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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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도핑 방지, 이게 최선입니까

기사입력 2015.06.26 17:24 / 기사수정 2015.06.26 17:24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한국 야구계에 또 한 번 약물 파문이 일었다. 2007년 KBO가 자체적으로 도핑 테스트를 실시한 이후 벌써 6번째 나온 양성 판정이다. 

지난 7년간 실시된 도핑 테스트에서 거의 매해 선수가 적발돼왔다. 2009년(삼성 에르난데스), 2010년(기아 로드리게스), 2011 (두산 김재환), 2012(기아 김상훈), 2014년(두산 이용찬)에 이어 2015(한화 최진행)까지 2013년 한 해만 제외하고 빠짐없이 도핑사태가 발생했다. 반응도 모두 같았다. "모르고 먹었다"였다. 이러다 보니 반복되는 사태의 원인으로 흔히 등장하는 게 '선수들의 부주의'다. 

하지만 한 번 더 톺아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약물 파문의 원인이 선수들의 부주의에 있다면, 그 부주의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성적이 필요한 선수에게 약물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일 수밖에 없다. 선수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약물 파문은 계속 반복되온 고질적인 문제다. 야구팬들이 더 엄격한 KBO의 도핑 테스트를 요구하는 이유다.

현재 KBO는 산하에 'KBO 반도핑위원회'를 두고 도핑에 대한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도핑금지 기준자체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규정한 '세계반도핑 규정'을 따르지만 그 절차는 KBO 자체의 도핑검사 실시 요강에 따른다. 즉, KBO가 권한을 위힘한 도핑컨트롤닥터(DOC닥터)가 도핑검사 실시하면, 검체 분석은 세계반도핑기구가 인정한 한국도핑컨트롤센터 분석기관(KIST)로 넘어가고, 결과가 나오면 다시 KBO 반도핑위원회로 전달돼 구단대표를 거쳐 선수 본인에게 알려지는 식이다. 이후 제재도 KBO의 도핑금지규정을 따른다. 

▲추첨 방식 효과 있나

'KBO 도핑검사 실시요강' 제4조[도핑검사 대상경기의 선정]와 제5조 [도핑검사 대상선수의 선발]에 따르면, 검사를 실시하는 경기와 선수는 매우 일부다. KBO는 도핑검사 대상경기를 지정하고 당일 경기 시작 2시간 전까지 구단에 통지하고, 이날 7회가 종료되면 KBO 경기 운영위원, DCO닥터, 각 구단담당자가 그 경기 현역선수 명단 안에서 추첨을 통해 대상 선수를 결정한다. 불시에 검사해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대상자가 너무 적다. 1년에 4~5차례, 정규리그에서는 한 경기당 각 팀 5명씩, 퓨처스리그에서는 각 3명씩 선발한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많아야 40경기 총 400명의 선수들만 대상이 된다. 올 시즌 1, 2군을 통틀어 총 1332경기에서 933명이 출전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소변검사로 충분한가

도핑검사는 채취하는 시료에 따라 두 가지 방법으로 구분된다.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다. 'KBO 도핑검사 실시요강' 제7조 [검체의 채취, 봉인]에 따르면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소변검사만 실시되고 있다. 

문제는 소변검사가 잡아낼 수 없는 약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KADA 관계자는 "사실 현재 세계기준이 제시하는 약물 중 대부분의 경우는 소변검사로 검출이 가능하다"며 "유산소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선수들이 쓰는 약물의 경우, 혈액으로만 검출할 수 있는 약물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이런 사건이 터진 상황이니 혈액검사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확실히 계획이 서있는 건 아니다"라며 "내부적으로는 고려를 하고 있으나, 지금 당장은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며 대답을 아꼈다.

▲처벌수위 적절한가

2015년 KBO의 처벌규정이 강화된 건 사실이다. 'KBO 도핑금지 규정' 제6조 [제재] 항목에 따르면, 2014년에는 약물의 종류와 관계 없이 1회 적발 시 10경기 출장정지, 2회 적발 시 30경기 출장정지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약물의 종류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고, 출장정지 경기수 자체도 늘렸다. 생식호르몬 물질은 10경기, 흥분제은 20경기, 경기력 향상 물질은 30경기를 뛸 수 없고, 2회 위반한 경우 50경기까지 출전이 불가하다. 그 기간 동안 1일당 연봉의 1/300을 감액하는 조치도 추가됐다. 

하지만 이 처벌이 '일벌백계'를 가능하게 할 정도라 보긴 어렵다. 한화 최진행의 경우, 이번 약물검출로 30경기 출장 정지라는 제재를 받았다. 1주일에 6번 경기를 하는 일정으로 따져봤을 때, 5주 정도면 그라운드에 다시 설 수 있는 셈이다. 만약 매일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도 되는 선발 투수의 경우라면, 5선발이 잘 돌아간다고 가정했을 때 약 5번의 로테이션만 빠지면 복귀가 가능하다.   

반면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주로 아마추어 선수들을 관리하는 KAPA의 처벌은 오히려 더 엄격하다. '한국도핑방지규정' 중 '개인에 대한 제재' 항목에 따르면, 처음 적발될 경우 감경사유가 없는 한 기본 '2년' 동안 자격이 정지된다. 치료목적이라는 의도를 입증하고 유입경로를 밝히는 소명절차를 거쳐야 최대 '3개월'까지 감경된다. 2015년부터는 규정이 더욱 강화돼, 고의가 아니라는 걸 입증하지 못하면 '4년'까지 기간이 늘어난다. KAPA 관계자는 "스타노조롤의 경우 감경사유가 그리 많지 않은 약물이다"라며 "KAPA의 규정만 놓고 봤을 때, 고의가 없었다는 걸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4년까지도 가능한 사안이다"라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처벌 수위는 한참 낮다. 지난해 금지약물로 첫 징계를 받은 선수 4명 모두가 80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2013년 라이언 브론(밀워키 브루어스)은 그 해 시즌 잔여경기를 모두 출장정지 당했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경우 자신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동료에게 브로커 역할까지 했다는 까닭에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포함한 전 경기에 나올 수 없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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