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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우리 히어로즈, "영웅이 나타났다!"

기사입력 2008.03.28 11:20 / 기사수정 2008.03.28 11:20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천신만고' 끝에 센테니얼의 인수로 '제8구단'으로 새롭게 창단한 우리 히어로즈. 창단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올 시즌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구단 이기도 하다.

전신인 현대의 전력을 고스란히 흡수했지만 뒤늦게 시작한 전지훈련과 선수들의 연봉 계약의 난항으로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2승1무8패로 시범경기 최하위를 차지하였다. 주위의 반응과는 달리 오히려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광환 감독은 "4월까지 시범경기 모드로 나가겠다."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운드 운용전략  '스타시스템'

이광환 감독은 마운드 운용전략인 '스타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했다. 선발 5명, 좌우불펜 4명, 마무리 1명인 최적의 조합으로 효율적인 운용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개막전 선발로 마일영이 내정되긴 하였지만, 1선발로서의 활약을 해주어야 하는 선수는 제이슨 스코비(31). 지난 시즌 8승10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KIA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기록된 패배가 많았다. 뒤늦게 팀에 합류하여 시범경기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의 활약을 예고했다.

에이스 김수경이 허리 통증으로 한 달 정도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 자리를 마일영이 이어받았다. 마일영은 시범경기 동안 11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만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1.59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6년 만의 선발 입성을 자축했다.

3선발은 장원삼의 몫. 지난해 현대의 마운드를 이끌었던 장원삼은 올림픽 예선에 참여한 후,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진 못하다. 공이 가볍다는 단점을 자로 잰듯한 좌우 코너워크로 승화시켜왔던 그이지만, 최근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을 보이며 부진하고 있다.

4선발은 현재 우리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황두성. 당초 마무리 후보로도 거론되었지만, 이광환 감독이 일찌감치 신인 김성현을 마무리투수로 낙점하여 선발로서의 임무를 맡게 되었다. 뒤늦게 투수를 시작한 그이기에 특유의 쌩쌩한 어깨에서 나오는 묵직한 직구는 날이 갈수록 위력이 더해가고 있다.

5선발은 지난해 마무리 역할을 했던 송신영이 맡는다. 송신영은 지난해 3승3패 4홀드 14세이브로 현대의 뒷문을 책임졌었다. 하지만, 선발자원이 바닥난 현재 시점에서 선발투수의 역할을 수행해 낼 선수는 송신영 밖에 없다고 이감독은 판단했다.

겨우내 훈련량 부족으로 인해 투수들의 몸이 말이 아니지만, 우리가 이번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이 있다. 무명인 장태종과 조순권이다. 둘은 150km 초반의 힘있는 공을 뿌리며 이번 시즌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장태종은 경희대 출신 프로 2년차로 시범경기 5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만점 활약을 했다. 특히 3월16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152km/h 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조순권은 한양대 출신 3년차 투수로 175cm라는 비교적 작은 키에서 던지는 낮게 깔리는 직구가 일품인 선수다. 시범경기 9이닝 동안 7피안타 1자책점만을 기록하며 이광환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지난해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신철인과 4승7패 9세이브 15홀드를 기록했지만 임태훈에게 신인왕자리를 내줬던 조용훈. 2006년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며 뒷문 단속을 했던 박준수가 우리의 불펜을 사수할 것이며, 좌완 이현승과 이상열이 원포인트릴리프로 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마무리는 제주관광고 출신의 2차 1순위로 지명된 김성현.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동안 최고구속 155km/h를 기록하며 우리의 마무리로 낙점되었다. 단단한 하드웨어에서 나오는 힘있는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돋보이는 선수로서, 고졸 신인 1년차가 팀의 중책인 마무리를 맡았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부담이 있다. 하지만, 미디어 데이 에서의 "올 시즌 40세이브를 기록하겠다."라고 당차게 말한 패기와 배짱으로 정면 돌파해 나갈 것이라 기대된다.

시범경기에서의 '물타선' 본경기에서도?

시범경기에서 그나마 괜찮은 모습을 보였던 투수진에 비해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방 허공을 갈랐다. 전신 현대에서는 방망이 화력만큼은 다른 팀에 뒤지지 않았지만 겨우내 훈련량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각보다 심한 모습을 이번 시범경기에서 볼 수 있었다.

전준호, 이택근, 송지만, 이숭용, 브룸바, 정성훈. 이름값으로만 보면 8개 구단 중 탑 클래스에 속하겠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옛말이 맞을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연봉의 대폭적인 삭감으로 인한 사기 저하도 훈련량 부족처럼 한몫했다.

팀의 리드오프를 맡아야 할 프로 17년차의 노장 전준호. 550도루와 18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를 노리고 있는 전준호는 시범경기 동안 27타수 4안타로 부진했다. 올림픽 예선에서 돌아온 이택근과 정성훈도 각각 14타수 3안타와 13타수 3안타만을 기록하며 난조를 보였다.

지난 시즌 팀의 캡틴으로서 팀의 해체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이숭용은 시범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고, 이번 시즌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 나갈 송지만도 27타수 5안타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29홈런 87타점으로 최고의 클러치 능력을 보였던 '검증된 외국인 선수' 브룸바도 뒤늦게 팀에 합류하여 몸이 100퍼센트 완성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우리 히어로즈의 타선을 이끌어야 할 이 스타급 여섯 선수의 분전이 올 시즌 우리 히어로즈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스타급 선수들의 부진한 가운데 소기의 성과는 있다. 강정호와 황재균의 발견이다. 지난 2년간 1군 기록이 거의 없었던 강정호는 시범경기 동안 올림픽 대표 차출로 자리를 비웠던 정성훈을 대신하여 우리의 내야를 지켰다. 22타수 6안타 3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유격수 황재균 또한 눈에 보이는 성적은 1할7푼9리로 뛰어나지 않았지만, 유격수로서는 보기 힘든 좋은 신체조건과 유연한 몸놀림으로 미래 우리의 핵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 김일경, 차화준, 유재신등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야를 차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외야는 전준호, 이택근, 송지만이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대타로 나와서 가끔 '큰일'을 저지르는 강병식과 전근표. '총알 탄 사나이' 정수성.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지 20일 만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장기영이 백업선수로서의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어느 곳 하나 성할 곳이 없는 우리 히어로즈 이지만 그중 가장 문제되는 포지션이 바로 포수. 개막을 하루 앞두고 '백전노장' 김동수가 아직 미계약 신분으로 남아있고, 그의 백업인 강귀태 또한 허벅지 근육통 파열로 고생하고 있다. 강귀태는 시범경기 동안 18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김동수의 공백이 절실했지만, 더욱더 아쉬운 부분은 타격이 아닌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 능력이었다. 훌륭한 투수자원을 가진 히어로즈 이지만, 안방마님의 안정된 리드 없이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하루속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8개 구단 중 최약체로 평가받는 우리 히어로즈. 훈련량 부족과 팀의 창단에서 빚어진 여러 가지 내부 분열로  인한 팀의 사기 저하로 인해 문제점을 드러내며 올 시즌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법이 나은 법.'  본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여러 문제점 들을 파악했기에 서서히 고쳐나가며 개선하면 되는 일이다. 우리 히어로즈라는 팀명처럼 새롭게 단장한 목동의 홈팬들에게 '영웅'으로 다가설 수 있을지 올 시즌 귀추가 주목된다.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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