서 조르기로 승리한 후 2008년 2월 16일 종합격투기 공식 2전째에는 UFC 헤비급 챔피언결정전 경력자 탱크 애봇(본명 데이비드 애봇, 9승 14패)을 KO로 격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비록 머서가 만 47세, 애봇이 만 43세로 전성기가 예전에 지났고 지난 5월 31일 미국 종합격투기 역사상 최초로 전국방송으로 무료중계된 엘리트XC대회에서 최근 8경기 2승 6패의 제임스 톰슨(14승 9패)에게 확연한 편파판정 덕분에 간신히 승리하며 망신을 당했지만, 현재 미국 남성격투기 선수 중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호야를 인터뷰한 ESPN 매거진의 샘 알리푸르 기자는 “12월 은퇴경기의 상대로 킴보 슬라이스는 어떤가?”라는 농담성 질문을 던졌다. 이에 호야도 “당신이 킴보 슬라이스의 다리를 잘라낸다면 생각해보겠다. 그는 나보다 약 45kg 이상 더 무겁다.”라며 장난스럽게 답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복싱영웅 호야의 은퇴를 앞둔 인터뷰에서도 비록 농담의 소재이긴 하나 킴보 슬라이스가 언급됐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그의 인지도와 상업적인 가치가 실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는 증거다.

미국의 길거리싸움에는 아무 감흥이 없는 한국의 격투기팬에게 킴보 슬라이스는 역량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과한 대우를 받는 행운아일 뿐이다. ‘정통성’에 민감한 국내 특성을 고려하면 반감을 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킴보 슬라이스의 상업성은 적어도 미국에선 허상이 아니라 실체가 분명한 사실이다. 실력에 대한 냉정한 판단 못지않게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어떻게 포장되어 흥행에 이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흥망성쇠는 어찌 될지를 살펴보는 것도 격투기 전반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듯싶다.

[사진 (C) 엘리트XC 공식홈페이지]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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