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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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는 왜 FIFA '검은돈' 수사에 나섰나

기사입력 2015.05.29 09:34 / 기사수정 2015.05.29 09:41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미국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검은돈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든 조사와 구속 조치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는 인물들 모두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기도 한다. 그동안 FIFA에 대해서 큰 연관관계가 없는 미국이 왜 이렇게 그들의 수뇌부를 흔들고 있는 걸까.

미국 방송 CNN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법무부가 FIFA의 비리 조사에 나서게 된 정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번 FIFA 수사 소식이 처음 전해진 곳도 미국이었다. 현지 매체인 뉴욕타임스 등은 지난 27일 스위스 사법당국이 FIFA 집행위원회 의원 6명을 미국으로 압송했다고 보도했다. 그 배후에는 미국 법무부가 있었다. 미국측은 스위스에 범죄인 체포와 수송을 의뢰했고 여기에 동의한 스위스 경찰이 취리히 호텔을 급습해 FIFA 고위직 간부 6명을 긴급 체포했다.

이후 미국 법무부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계속해서 FIFA의 주머니 곳곳을 살펴보고 있다. 이렇게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FIFA가 비리 자금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미국 은행 계좌를 썼기 때문이다.

FIFA가 미국 계좌를 쓰게 된 계기는 2016년 코파아메리카 개최 문제를 결정하면서부터였다. 보통 남미 국가에서 열리던 코파아메리카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이유로 내년에 미국에서 열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검은돈이 오갔다. 코파아메리카 개최권을 가지고 오기를 원했던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이 남미축구연맹(CONMEBOL)에 1100만 달러 상당의 뇌물을 건넸다. 이는 일시적이지 않고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차레에 걸쳐 돈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과정이 있었지만 코파아메리카 개최권에 관련된 비리가 직접적인 시발점이 됐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가장 처음 불을 지피는 데는 '미국의 법조인 커넥션'이 큰 힘이 됐다. 지난해 비리 의혹에 관한 430쪽의 보고서를 공개한 마이클 가르시아 FIFA 윤리위원회 수사관은 미국 뉴욕 남부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었다. 그는 보고서 내용을 조사할 당시에 FBI 지도부에 있던 제임스 코미를 통해 3년동안 누적된 FBI의 수사 결과를 확인했다. 여기에서 코파 아메리카의 미국 개최에 대한 의혹 섞인 내용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야기들을 타고 흘러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이었던 로레타 린치도 이 케이스를 직접 확인하게 됐다.

린치는 지난해 11월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법무부 장관에 자리한 뒤 이 내용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후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미국 법무부의 수사 범위망은 FIFA까지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FIFA 고위간부들도 미국에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해 돈들을 풀었다. 미국측은 이 사실에 대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하고 스위스쪽에 관할권을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스위스가 아닌 미국의 일이라는 것이었다.

스위스 법무부는 관련 브리핑에서 "미국이 요청했던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미국측 요건에 맞고 미국에서 재판, 수사,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돈의 유입과 지출이 미국의 은행을 통해 이뤄진 것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네이션' 잡지의 스포츠편집장 데이비드 지린도 CNN에 나와 "이번 건은 미국의 관할"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FIFA 회장직 선거 여부에 관계 없이 계속해서 수사를 넓혀 갈 방침이다. 축구산업과 관련된 미국의 TV시장과 각종 유통구조와도 연관되는 등 폭넓게 접근하고 있어 더 많은 불편한 진실들을 알게 될 가능성도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FIFA 회장이 뽑히자 마자 압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점으로 현직 제프 블래터 회장으로서는 껄끄럽기만 한 미국의 수사가 곧 있을 FIFA 회장 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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