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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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안녕' kt-댄블랙, 협상부터 이별까지 막전막후

기사입력 2015.12.15 06:0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kt wiz도 댄블랙도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웃으며 안녕을 고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kt와 댄블랙이 결국 결별했다. 13일 미국 야구전문매체 베이스볼에센셜은 "댄블랙이 마이애미 말린스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라고 보도했고, 다음날 kt는 "좋은 계약 조건이 왔다고 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풀어줬다.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선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했다.

스토브리그 내내 외인 구성 방침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온 kt다. 신생팀 어드밴티지로 내년까지 외인 4명을 보유할 수 있는 상홍, 그 중 '투수3 타자1'과 '투수2 타자2'의 노선 사이에서 계속해서 저울질 해왔다. 댄블랙이기에 가능했던 고민이었다. 마운드가 약한 팀의 특성상 투수가 필요했지만, 댄블랙이 가져온 타선의 폭발력 자체가 kt의 팀컬러가 됐다. 블랙으로 가기에도 안 가기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시즌 말미까지 조범현 감독의 맘도 오락가락이었다. "내년 시즌은 투수 세 명으로 가겠다"라는 뜻을 내비췄다가도, 마블 듀오가 이끄는 타선이 폭발하면 "나도 모르겠다. 진짜 고민하게 한다"라며 말이 바뀌었다. 결국 "내년 구상은 아직 이르다. 전력 구축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FA를 통한 보강 이후에 나올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리고 실제로 고민의 시간은 2차드래프트와 FA 기간까지 계속 이어졌다.

댄블랙도 이런 kt의 고민을 알고 있었다. 구단이 직접 댄블랙의 에이전트는 물론 본인에게까지 팀 내부 사정을 모두 공개했기 때문이다. kt는 팀의 전력상 외국인 투수를 뽑아야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가변적인 상황을 댄블랙에 알렸고, 혹시라도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국내 다른 구단에서 오퍼가 오면 임의탈퇴 없이 풀어주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만약 재계약을 성사될 경우에는 원하는 수준의 연봉 맞춰주겠다는 조건도 전했다.

어쨌든 협상테이블은 차려진 상황, 계약 체결 기간인 12월 31일까지는 몇 주간의 여유가 남아 있었다. 그 사이 kt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외부 영입을 통해 검증된 베테랑 타자 두 명을 차례로 영입하면서 타선에는 힘이 붙었다. 댄블랙의 입지가 좁아진 건 사실이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였다. 어느정도 갈무리가 될 듯 했던 kt의 고민도 여전했다.

그러던 와중 댄블랙 측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제안을 해왔다는 것이었다. 최근 마이애미는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코너 내야 유망주인 비오서지 로사와 잭 콕스를 잃었고, 한국무대에 프리미어 12에서 활약했던 댄블랙에 주목했다.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만큼, 댄블랙의 의지도 강했다.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국야구와 kt 모두에 애착을 보이던 댄블랙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입성은 더 버리기 힘든 단꿈이었다. 애초에 KBO에 입성할 당시부터 댄블랙은 "자신의 야구 커리어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오게됐다"며 밝혔던 바 있다. 아직 28세의 젊은 선수는 결국 한 번 더 도전하는 쪽을 택했다. kt 역시 더 이상의 미련없이 댄블랙을 놓아주기로 했다. 

뜻밖의 방법으로 kt의 고민은 끝이 났다. 댄블랙이 아니라면 더 이상 타자 외인을 두고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나머지 외인 한 자리는 투수로 채워질 예정이다. 웃으며 안녕을 고한 댄블랙과 kt 모두 내년시즌을 앞두고 각자가 원하는 길을 찾았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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