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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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 임창용-김원섭, 승리가 더 특별했던 이유

기사입력 2016.07.14 07:21 / 기사수정 2016.07.14 10:0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모든 것을 겪어 이제는 초월해졌을 것만 같은 베테랑. 하지만 그들에게도 1승의 의미는 무겁고 특별했다. 

KIA 타이거즈는 13일 의미있는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팀 타선은 8회말 어렵게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9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김원섭이 2루수와 중견수,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면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김원섭, 승리 투수는 임창용이었다. 두사람에게는 감동도 남은 경기. 

팀내 야수조 최고참인 김원섭은 올해 한국나이로 서른아홉살이다. 그는 평소 "마흔까지 야구를 하고싶다. 그 이후에는 미련도 남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또 달랐다. 초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 5월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가벼운 부상으로 재활을 거쳐 다시 1군에 올라오는데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김원섭은 1군 복귀 이후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만 출전했다. 선발 출장은 13일이 복귀 이후 처음이었다. 김주찬이 허벅지 부근에 불편함을 느껴 지명 타자로 나서면서 김원섭이 좌익수로 선발 출장하게 됐다. 

김원섭은 "사실 경기전에 (나)지완이가 내게 '선배님 오늘 화이팅입니다'라고 해서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당연히 선발이 아닌줄 알았다. 벤치에서 후배들에게 으쌰으쌰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선발로 출전하게 된 것이었다"고 뒤늦게 설명하며 웃었다. 딸과 아들도 아빠를 보러 야구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경기를 제대로 뛰니까 투수의 공이 더 빠르게 느껴지고, 수비도 주춤거렸던게 사실"이라는 김원섭은 "1회초 적시타를 맞은 타구는 내가 더 들어와서 잡을 수도 있었는데 주춤했다. 오랜만에 나오니 몸이 말을 안듣더라. 베테랑이라고 해도 경기에 많이 안나가면 몸이 경직되고 긴장을 하게 된다"며 작게 웃었다.

올 시즌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원섭은 "감독님이 내게 원하시는건 끈질긴 승부, 삼진이 적은 타자, 선구안이 좋은 타자다. 하지만 시즌초에 예전보다 삼진이 많이 늘어났고 결국 2군에 가게 됐다. 사실 오늘도 마지막 타석까지 삼진을 당하면 또 2군에 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 간절함이 통해서 끝내기 안타가 나왔나보다"며 농담을 했지만 분명 자신의 위치에 대한 고민도 담겨있었다. 

김원섭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 투수가 된 마무리 임창용도 평소와 달랐다. 경기가 끝나고 승리구를 손에 꼭 쥔 그는 이적 이후 가장 밝게 웃었다. 목소리도 조금 떨렸다. 흥분과 기쁨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던 마음까지 묻어났다.

바로 전날인 12일 경기에서 9회초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그는 18년만에 타이거즈의 투수로 고향팬들 앞에 다시 섰지만,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 

임창용은 "사실 어제도 그렇고 요즘 좋지 않았었기 때문에 미안했다. 오늘도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자 나 역시도 불안했다"고 털어놓으며 "운 좋게 승리 투수가 됐는데 원섭이가 잘쳐준 덕분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계속되는 타이트한 상황에서의 등판 그리고 경기 내용 자체도 묘하게 꼬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임창용은 그런 부담은 전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미 충분히 쉬고 올라왔기 때문에 아직 쌩쌩하다"는 그는 "당장 내일도 경기에 나갈 수 있다. 상황이 되면 등판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결 밝아진 표정과 승리에 대한 기쁨이 임창용의 자체 불만족을 털어내는 계기가 된듯 보였다.

프로 생활을 20년 가까이 한 이들이지만 여전히 1승에 대한 가치는 무겁고도 크다. 그 의미를 다시 확인하기라도 하듯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은 자칫 가라앉을 뻔한 팀 분위기도 바꿔놓는 영향을 끼쳤다.

NYR@xportsnews.com/사진=김원섭-임창용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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