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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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2 ③] '운명의 장난' 죽음의 조의 단골 팀

기사입력 2012.06.07 10:57 / 기사수정 2012.06.07 11:16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유로2012에도 어김없이 죽음의 조가 탄생했다. 바로 독일과 네덜란드, 포르투칼, 덴마크가 속한 B조다. 해당 국가에겐 부담스런 결과물이지만 축구팬들에겐 즐거움이다. 이번 대회를 보는 최고의 백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드컵 등 각종 대회에서 죽음의 조는 늘 대회 최고 이슈다. 하지만 특히 유로 대회는 이에 대해 특별하다. 세계랭킹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팀들이 모두 유럽에 있을 정도로 유럽은 축구 강국으로 가득하다. 강팀들이 모여 열리는 대회인 만큼 죽음의 조가 탄생할 확률은 매우 높다.

1960년부터 시작해 14회째를 맞는 유로 대회는 각기 다른 죽음의 조들이 대회마다 탄생했다. 80년 대회에서 이탈리아, 벨기에, 잉글랜드, 스페인이 한 조를 이룬 것을 비롯해 88년 대회에선 서독, 스페인, 덴마크, 이탈리아가 죽음의 조를 이뤘다. 

유로2000 A조, 포르투칼 루마니아 잉글랜드 독일

유로2000이 열릴 당시 A조는 모든 이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축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잉글랜드와 다크호스 포르투칼이 속했다. 당시 포르투칼은 1989년과 1991년 세계청소년대회 2회 연속 우승 주역이 주축을 이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전차군단 독일과 복병 루마니아도 A조에 합류해 어느 팀이 8강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았다.

A조는 결국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포르투칼과 루마니아가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들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1차전에서 루마니아가 독일과 무승부를 기록하더니 데이비드 베컴과 마이클 오웬, 폴 스콜스 등을 앞세운 잉글랜드는 포르투칼에게 2-3으로 역전패했다. 이 경기에서 루이스 피구는 역전승의 분수령이 됐던 첫 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2차전에서 포르투칼은 루마니아를 꺾고 가장 먼저 8강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잉글랜드는 독일을 34년만에 잡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최종전에서 루마니아에게 통한의 패널티킥을 내주고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 역시 포르투칼에게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유로 2004 D조, 체코 네덜란드 독일 라트비아

그리스가 사상 첫 우승을 이끌어냈던 유로2004에선 D조가 죽음의 조로 꼽혔다. 동유럽의 강호 체코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라트비아가 포함됐다. 전차군단 독일은 지난 2000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죽음의 조에 속하는 불운을 맛봤다. 결과도 의외였다. 독일은 또 한번 8강 진출 실패란 쓴 잔을 마셔야 했다. 대신 8강 티켓은 네덜란드와 체코에게 돌아갔다.

최종전을 앞두고 2연승을 거둔 체코만이 8강행을 확정지은 상황이었다. 남은 티켓 한 장을 두고 네덜란드와 독일이 경쟁을 벌였다. 두 팀 모두 최종전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한 팀은 웃었고 한 팀은 울어야 했다.

라트비아를 상대한 네덜란드는 경기내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결국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2골에 힘입어 네덜란드는 라트비아를 3-0으로 꺾고 8강행 막차를 탔다. 반면 독일은 2진급 선수로 나선 체코에게 1-2로 역전패하며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독일은 미하엘 발락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하인츠와 밀란 바로스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1-2 역전패했다. 

특히 2진급 선수가 주를 이룬 체코에 패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일전이었다. 2연승으로 조 1위를 일찌감치 확정지은 체코는 페트르 체흐 골키퍼와 파벨 네드베드 등 9명의 주전선수를 쉬게 하고도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유로2008 C조,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루마니아

유로2008에선 역사에 남을 만한 죽음의 조가 탄생했다. 2000년 대회 우승국 프랑스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만났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죽음의 C조에 이름을 올렸고 루마니아가 도전에 나섰다.

당시 C조는 8강 진출팀을 마지막까지 종잡을 수 없었다. 2연승으로 8강 티켓을 잡은 네덜란드를 제외하고 최종전까지 이탈리아와 프랑스, 루마니아가 접전을 벌였다. 네덜란드는 반 바스텐 감독 지도 하에 '토털 사커'의 진수를 선보이며 축구팬들을 매료시켰다.

이변의 주인공은 루마니아였다. 1,2차전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두며 8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이 두 번의 무승부는 C조를 더욱 혼전으로 만들었다. 루마니아가 2무를 기록한 사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1무 1패를 거뒀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세 팀 모두 8강행 막차를 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8강에 오른 주인공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였다. 상대적으로 8강 진출이 더 유리했던 루마니아는 최종전에서 패해 눈물을 삼켜야 했다. 루마니아는 2진급 선수들을 내세운 네덜란드에게 0-2로 패했다. 이 사이 이탈리아는 프랑스에게 2-0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최종전 결과로 1승 1무 1패를 기록한 이탈리아가 극적인 8강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2006년 독일월드컵 준우승의 여세를 몰아 선전을 다짐했던 프랑스는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실망감만을 남긴 채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사진 = 독일 대표팀의 뮐러(왼쪽)와 클로제 ⓒ Gettyimages/멀티비츠]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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