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스타] '마이걸'부터 '도깨비'까지, 이동욱의 로코·멜로史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에서 산 사람도 따라가게 하는 딴 세상 외모의 저승사자를 연기하고 있는 이동욱. 외모도 외모지만, 샐러리맨 저승사자의 피로와 300년 만에 경험하게 된 인간과의 서툰 연애, 사연 있어 보이는 눈빛 등은 이동욱이 아닌 저승사자는 생각할 수 없게 한다.

이동욱의 저승사자 캐릭터는 그냥 완성된 것이 아니다. 2005년 '마이걸'부터 '여인의 향기', '난폭한 로맨스', '풍선껌'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를 통해 집약된 내공이 '도깨비'에서 저승사자로 완성된 것 아닐까. 지금의 이동욱을 있게 한 '인생 작품'을 살펴봤다.

▲ SBS '마이걸' (2005년 12월 14일~2006년 2월 2일)

거짓말쟁이로 태어났지만 진짜 사기꾼은 될 수 없었던 여자 주유린(이다해 분)과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한 오만한 남자 설공찬(이동욱)의 사랑을 그린 작품. 설공찬은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위해 주유린을 가짜 손녀로 고용했는데, 사랑에 빠져버린다. 이다해의 통통 튀는 코믹 연기, 젠틀하지만 사랑 앞에 서툰 이동욱의 매력이 '마이걸' 열풍을 일으켰다. 이동욱의 '로맨스 코미디' 재능이 확인된 작품이자 그를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게 한 첫 번째 인생작.

▲ SBS '여인의 향기' (2011년 7월 23일~9월 11일)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여행사 말단 여직원 이연재(김선아)가 돈은 많지만 인생에 의욕 없는 재벌 2세 강지욱(이동욱)을 만나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 이동욱은 평소엔 냉소적이고 까칠하지만, 사랑에 빠진 뒤 어딘가 모르게 표출되는 귀여운 매력과 허당스러운 면모로 많은 여성 팬의 마음을 훔쳐갔다. 암 말기 판정을 받은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눈물 콧물 흘리는 통속극이 아닌 진짜 행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남녀의 이야기로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였다.

▲ KBS 2TV '난폭한 로맨스' (2012년 1월 4일~2월 23일)

야구선수 박무열(이동욱)과 경호원 유은재(이시영)가 앙숙으로 만난 뒤 벌어지는 좌충우돌 로맨스를 담았다. 이동욱은 실력은 있지만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는 프로야구 선수, 이시영은 그런 이동욱의 안티 카페 회원으로, 절대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MBC '해를 품은 달'과 경쟁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많은 마니아 팬을 남겼다. 수완 좋은 사업가나 재벌 2세가 아닌 야성적인 이동욱을 볼 수 있다.

▲ tvN '풍선껌' (2015년 10월 26일~12월 15일)

어렸을 때부터 가족같이 지내던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천진 낭만 로맨스.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빈틈을 품은 채 함께 있으면 조금 더 행복해진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정려원의 오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으로 등장하는 이동욱은 여자들의 로망을 완벽하게 저격하며 사랑받았다. 말랑한 '로코' 감성 뿐만 아니라 눈물샘을 자극하는 애잔한 멜로 감성을 오가며 정려원과 핑크빛 동화를 완성했다.

▲ tvN '도깨비' (2016년 12월 2일~)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저승사자 캐릭터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난 이동욱은 지난 10여 년 동안 쌓아 올린 '로코' 내공을 '도깨비'에서 쏟아내고 있다. 도깨비(공유) 앞에선 한없이 까칠하지만, 김선(유인나)만 만나면 연애를 드라마로 배운 허당 저승사자가 된다. 지금은 유인나와 예측 불허의 코믹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의 로맨스는 곧 눈물 없이 볼 수 없을 만큼 시청자의 가슴을 후벼팔 전망이다. '로코'와 '멜로'의 하이브리드야 말로 이동욱 눈빛의 전공 아닐까.

lyy@xportsnews.com / 사진 = SBS, KBS, 화앤담픽쳐스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