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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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족구] 中 언론 "동팡줘, 18개월 동안 '박지성의 그림자'에서 지내"

기사입력 2008.06.01 11:45 / 기사수정 2008.06.01 11:45

홍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준명 기자] 또 다시 중국발 박지성과 동팡줘(Dong Fangzhuo)의 비교기사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박지성과 동팡줘를 한데 묶은 기사를 연일 전하고 있다. 그 중에는 다분히 양국의 네티즌들의 댓글 양산을 유발하는 감정적인 기사들도 있지만 이번에는 동팡줘가 박지성의 그림자 속에서 지내왔다고 하면서 동팡줘의 처지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기사이다.

중국의 대형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은 '동팡줘가 18개월 동안 박지성의 그림자에서 지내왔으며 그는 박지성보다 중요한 한 걸음이 모자랐다'는 제목의 기사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여기서 말한 '한 걸음'이란 박지성이 PSV아인트호벤을 거친 후에 맨유로 온 것에 비해서 동팡줘는 벨기에 2부리그에서 곧바로 맨유로 온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기사에서는 우선 2005년 여름 박지성이 400만 파운드의 몸값에 네덜란드의 PSV아인트호벤에서 맨유로 왔으며 맨유 1군에서 등번호를 받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2007년 1월 중국의 스트라이커인 동팡줘는 벨기에의 앤트워프에서 3년이라는 긴 임대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올드트래포드로 와서 등번호 21번을 받았으며 이로써 중국선수로서는 최초로 맨유 1군의 선수가 되었다고 했다. 또한, 박지성과 동팡줘는 모두 맨유 입단 초기에 언론으로부터 회의적인 시각을 받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같은 동양인임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은 동팡줘보다 운이 더 좋았다고 전했다. 즉 박지성이 맨유에 온 이후 맨유는 리그 우승도 되찾아왔지만 동팡줘는 입단이 채 2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언론에서는 그가 맨유를 떠날 것이라는 소식들이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한 것이다.

이어서 올드트래포드에서의 동팡줘는 사실상 박지성의 그림자 속에서 지내왔던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그 둘의 경기 출장 횟수나 활약상, 그리고 마케팅 측면에서 모두 박지성이 크나큰 우세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동팡줘는 벨기에에서 바로 맨유로 왔는데 그 길은 그가 발전하기에 적합한 길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동팡줘는 18개월 동안 정식 경기에는 겨우 3차례 출장했는데 이는 단련의 효과도 없을뿐더러 게다가 이 젊은 선수의 자신감마저 훼손시키는 일일 것이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기사에서는 박지성과 동팡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박지성은 어려서부터 한국을 떠났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즉 일본의 교토퍼플상가, 네덜란드의 PSV아인트호벤을 거치면서 그 역시 리저브팀에서 시작을 했으며 점차로 유럽축구에 적응했고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뛸 종합적인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또한, 그것이 바로 박지성이 맨유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PSV아인트호벤이라는 과도기를 겪은 데에 반해 동팡줘는 그런 과도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맨유로 왔으며 그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만약 박지성이 교토퍼플상가에서 곧바로 맨유로 왔다면 박지성의 위치는 동팡줘보다 높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만약 동팡줘가 벨기에에서 곧바로 맨유로 오지 않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하위권 팀이나 챔피언십리그의 팀으로 임대되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역사는 '만약'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기사는 끝을 맺었다.

기사는 동팡줘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박지성의 운이 더 좋았다느니, PSV아인트호벤을 거쳤기에 현재 동팡줘보다 잘한다느니, 만약 교토퍼플상가에서 곧바로 맨유로 갔다면 동팡줘보다 못 했을 거라느니 등 은연중에 박지성에 대한 부러움 내지는 시기심도 느껴진다.

그러나 중국 스스로 역사엔 가정이 없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기사를 전하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한탄이 아닐까? 물론 두 선수가 양국축구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세계최고 클럽인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만큼 한-중양국의 축구를 대변하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안 그래도 '공한증'에서 완치되지 못한 중국에서는 더더욱 박지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 옆에 있는 동팡줘 역시 함께 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글에는 [소림족구]라는 말머리가 있다. 여기에는 중국을 폄하하자는 의도가 전혀 없다. 중국에서는 축구를 족구(足球)라고 표현하기 때문이며 중국을 잘 나타내는 단어인 '소림'을 그 앞에 붙인 것일 뿐이다.

연일 중국에서 전해져오는 박지성과 동팡줘 관련 기사를 전하면서 필자는 혹시 중국인 혹은 조선족이 아니냐는 물음도 받고는 한다. 하지만, 중국발 기사들을 전하는 이유는 우선 그들이 한국선수인 박지성에 관한 기사를 전한 것을 국내에 소개하려는 목적이 있고, 또한 그들의 시각에서 보는 맨유, 박지성, 한국축구를 국내에 전하기 위함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어쨌든 최근 전해지는 중국기사들을 통해 국내에 '동팡줘'라는 이름 석 자는 꽤 널리 알려지게 된 셈이다. 하지만, 그가 다음 시즌에도 '맨유의 동팡줘'가 될 지에 대해서는 잉글랜드는 물론 중국에서도 매우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사진=동팡줘, 18개월 동안 박지성의 그림자에서 지내(C) sina.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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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홍준명의 소림족구. 중국을 알자! 공한증의 나라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재미있게 포착한다! 



홍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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