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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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변신' 바티스타, 이제는 '주축 선발'로 우뚝

기사입력 2012.09.16 22:46 / 기사수정 2012.09.16 22:5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자신감이 붙었다.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제구 불안으로 코칭스태프의 속을 태우던 마무리투수는 이제 팀의 '승리 보증수표'로 탈바꿈했다.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다.

바티스타는 16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4피안타 3사사구를 내줬지만 역대 외국인선수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인 13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4승(3 선발승)째를 따냈다.

바티스타는 올 시즌 시작 전 팀의 마무리로 낙점됐다. 지난해 중반 팀에 합류해 3승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2의 완벽한 성적을 올렸기에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슬펐다. 그는 올 시즌 34경기에 구원 등판해 1승 3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5.70에 그쳤다. 탈삼진 43개-사사구 34개로 비율이 좋지 않았고 피안타율도 3할 1리에 달했다. 한 번 가운데 몰린 공을 상대 타자들은 놓치지 않았다. 직구만 고집하는 투구 패턴도 한 원인이었다.

결국 칼을 빼들었다. 선발로의 변신이었다. 한대화 전 감독은 지난 7월 26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내일 선발은 바티스타"라며 그의 국내 무대 첫 선발 등판을 알렸다. 그 이유도 "중간과 마무리 모두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 바티스타는 "왜 선발로 나가라고 하시는 지 잘 알고 있다.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7월 27일, 바티스타는 예정대로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결과는 5⅓이닝 2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1실점. 성공적이었다. 특히 "스트라이크 위주로 긴 이닝을 끌고 가고 싶다"던 그의 바람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음 등판인 2일 LG전서는 7이닝 6탈삼진 무실점의 '무결점투'로 시즌 첫 선발승을 따냈고, 8일 두산전서는 패전을 기록하긴 했지만 개인 최다 7⅔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3실점으로 호투했다. 승승장구였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포항 삼성전서는 1회를 잘 막아낸 뒤 2회 1사 후 이지영의 강습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1⅓이닝 만에 마운드서 내려갔다. 투구하는 오른손이었기에 큰 부상이 우려됐다. 한창 호투하던 시점이었기에 본인도 상심이 컸을 법하다.

하지만 그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바티스타, 괜찮아?"라고 묻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괜찮아"라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정확히 2주 뒤인 지난달 29일 넥센전서 4⅔이닝 동안 9피안타 7탈삼진 3볼넷으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실전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탓이었다. 최근 3경기서는 2승 평균자책점 1.53(17⅔이닝 3자책)의 완벽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 5일 두산전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2개의 탈삼진을 솎아낸 그는 16일 넥센전서 13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2경기 만에 이를 경신했다. 이로써 올 시즌 정확히 100탈삼진을 채운 그는 2001년 페르난도 에르난데스(당시 SK), 게리 레스(당시 KIA)와 함께 역대 외국인선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도 세웠다. 

냉정히 말해 올 시즌 바티스타는 마무리투수로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선발 변신 이후 숨겨진 능력을 하나 둘씩 보여주고 있다. 늦게라도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 두경기가 아닌 선발로 나선 8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라는 성적을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골칫덩어리 마무리'는 '복덩이 선발'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데니 바티스타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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