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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가 GP시리즈에서 새롭게 쓸 역사들은?

기사입력 2013.06.03 22:25 / 기사수정 2013.06.04 09:5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는 크게 구채점제와 신채점제의 시대로 나눌 수 있다. 특히 2003년부터 적용된 신채점제의 시대 이후 점프를 비롯한 기술의 퀄리티가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기술과 표현력을 모두 지닌 '올라운드 플레이어'에게 한층 유리해졌다.

기술마다 적용되는 가산점(GOE)은 승부의 변수가 됐고 스케이팅 스킬, 트랜지션/풋워크, 퍼포먼스, 안무소화능력, 작품 이해도 등으로 구성된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의 비중은 한층 높아졌다. 높은 난이도의 점프를 뛴다고 '최고의 스케이터'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상당수의 선수들은 구채점제보다 한층 까다롭게 점수가 매겨지는 신채점제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은 물론 최고의 기술과 예술적인 감각을 동시에 지니는 것이 필수였다.

김연아(23)는 여자 싱글에서 신채점제 시대 이후 최고의 스케이터다. 김연아의 성공은 가산점과 PCS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는 점이다. 또한 누구보다 신채점제에 잘 녹아든 점도 그를 '무결점 스케이터'로 만들었다.

신채점제 이후 한층 왕성해진 그랑프리 대회에서 김연아의 기록은 놀랍다. 8번의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해 7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그랑프리 대회는 시니어 데뷔 무대인 2006년 '스케이트 캐나다' 대회다. 또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는 그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에릭 봉파르 트로피'다.

2013~2014 시즌은 김연아의 마지막 그랑프리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 김연아는 자신이 처음으로 시니어무대에 데뷔했을 때인 2006년에 출전했던 두 대회에서 초청을 받았다. 김연아는 오는 2013~2014 그랑프리 시즌에는 '스케이트 캐나다'와 '에릭 봉파르 트로피'에 출전한다.



신채점제의 적응과 정복, 김연아의 마지막 그랑프리 시즌에서 확인한다


주니어 시절부터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던 김연아는 2006년 자신의 첫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인 '스케이트 캐나다'에 도전한다. 이 때 김연아는 168.48점을 받으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1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조애니 로셰트(27, 캐나다)에 추월을 당하면서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시니어 그랑프리 두 번째 무대였던 프랑스 에릭 봉파르 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당시 '록산느의 탱고'와 '종달새의 비상'을 연기했던 그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물론 가산점과 PCS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며 신채점제에 녹아들었다.

이후 3년 뒤인 2009년에 김연아는 '프랑스 에릭 봉파르 대회'에 다시 출전한다. 2006년에 열린 이 대회에서 안도 미키(26, 일본)와 키미 마이스너(24, 미국)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2009년에 다시 출전해 21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후 김연아는 6번 그랑프리 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한다.



현역 스케이터들 중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한 이는 아사다 마오(8회)다. 하지만 김연아는 총 8번의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해 단 한번만 우승을 놓쳤다. 반면 아사다는 16번의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해 절반인 8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우승 퍼센트를 놓고 보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올 시즌에서 김연아는 아사다가 가지고 있는 그랑프리 대회 8회 우승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가 처음으로 출전하는 '스케이트 캐나다'에는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 스즈키 아키코(일본), 그레이시 골드(미국), 그리고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등이 출전한다. 이들의 최고 점수(는 김연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또한 프랑스 에릭 봉파르에서는 애쉴리 와그너(미국),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 그리고 키이라 코르피(핀란드) 등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는 현역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 2012~2013 시즌, 세 번의 대회(독일 NRW트로피, 전국종합선수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200점 고지를 넘어섰다. 특히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2013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본인의 두 번째 최고 점수이자 역대 여자 싱글 점수 중 두 번째로 높은 218.31점을 받았다. 2년 가까이 실전 대회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화된 기량을 펼치는 점을 봤을 때 올 시즌 그랑프리 대회 우승의 가능성은 확실시 된다.

김연아가 두 차례에 걸친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개인통산 9번 째 정상에 등극하게 된다. 또한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휩쓸면 개인통산 4번째 '파이널 퀸'이 된다. 1995년부터 시작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여자 싱글 최다 우승자는 통산 4회 정상에 오른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다. 현재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3번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가 올 시즌마저 정복한다면 슬루츠카야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렇듯 우승할 때마다 피겨 역사를 새로 쓰는 김연아의 발자취는 올 시즌에도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보다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김연아는 캐나다에서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가다듬었다. 현재 그는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새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2006년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신채점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연아는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를 2023~2014 시즌, 같은 장소에서 신채점제의 완성형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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