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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록 밴드 멸종시대에 더 가치 있는 피아의 15주년

기사입력 2016.06.18 09:00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1990년대 후반 2000년대까지 한국 문화의 한 축을 차지했던 홍대 인디밴드.
 
이들을 직접 만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던 홍대와 신촌을 중심으로 한 각종 라이브 클럽은 이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3대 라이브 하우스라 불리던 '재머스'는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이는 21세기 들어 록 장르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자연히 따라오는 현상으로, 현재 음악계는 그야말로 '록 밴드 멸종 시대'라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홍대 클럽 문화의 중심에 있던 한 록 밴드는 데뷔 15년째를 맞은 지금도 굳건히 활동 중이다. 바로 넬과 함께 '서태지의 자식들'로 불렸던 밴드 피아(옥요한, 헐랭, 기범, 심지, 혜승)이 그 주인공이다.
 
피아는 90년대 후반 부산에서 결성된 뉴메틀 밴드다. 강렬한 샤우팅을 앞세운 옥요한의 보컬과 둔탁한 디스토션 사운드를 앞세워 '한국의 린킨파크'라 불리며 대표적인 록밴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피아는 2003년에는 서태지 컴퍼니의 산하 인디레이블인 괴수인디진과 인연을 맺으면서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다. 이후 6장의 정규 앨범과 각종 싱글 및 드라마 OST에도 참여하면서 한국 록밴드 답지 않은 넓은 스팩트럼의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피아가 데뷔 15년을 맞았다. 왠만큼 자리 잡은 팀이나 가능한 오랜 기간의 활동에 대해 보컬의 옥요한은 고개를 흔들며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 오래 갈 수 있다. 한국은 사실 록 음악이 주류인 적은 없었다. 특히 2010년 이후 한국 음악 시장은 과거보다 더 빠르게 변했다. 사람들의 관심 또한 빠르게 변하는 시대인 것 같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피아 멤버들은 자신들의 음악계 위치에 대해서 "성공에 오르지 못한 밴드"라고 평했다. 베이스의 기범은 "늘 정상을 향해 가고 있을 뿐이다. 지금도 그렇다. 자타가 인정하고 만족감이 있는 대단한 명반을 아직 우리는 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지나치게 겸손한 입장을 보였다.
 
음악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록 음악 또한 피아가 헤비함의 극치를 보여주던 '원숭이'를 부르던 당시와 달라졌다. 비슷한 부류의 뉴메틀 밴드인 린킨파크 또한 과거팬들에게는 '변절자'라는 욕을 먹는 지금이 아닌가?.
 
피아 또한 이런 음악성의 변화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5주년 음반이 되는 '샤인'의 동명 타이틀곡 피아의 데뷔초 색깔을 다시 찾아간 곡이다. 여기에 변박을 절묘하게 섞으면서 무조건 밀어 부치던 과거와는 다른 타이트한 음악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드럼의 혜승은 이번 '샤인'의 가장 큰 피해자 라고 멤버들은 한 입 모아 말한다.
 
데뷔 15년이 된 피아는 요즘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스스로 자평한다. 흔히 인지도나 인기로 생각할 수 있지만 동 장르이 메틀 밴드의 존재 여부다. FX를 맡은 심지는 "우리 같은 성향의 밴드가 없기에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자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내적으로 눈치를 과거보다 덜 보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한다.
 
2016년 6월 16일은 피아의 데뷔 15주년이 된다. 이들의 초반 히트곡 '원숭이' 처럼 2016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다. 여기에 맞춰 피아는 바쁜 한 해를 보낸다. 데뷔 15주년에 맞춰 발표한 '샤인' 이후 지속적으로 싱글을 발표한다. '샤인'에 함께 수록된 '소용돌이' 처럼 히트곡의 재해석도 함께 진행된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멤버들의 열정, 그리고 연주력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고마운 선물인 셈이다.
 
'록 윌 네버 다이'라는 말 처럼 록 음악은 주류가 아니었지만 어느 시대에건 존재해 왔다. 컴퓨터로 샘플링을 하고 옥타브까지 조절할 수 있는 시대에도 사람의 손과 호흡이 어우러져서 진공관 앰프를 통해 나오는 소리를 녹음한 날 것의 가치는 여전하다. 피아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fender@xportsnews.com 사진 = C9엔터테인먼트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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