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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시즌 결산 맨투맨③] 김태형-김기태, 이 남자들이 사는 법 上

기사입력 2015.12.17 11:14 / 기사수정 2015.12.17 15:0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바야흐로 젊은 감독 전성시대다. 2명의 40대 감독이 올 시즌 KBO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올해 새 팀에서 지휘봉을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평소 형님-동생으로 절친하게 지내는 사이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묵은 숙제를 해결했고, 김기태 감독은 KIA 선수단의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희망을 만들었다. 서로 다른 색깔, 같은 목적으로 알차게 1년을 보낸 김태형-김기태의 '맨투맨'을 짚어봤다.


◆ 곰의 탈을 쓴 여우, 김태형이 사는 법


①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었다

"1995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두산(OB)은 분위기가 무척 끈끈했다. 김인식 감독님 이하 코치님들과 박철순 등 선배님들 그리고 따라오는 후배들까지. 자율적이지만 체계가 잡힌 분위기였다. 조합이 정말 기가 막혔다." - 김태형 감독, 2015년 1월 8일 시무식에서

2014시즌을 아쉬움 속에서 보냈던 두산은 김태형 신임 감독을 영입했다. OB에서 프로에 데뷔해 10년 가까이 두산에서만 뛴 '베어스맨' 김태형 감독은 친정팀에서 감독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감독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 어떤 이는 일평생을 다 바쳐도 이룰 수 없었던 일을 한 시즌만에 해냈다. 최근 KBO리그는 투수·타격 코치 출신 감독이 주류였다가 수비·주루 코치 출신으로, 이왕이면 구단의 세월과 정통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들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김태형 감독의 경우 구단을 속속들이 잘 알고 또 포수 출신으로 투수와 야수 양면을 고루 들여다볼 줄 아는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 그가 감독 부임 첫해에 사고를 단단히 쳤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다.

"선수 시절 김태형은 후배는 물론 선배들도 아우를 줄 아는 사람이었지. 올해 우승을 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해. 이제부터는 방어를 하는 입장이 되지 않겠어? 자꾸 높은 곳만 보면 안돼. 선수들이 야구를 '알고' 할 수 있게끔 잘 가르치는 좋은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 김인식 전 두산 감독, 2015년 11월 1일 본지 인터뷰에서 



② 무서운 선배 

어떤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을 두고 "곰의 탈을 쓴 여우"라고 평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 할 수도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동글동글한 인상과 달리 분위기를 꿰뚫는 그의 예리함은 충분히 납득이 가는 표현이다. 

현역 시절 베어스의 주장이었던 김태형은 유독 개성 넘쳤던 후배들을 카리스마로 압도했다. 정수근, 강병규 등 당시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은 지금도 '선배' 김태형에 대해 이야기 할 자리가 있을땐 늘 '무섭고 카리스마 있는 선배'라고 이야기한다. 김 감독이 선수 시절 당시 최고 외국인 타자였던 우즈가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했을 때 '커텐'을 치고 일을 조용히 마무리(?) 했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내려온다. 그가 '커텐 감독'이라고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코치 시절엔 '할 말은 분명히 하는' 코치였고, 감독이 된 지금도 그 카리스마는 유지되고 있다. 

"모든 경기가 끝나면 그때 소감을 말씀드릴게요." - 김태형 감독, 2015년 10월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초보 감독으로 보냈던 한 시즌을 어떻게 평가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③ 소통할 수 있는 감독님 

"근데 저는 솔직히 감독님의 카리스마는 잘 모르겠어요. 그간 두산에서 만났던 다른 감독님들도 모두 좋으셨지만, 지금 감독님도 참 좋으셔요. 마음 편하게 야구할 수 있게 해주시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잘 통해요. 그 부분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김현수, 2015년 10월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마냥 딱딱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툭툭 던지는 농담 몇 마디가 젊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도 한다. 김태형 감독의 입담은 무척 좋은 편이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저 어린 친구(조상우)의 어깨가 걱정된다"는 초전박살 멘트로 조상우의 영혼까지 함께 털어간 것이 좋은 사례다. 포스트시즌 중에는 무거운 경기 분위기 때문인지 이야기를 자제하다가 "지금 2패로 몰려있어 이걸(손으로 입을 여는 동작) 할 수가 없다. 이해해달라"는 말로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물론 어찌 농담을 많이 해 좋은 감독이라 할 수 있을까. 김현수의 말대로 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두산 선수단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세월이 흘렀고, 선수들의 특성도 변했다. 감독이나 코칭스태프의 일방통행은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 포지션 변경이나 기용에 관해 선수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듣는다.



④ 아이스크림, 강아지 좋아해 

"제가 편의점에서 파는 고급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요. 한번은 원정 숙소에서 함덕주를 만나서 '하XXX 아이스크림 좀 사오너라'하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아 이 놈이 글쎄 일반 아이스크림 파는 통만 열심히 뒤지고 있지 뭐예요. 덕주한테 시킨 내가 잘못이지" - 김태형 감독, 2015년 10월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김태형 감독은 의외로(?) 술보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애견인이다. 쉬는 날에는 개 농장에 가서 강아지들을 돌보는게 낙이다. 또 원정을 가면 호텔방에서 편의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NYR@xportsnews.com/사진=김태형,김기태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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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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