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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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존중·명예' 내세운 NC, 은폐로 가려진 '핵심가치'

기사입력 2016.11.08 06:00 / 기사수정 2016.11.08 13:36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은폐. NC 다이노스가 지킨 약속은 없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승부조작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지난 7월부터 관련 수사를 진행했으며, 총 21명의 승부조작과 이를 은폐한 구단 관계자 2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발표한 명단에는 브로커를 비롯해 유창식, 이성민 등 현역 선수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구단 관계자의 은폐 사실이다.

그동안 승부조작은 선수 개인의 일탈로 여겨졌다. 구단은 선수가 전력에게 이탈하게 되면서 피해자의 입장이 됐다. 구단에 죄를 물어도 '선수 관리를 소홀히 했다' 정도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경찰 발표에는 구단 차원에서 승부조작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사실이 포함됐고, 이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당시 NC 소속인 두 명의 선수가 구단에 승부조작 혐의를 시인했다. NC는 구단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KBO의 보고 없이 내부회의를 통해 이를 은폐하려고 했고, 이 중 유망 투수 중 한 명인 이성민에 대해 '자질이 우수하나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없고, 코치진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거짓 사유로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했다.

보호선수에 제외된 이성민은 NC의 뜻대로 kt로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이적했다. NC는 그 대가로 10억원을 챙겼다.

NC는 구단 핵심가치로 '정의·존중·명예'를 내걸었다. 그러나 이번 경찰 수사 결과로 NC의 핵심가치는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게 됐다.

정의를 이야기했지만, 구단에서 조직적으로 승부 조작을 은폐했다. NC는 지난 9월말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은폐를 한 사실도 밝혀지면서 이미 팬들에게 한 차례 신뢰를 잃은 바 있다.

존중을 내세웠지만, 이성민의 보호 선수 제외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로 상대 구단에 대한 존중은 없었다. 이성민은 kt 이적 후 롯데 자이언츠로 다시 트레이드 됐다. 승부조작 사실이 재판에서도 인정될 경우 이성민은 선수 자격 박탈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롯데로서는 큰 손실이다.

NC 선수단은 땀을 흘리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런 성적에 기대어 NC는 '명문구단'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결국 NC에게 남은 건 '명예'가 아닌 '사고 은폐 구단'이라는 얼룩이다.



KBO는 일단 "추후 수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C의 은폐 사실이 재판에서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NC는 '경고, 1억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제명' 등의 징계를 받게된다.

NC는 경찰 발표가 끝난 후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회피하지 않겠다. 엄격하게 지켜져야 할 '클린 베이스볼'이라는 원칙이 훼손된 점에 대해 팬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현재 구단이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추후 적절한 방법을 통해 소명하고 그 결과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 번 무너진 신뢰는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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