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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서의 삐딱하게] '오로라공주' 임성한 작가 사과문, 하지만 때는 늦었다

기사입력 2013.12.13 05:59 / 기사수정 2013.12.13 13:23

정희서 기자


▲ 임성한 작가 사과문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오로라공주' 임성한 작가가 마지막 방송을 9일 앞두고 종영소감을 전했다. 그간 작품을 둘러싼 잡음을 의식이라도 한듯 임성한 작가는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판단하기에 때는 너무 늦었고, 방법 또한 와닿지 않는다.

임성한 작가는 11일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 공식 홈페이지에 "'오로라공주' 제작진 여러분, 배우 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종영소감을 전했다.

임 작가는 "중견 배우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마마를 비롯한 젊은 배우들, 하다 못해 떡대까지 연기들을 너무 잘해줘서 작가로서 잔소리 할 게 전혀 없었다. 조용히 믿고 지켜봤다"라며 배우들에 연기에 대해 칭찬했다.

이어 "마마 역 오창석을 비롯해 막내 정주연까지 앞으로 어떤 드라마, 어떤 역을 맡든지 잘 해낼 친구들입니다. 스스로 칭찬하고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오창석과 정주연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주인공 오로라 역의 전소민과 설설희 역의 서하준을 제외하고 오창석과 정주연 만을 콕 집어 언급한 임성한 작가의 속뜻은 의문을 자아냈다.

오창석은 극 중반 서하준이 투입되면서 분량이 줄어들었다. 주요 러브라인이 오로라-황마마에서 오로라-설설희로 옮겨지면서 오창석의 입지는 좁아졌다. 또한 오창석은 누나들의 말에 휘둘리는 매력 없는 밉상 캐릭터가 돼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남은 분량에서조차 오창석은 돌연사로 하차할 예정이어서 임성한 작가는 칭찬과 함께 그를 토닥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오로라공주'는 열 명이 넘는 조연 배우들의 갑작스러운 하차와 개연성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방송에 앞서 이례적으로 배우 서우림의 하차 소식을 공지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제작진 측은 "사임당(서우림 분)의 사망은 오로라의 앞날에 많은 변수를 가져오는 사건으로 스토리 전개상 사전에 계획됐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에 많은 시청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오로라의 반려견이었던 떡대마저 죽음을 맞이하며 오로라공주가 임성한 작가의 데스노트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어 최근 주인공 오창석까지 돌연사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극 중 인물의 죽음을 이토록 쉽게 다루는 이유에 대해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오로라공주'는 등장 인물의 하차뿐만 아니라 상식을 벗어난 대사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동성애자였던 나타샤(송원근)가 재등장해 "절에서 하루에 천 번씩 절을 하니 남자들이 눈에 안 들어오더라. 10만배를 하니 희한하게 여자들이 예뻐 보였다"라고 종교의 힘을 빌어 이성애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몰이해적인 발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 대사는 많은 논란을 빚었고 이송희일 감독은 "막장계의 거장답다"며 대놓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임성한 작가는 "쓰는 입장에서 객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연출부 의견도 듣고, 심의실 의견도 수용하고 특히 예민할 수 있는 사안에선 기획자인 김사현 본부장의 조언을 들어가며 최대한 단점을 줄이려 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놓치는 부분이 있었다"라는 두루뭉술한 말로 해명에 나섰다.

그의 말대로 단점을 줄이려고 했다면 배우들의 하차와 관련한 개연성을 부여하면서 시청자들을 이해시켜야만 했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는 신이 난듯 열 명이 넘는 캐릭터에 칼을 휘둘렀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윤해기(김세민)의 입을 빌려 "젊은 배우는 무조건 캐릭터대로만 연기하면 된다. 그런데 자꾸 역할이 조금만 부정적으로 비쳐지면 '바꿨으면 좋겠다'고 한다. 환장하겠다"고 캐릭터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젊은 배우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오로라공주'에 출연 중인 젊은 배우들을 겨냥한 말이라고 추측된다. '배우는 자기가 쓴 대본대로만 연기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가 과연 의견을 수용한 사람의 태도라고 볼 수 있을까.

임성한 작가는 수백 개의 기사가 쏟아질 때조차도 따로 해명한 적도 없었다. 황당한 설정의 이야기를 계속해나가면서도 해명 없는 태도는 시청자들의 혼란만 가중시켰고 이런 논란들은 오히려 드라마를 홍보하는 노이즈 마케팅이 돼버리기도 했다.

임성한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 대본, 여러분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그나마 실패를 면할 수 있었다"고 덧붙이며 '오로라공주' 제작진에 고마움을 전했다. 시청률은 높지만 시청자의 공감을 사지 못했던 작품이 과연 실패를 면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오로라공주 임성한 작가 ⓒ MBC]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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