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올해 한국 야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선수가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독립리그 투수 이시이 고키(도쿠시마 인디고삭스)가 고향팀 선택을 받게 됐다.
22일 열린 2026년 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신 타이거스는 7라운드에서 우완투수 이시이를 지명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 '데일리스포츠' 등에 따르면 오사카 출신인 이시이는 키 177cm로 그리 크지는 않지만, 최고 154km/h의 빠른 볼을 던지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학 졸업 후 도쿠시마에 입단해 2시즌 동안 6승 5패 5세이브를 기록했다.
드래프트 중계화면을 지켜보던 이시이는 자신이 지명되자 동료들과 기쁨을 표시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육성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에 팀 동료 야마시타 겐신(투수)이 한신의 지명을 받아 같이 뛰게 됐고, 3라운드에서는 지난해 한솥밥을 먹은 스기모토 고우키(KT 위즈)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선택을 받았다.
한신에는 이미 성이 같은 이시이 다이치가 있다. 2023년 19홀드를 기록하며 한신이 38년 만에 일본시리즈를 제패하는 데 도움을 준 선수다. 공교롭게도 이시이 다이치 역시 이시이 고키와 같은 시코쿠 아일랜드 리그 플러스 소속 고치 파이팅 독스에서 뛰다가 프로 지명을 받았다.
또다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드래프트 전 이 인연을 언급하며 한신이 이시이를 지명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했다. 매체는 "이시이를 배출한 시코쿠 아일랜드 리그에 '넥스트 이시이'라 부를 수 있는 불펜투수가 있다. 볼이 빠르고, 같은 이름이라는 인연도 있다"고 했다.
이시이의 고향 오사카는 한신 팬들이 많은 곳이다. 본인 역시 어린 시절부터 한신 경기를 보며 자라왔다고 한다. 그는 "예전부터 야구장을 가면 고시엔이었다. 정말 기쁘다"며 감격에 찬 반응을 보여줬다.
독립리그에서 뛴 시간에 대해 이시이는 "구속이 올라오게 된 것이 가장 성장한 점"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에서 기용하기 좋은 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팀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시이는 한국 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졌다.
독립리그 투수가 바다 건너 국가에 존재감을 드러낸 건,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연습경기 때문이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3월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 버펄로스와 WBC 공식 평가전을 치렀다. 당시 한국은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3점 홈런과 데인 더닝의 호투 속에 8-5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6명의 투수가 기용 가능했는데, 이 숫자로는 9이닝을 모두 소화할 수 없었다. WBC 공식 평가전은 각 팀 사정에 따라 남은 이닝을 소화할 예비 명단 투수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표팀은 이시이와 고바야시 다쓰키에게 합류 제안을 했고, 이를 받아들여 예비 명단에 넣었다.
8회 한국은 유영찬(LG 트윈스)의 투구 수가 30개가 넘어가자, 2사 후 이시이를 마운드에 올렸다. 일본인 투수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것이다. 그는 추가 실점 위기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경기 후 류지현 당시 대표팀 감독도 "8회와 9회 정도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두 선수를 준비하게 했다"며 "우리 대표팀 승리를 지켜준 고바야시와 이시이 선수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과의 소소한 인연도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이의 특기는 요리라고 하는데, 특히 김치를 활용한 김치나베 요리를 잘한다고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