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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0's] ‘최고 수문장’ 지금은 어떻게 지내나

기사입력 2012.08.30 17:26 / 기사수정 2012.08.30 20:37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최근 90년대 추억을 매개로 한 드라마가 선풍적 인기다. 이 드라마를 보며 아련했던 추억을 회상하는 이들이 많다. 우연의 일치겠으나 이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은 해외축구가 국내에 알려지며 인기를 얻은 시기와 동일하다.

지금은 올드팬이 된 1세대 해외축구팬들은 축구게임과 위성방송 등으로 다른 나라 축구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은 PC 통신으로 정보를 공유했고 어렵사리 경기 영상을 구해보는 등 해외축구에 온갖 정성을 다했다. 그리고 그 시절에도 ‘우리들의 영웅’은 존재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유로2000이었다. 이후 다양한 커뮤니티, 팬클럽이 생겨났다.

그때 그 시절 팬들의 로망이었던 축구스타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올리버 칸 l 독일 l 프로통산 630경기 l A매치 86경기

올리버 칸은 국내팬들에게 2002 한일월드컵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로 남아있다. 당시 4강전서 한국과 격돌한 칸은 이천수의 사각지대를 노리는 논스톱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냈다. 동네축구에서도 골키퍼가 선방하면 “저건 칸이다”라고 말할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칸은 칼스루헤와 바이에른 뮌헨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은퇴했다. 독일 축구의 암흑기를 지킨 '고독의 골키퍼'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밖에 수많은 골키퍼 유망주들의 본보기가 됐다.

2008년 은퇴 후 코치 라이센스와 경영학 석사를 동시에 수료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자선 사업을 하고 있으며 약물중독자, 복역자들의 사회 재기를 위한 ‘희망의 축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언론을 통해 “사회 속으로 파고들고 싶다”고 말해 독일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간혹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객원 해설을 맡기도 한다. 

피터 슈마이헬 l 덴마크 l 프로통산 648경기 1골 l A매치 129경기

피터 슈마이헬은 레고, 우유와 함께 덴마크가 낳은 최고의 상품이자 스타다. 골키퍼 포지션에서 가능한 모든 상을 휩쓸었다. 브뢴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포르팅 리스본, 아스톤 빌라 등을 거쳤다. 21년 동안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23번 정상에 올랐다. 

대표팀에선 유로92 우승을 일궈내 덴마크의 처음이자 마지막 메이저 우승을 이끌었다. 상대 공격수와의 1대1 상황에 강했고 패널티킥 등 실점 위기에서 놀라운 선방률을 자랑했다. 

2003년 맨체스터 시티를 끝으로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프로팀의 구단주가 되기도 한 슈마이헬은 TV쇼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덴마크판 ‘1대100’ 프로그램과 디스커버리 채널의 ‘극한직업’에 출연해 축구 외적으로도 능력을 드러냈다. 지난 2007년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 기업을 설립했으며 스포츠 경영자로 활동 중이다. 

마르코스 l 브라질 l 프로통산 532경기 l A매치 29경기

마르코스는 브라질이 '3R(호나우두, 호나우딩요, 히바우두)'로 세계축구를 지배할 때 묵묵히 골문을 지켰던 선수다. 해외진출을 하지 않고 상파울루 주리그 소속 팔메이라스에서 20년간 주전 골키퍼를 맡았다.

대표팀에선 2002 월드컵 주전 골키퍼로 칸과 야신상 경합을 했다. 월드컵, 코파아메리카,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국제대회는 모두 우승했다. 2005년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한 그는 올해까지 팔메이라스 주전으로 활약했다.

은퇴 후 브라질월드컵 조직위원회 등으로부터 축구행정가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친정팀 팔메이라스에서 유소년 골키퍼 코치로 활동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에드윈 반 데 사르 l 네덜란드 l 프로통산 685경기 1골 l A매치 130경기

반 데 사르가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였다. 이후 박지성의 맨유 입단과 함께 ‘국민 골키퍼’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아약스와 맨유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 UEFA컵까지 소속팀에서 모두 우승을 이끌었다. 1,311분간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며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에선 늘 4강 문턱에서 멈춰 아쉬움을 남겼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안정적인 기량을 유지했으며 잉글랜드 유소년 골키퍼들이 뽑은 존경하는 선수 1위의 영예를 안은 적도 있다. 

지난 해 은퇴한 반 데 사르는 뇌출혈을 일으킨 아내의 병간호에 적극 나서며 잔잔한 감동은 선사했다. 선수생활 중 얻었던 수익으로 자선재단을 설립했으며 아동, 희귀병 환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약스의 객원 골키퍼 코치, 네덜란드축구협회 객원 전력분석관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 네덜란드 대표팀의 루이스 반 할 감독으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반 데 사르는 “흥미있는 일이지만 아직은 할 일이 더 많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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