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5:36
스포츠

[엑츠인터뷰] 두산이 있어 행복한 그들

기사입력 2008.05.11 07:19 / 기사수정 2008.05.11 07:19

장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준영] 2008시즌이 개막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공포의 9연전'도 어느덧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폭주 기관차처럼 내달리던 SK가 주춤한 가운데 각 팀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올 시즌 첫 8연승을 질주한 두산과 부산발 야구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가 9연전의 마지막 주말 3연전을 맞이하였다. 롯데가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승리하면서 3위를 탈환했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이슈를 만들었던 팀은 두산이었다. 22승 투수 리오스의 이적, 김동주의 FA계약, 홍성흔의 트레이드 요구, 안경현의 1군 제외, 2005년 다승왕 출신 레스의 복귀, 메이저리거 김선우 입단 등 줄줄이 많은 일이 있었다. 프로야구계 굵직굵직한 사안의 중심에 있었던 두산인데다가 작년에 비해 좋아졌으면 좋아졌지 부족하지 않다던 평을 들었던 터라 내심 기대치도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 투타의 불균형으로 아귀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믿었던 김선우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고, 레스가 임의 탈퇴 하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뚫렸다. 그러나 홍성흔, 안경현이 차례로 복귀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5월의 미라클 두산' 재현에 나섰다.

두산이 올 시즌 처음으로 기록한 8연승은 선수들의 노력뿐 아니라 그들을 응원하는 '10번 타자 응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10번 타자들은 연령대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하는 일도 제각각 이지만 두산 베어스라는 이름 안에서 행복하다. 틈만 나면 경기장을 찾고 매 주말 단체 관람을 하는 '베어스 사랑 다모이'(이하 베사모) 회원들과 두산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나누어 보았다. 



▲'베사모'를 대표해 인터뷰에 응해준 회원분들. 좌측 아래부터 반시계 방향으로최재우(네트워크), 공준식(디자인), 최준혁(방송에이전시), 이선이(경영컨설팅), 이서영(약사)

준영 기자 (이하 장)>두산을 언제부터 좋아하였는지? 그리고 그 계기는?

최재우> 82년(프로야구 원년)부터 팬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야구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잘 몰랏지만 야구를 좋아하셨던 부모님이 어린이회원으로 등록시켜 주신 후 많이 가면서 점차 야구의 재미를 느꼇고 처음 응원했던 OB(두산의 전신)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공준식>82년부터 팬이었습니다. 좋아하게 된 계기는 박철순 선수를 보고 OB 팬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두산이 투자도 인색하고 매 시즌 전력이 부족해 보이는데 이런 점들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는지?

공준식>서포터즈들 및 관중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합니다. 응원도구 등 물질적인 부분이 아쉽습니다. 같은 지붕을 쓰는 LG와 비교해서도 그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편입니다.

이서영>매년 FA 선수들을 다른 팀에 내주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리고요 근래 몇 해 동안 이루어지는 세대교체가 부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듯하여 아쉽습니다.

이선이>팀의 상징인 프렌차이즈에 대한 대우가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노장 선수들을 홀대하는 듯한 생각도 들고 은퇴하는 선수에 대한 은퇴식 같은 것은 찾아 볼 수가 없네요.

장>올 시즌 두산의 예상성적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가 4강 PO에는 진출할 수 있을 듯하다고 답하였다. 물론 모두의 바람은 우승이었다.

장>김경문 감독 부임 후 꾸준히 진행된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생각은?

최재우> 솔직히 말하면 기대 이상입니다. 올 시즌 이대수 선수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는 김재우 선수, 임태훈 선수 그리고 올해부터 활약을 시작한 이용찬 선수 등 매우 어린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습니다.

이서영> 기특합니다. 현재 두산 대부분의 선수가 2군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실력을 인정받고 올라 온 것이라 더욱 기특하고, 두산 구단이 유망주 발굴 및 육성을 잘하는 것 같아서 더 없이 좋습니다.

공준식>뛰는 야구로 변화해서 재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우동수 트리오(우즈, 김동주, 심정수를 일컫는 말) 시절과 비교해 아쉽기는 합니다.

장>시즌 초반 있었던 홍성흔 선수 및 안경현 선수 사건에 대한 팬들의 입장은?

최준혁> 홍성흔 선수가 한발 물러나서 숙이고 들어왔고, 게다가 며칠 전에는 야수로 전환한다는 선언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정당하게 경쟁을 펼칠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프랜차이즈스타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라고 생각합니다.

또 안경현 선수는 두산에서 쭉 활약했고 FA 계약 후에도 꾸준히 활약을 해준 선수로서 영구 결번까지도 고려해 볼 만한 프렌차이즈 스타인데 팬들 입장에서 분개할만한 일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장원진 선수와 안경현 선수가 동년배인데 장원진 선수는 코치 수업을 받고 있고 안경현 선수는 주전으로 뛰고 있습니다. 똑같은 고참이지만 장원진 선수는 선수들에게 코치의 입장을 대변하는 고참이라면 안경현 선수는 코칭스텝에게 선수들을 대변하는 고참입니다. 그만큼 선수들에게도 중요한 선수입니다.

공준식> 팬들 입장에서는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불화설이 있었고 선수와 감독간에 오해와 불신이 있었다고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잘 풀렸고, 두 선수다 복귀 후 잘 해주고 있어서 좋습니다. 



▲ 10대부터 50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연령 대 및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다.

장>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모두가 김현수 선수였다. 올 시즌 리딩히터에 올라 있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줘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외 임태훈, 이용찬, 성영훈 선수를 꼽았다.

장> 지금 있는 선수와 떠나간 선수들 중에서 가장 아쉬운 선수는?

이선이> 최준석 선수입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당연히 파괴력 있는 한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는 기대만큼 기량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재우> 김선우 선수와 유재웅 선수입니다. 사실 김선우 선수의 입단이 확정되었을 때 한국무대에서 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 초국가대표로 올림픽 예선에서 던진 직구의 위력을 보고 '저 직구만 제대로 구사되면 해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개막 후 그 직구가 구사되지 않더군요. 유재웅 선수 같은 경우는 밀어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 부분이 작년부터 고칭 스텝과 팬들의 기대를 받으면서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떠나간 선수는 정수근 선수가 아쉽습니다. 전상렬 선수가 잘 메워주긴 했지만 실력과 파이팅 면에서 너무나 훌륭한 톱타자였습니다.

공준식> 전병두 선수입니다. 트레이드 당시 리오스 선수는 한 시즌 정도 쓸 계획으로 보였습니다. 당장 눈앞의 성적을 위해 전병두 선수 같은 재목을 내줬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장>올 시즌 종료 후 맞이하는 두산의 FA를 어떻게 보는지?

최재우> 김동주 선수는 사실 해줘야 할때 못해줬습니다. 물론 그가 라인업에 포함되고 안 되고 차이는 극명합니다. 하지만, 팀의프렌차이즈 4번타자라면 중요한 순간에 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이 부족합니다. 사실 박명환 선수도 에이스로서 역할을 제대로 한 시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홍성흔 선수는 자신이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충분히 인정해 줘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올 시즌 처음으로 기록한 8연승의 원동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이서영> 올 초 대표팀 차출도 있었고, 여러 가지 일로 인해 팀이 어수선했던 듯 합니다. 하지만, 5월이 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도 살아나고 안정적이 되었다고 할까요.

이선이> 홍성흔 선수의 포수 포기가 선수단에 보이지 않는 결속이 된 듯싶습니다. 자기 자신을 낮추고 들어오는 간판선수를 보고 모든 선수들이 '할 수 있다! 해보자!' 하는 마음이 생긴 듯싶습니다. 5월에는 무조건 살아난다는 믿음도 영향을 미친듯합니다. 



▲ '베사모'라고 왼쪽 팔에 새긴 단체 복을 맞춰서 응원하는 회원들

장>올 시즌 K-리그 서포터즈들은 충돌이 있었다. 축구의 응원문화와 야구의 응원문화에 대한 견해는?

최재우>야구는 서포터즈들간 싸움이 낫던 것을 거의 본적이 없는 듯합니다. 물론 두산 팬이기 때문에 LG서포터즈들과는 어쩔 수 없이 친해 질 수 없는 듯하지만 대체적으로 타 팀 서포터즈들과도 매우 친합니다. 야구 서포터즈들은 서로서로 매우 친합니다.

최준혁>야구와 축구 응원 차이는 각기 가지고 있는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K-리그는 출범부터 좀 급하게 시작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마케팅이 이루어 지지 않은 상황에서 침체기에 있던 중 월드컵 열기를 타고 급하게 흥행을 이어가려고 했었던 듯합니다.

그에 반해 야구는 출범 당시부터 조금씩 쌓여 왔고, 응원 문화라는 것이 정착된 듯싶습니다. 스포테이먼트를 만들어낸 SK나 관중들이 많기로 소문난 LG는 구단에서 만들어낸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하지만, 롯데와 기아를 보면 그네들만의 뚜렷한 응원 문화가 있습니다. 두산 팬으로서 아쉽지만 야구 팬으로서는 그러한 응원 문화가 야구와 축구 응원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가지 더 하자면 야구는 선수들이 얼마 전에 있었던 조재진 선수처럼 자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축구와 야구의 편을 가르자는 것이 아니고 그 스포츠가 가진 문화나 성향에 영향을 받는다는 뜻입니다만 선수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장준영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