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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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결산①] 여자축구도 A매치와 챔스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5.06.24 06:10 / 기사수정 2015.06.24 10:49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 2015년 캐나다에서 열린 여자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두 번의 도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월드컵 무대에서 첫 승점과 첫 승리까지 따낸 것은 또 하나의 성과였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지금의 영광을 다음 4년 뒤 새로운 월드컵에서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욱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WK리그부터 여자대표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원과 도움의 손길, 노력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경험이다. 선수들의 기량 발전 이상으로 중요한 경험의 힘을 우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느꼈다. 이러한 경험면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바로 대표팀의 A매치와 아시아 무대에서의 챔피언스리그다.

윤덕여호에 필요한 것은 '경험'이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캐나다에서 각 대륙의 강팀들을 상대로 잘 싸웠다. 어려웠던 조별리그를 1승 1무 1패로 마무리해 16강에 올랐고 경기내용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역시나 부족한 경험은 아쉬운 구석으로 남았다. 국제무대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던 아킬레스건은 대회중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조별리그 2차전 코스타리카전은 대표팀의 부족한 경험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한판이었다. 대표팀은 2-1로 역전해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첫 승을 그자리에서 놓쳤다. 경기 막바지에 지키기보다는 공격적으로 무게중심을 뒀던 경기 운영과 이기고 있을 때의 선수들이 대처에서 경험 문제를 드러냈다.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는 또다른 경험을 했다. 유럽의 강호 프랑스를 맞아 유럽의 강력한 피지컬과 스피드에 직접 맞부딪히면서 세계의 벽이 높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역시 국제적인 경험이 조금 더 있었다면 양상이 달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신장이 좋고 체격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하는 법은 많은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면이 있는데 대표팀에게는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이릴 앞서 예습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

WK리그 부산 상무의 이미연 감독은 "프랑스전에서 선수들이 긴장을 하지 않고 나름대로 소신껏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프랑스는 원칙적으로 대표팀을 구성하면 국제적으로 세계무대의 팀들과 경쟁을 수시로 시켜주면서 장기적으로 운영을 해가기 때문에 우리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한국과 프랑스, 국가 간의 팀적인 면에서는 국제적인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 차이였다"고 분석했다.



여자도 A매치와 챔피언스리그가 필요하다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무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W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이러한 경험을 해볼 기회가 별로 없다. 국내 리그에서는 4라운드, 한 팀당 24경기를 하고 리그가 끝나면 플레이오프 한 경기와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를 하는 것이 우리 여자축구의 현실이다. 그나마 3위까지 올라간 팀들은 경우에 따라 남들보다 3경기를 더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잡게 된다.

경기수가 적은 사실에 대해 일선 지도자들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집안싸움의 구도인데다 경기수 자체도 적어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될 여지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경기수를 늘리는 것과 함께 여자도 챔피언스리그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여자 챔피언스리그를 아시아에서도 하자는 것이다. 여자축구가 발전된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클럽들 간의 경기를 통해서도 충분히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챔피언스리그의 개최는 주변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경기수를 늘리고 그에 걸맞는 요건을 맞춰가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좋은 환경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상무의 이미연 감독은 "일단 WK리그에 팀이 보강되어야 하고 일선에서 저희끼리 이야기할 때는 경기수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FA컵 유치하는 등 대회수 늘리기, 국제대회, 챔피언스리그를 여자들도 해야 된다고 지금 지도자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그내 챔피언스리그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표팀의 A매치다. 한국 여자 축구는 지난 4월 1998년 일본전 이후 17년의 오랜 공백기를 깨고 러시아와 A매치 평가전을 가졌다. 2번에 걸쳐 진행된 러시아전과 월드컵 직전에 가진 미국과의 해외평가전은 16강 진출에 좋은 오답노트 겸 원동력이 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세계 여러 강호와 정기적으로 A매치를 갖는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만난 브라질, 프랑스 등을 상대로 내성을 미리 기를 수 있다. 또한 한가지 더해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권장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이미연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신체 피지컬과 스피드 등 신체능력은 아무래도 한국과 유럽 선수들이 다르기 때문에 아시아 선수들이 당장 바꿀 수는 없는 부분"이라면서 "국제적인 경험을 통해서 신체로 부딪히면서 느끼게 해주면서 훈련, 연습을 하게 되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고 우리 대표팀 또한 능력이 좀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여자축구대표팀, WK리그 트로피 ⓒ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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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결산②] 제 2의 지소연을 만들 힘은 '시스템'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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