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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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포인트' 맞은 베테랑 임재철 "나는 더 뛰고 싶다"

기사입력 2013.11.23 10:14 / 기사수정 2013.11.23 10:52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아직 더 뛰고 싶다…."

지난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13 한국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현장. LG는 40인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두산 소속이던 임재철의 이름을 불렀다. 풍부한 경험과 강한 어깨, 준수한 수비 실력, 녹슬지 않은 방망이. 거기에 성실함과 꾸준함까지.

LG는 주저없이 최적의 카드를 선택했다. 이로써 2004년부터 10년 가까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벼온 임재철은 옆집 LG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롯데와 삼성, 한화, 두산에 이어 다섯 번째 유니폼이다. 

예비군 훈련 중 2차 드래프트 소식을 기다린 임재철은 내심 "혹시나 날 필요로 하는 팀이 없진 않을까…"라는 우려를 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호명된 소식을 전해 듣곤 "이왕 떠날 거면 LG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나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다"라고 말했다.

임재철은 "(40인)명단에서 제외됐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구단에서는 코치직을 제안했는데 더 뛰고 싶어 거절했다. 아마 구단에서도 다른 구단이 나를 지명할 걸 알았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어 "은퇴까지 생각했는데, LG가 내 마지막 팀이라고 생각하고 몸 잘 만들어서 내년 시즌을 맞고 싶다"며 선수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LG 유니폼을 입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LG는 서울팀이고, 또 명문팀이다. 선수라면 누구나 LG 같은 팀에서 뛰고 싶어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선수로서 더 뛰고 싶은 이유와 목표가 뚜렷했다. 임재철은 "우승, 준우승 다 해봤는데. 원래 목표는 1,000경기에 나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목표를 이루고 나니 더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는 원래 야구를 잘 하는 선수가 아니였다. 내 또래로 이승엽(삼성), 임창용(시카고 컵스) 등이 있는데 거물급 친구들만 남았다. 또래들이 해가 갈수록 없어지더라. 나는 선수로서 그들보다 큰 활약을 하진 못했지만, 그 친구들 보다 1년이라도 야구를 더 하고 싶었다. 지금 욕심 같아선 1,500경기까지 뛰고 싶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랑 경쟁할만하다"며 웃어 보였다.



시즌을 마무리한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두산을 떠나간 선수는 여러명이다. FA로 둥지를 옮긴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그리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하게 된 임재철, 이혜천, 김상현까지. 베테랑 선수들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임재철 역시 이 부분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홍)성흔이 혼자 있고 뒤에서 받쳐주는 중간급 선수들이 없다. 물론 어린 친구들이 성장해야 하지만, 다 떠나게 되어서 그런 부분들이 참 아쉽고 서운하다"라고 말했다.

임재철은 두산에 대해 "선후배 사이에 특유의 끈끈한 분위기가 있는 팀이다"라며 떠나는 아쉬움을 표했다. 정든 팀을 떠나지만 LG에서 자신이 경험한 끈끈함을 선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했다.

임재철은 "고참들이 앞장서야 후배들도 잘 따라오지 않나. 선수단과 잘 어울려서 김기태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함께 '으샤으샤'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LG와 두산은 한지붕 아래 동고동락하는 사이다. 출입문 오른쪽에는 두산의 사무실 및 라커룸이 있고, 반대편엔 LG가 자리 잡고 있다. "이젠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가야겠네"라고 너스레를 떤 임재철은 "송구홍 팀장님과 통화를 했는데, 아직 합류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조만간 두산에 인사를 드리러 갈 예정이고, 또 LG로 가서 운동도 하고 캠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싶다. 적은 나이가 아니어서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LG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작 앞에 선 임재철은 "두산 팬들이 내 활약에 비할 수 없는 큰 사랑을 주셨다. 그래서 정말 감사했고, 또 떠나는 게 서운하다. LG팬들께는 정말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며 뜨거운 사랑을 보여준 두산 팬들과 이적 소식에 반가움을 표현해준 LG팬들에게 동시에 인사를 전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임재철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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