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일본 격투기 대회 계체장에서 선수들이 주먹을 주고받는 사태가 벌어지자 주최 측이 이례적인 결정을 내려 화제다.
일본 격투기 단체 녹아웃은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3일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열리는 'MAROOMS presents KNOCK OUT.69' 제9경기 히로키와 야마구치 유마의 대진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하루 전인 22일 오후 열린 공식 계체장서 터졌다. 히로키는 64.0kg, 야마구치는 63.7kg을 기록하며 모두 계체를 통과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사고는 계체 이후 진행된 페이스오프에서 발생했다. 두 선수가 마주보고 선 상황에서 히로키가 먼저 야마구치의 가슴 부위를 밀쳤고, 야마구치가 곧바로 손을 휘둘렀다.'
먼저 히로키의 얼굴에 따귀를 때린 뒤 오른손 펀치까지 그대로 얼굴에 적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키도 곧바로 발차기로 응수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난투극으로 변했다. 주변 관계자들이 두 사람 사이로 뛰어들어 떨어뜨려 놓으면서 더 큰 충돌은 가까스로 막았다.
야마구치의 주먹을 얼굴에 맞은 히로키의 입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는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면서도 야마구치를 향해 달려들려 했고 "이리 와. 도망가지 마"라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은 녹아웃 공식 동영상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녹아웃 측은 "히로키 선수가 야마구치 선수에게 신체적으로 접촉한 뒤 히로키 선수에 대한 야마구치 선수의 폭력 행위가 발생했다"면서 "이 행위로 히로키 선수에게 아랫입술 열상이 확인됐고, 경기 전에 부상을 입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한때 경기를 아예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경기 전에 상대에게 실제 타격을 가해 부상을 입혔고, 특히 얼굴에 상처가 남은 상태에서 불과 하루 뒤 다시 같은 상대와 정식 경기를 치르는 만큼 선수 안전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부상당한 히로키 측에서 경기를 강하게 희망했다. 녹아웃 측은 "선수 안전을 고려해 경기 중지도 검토했지만 히로키 선수 측에서 경기를 실시하고 싶다는 강한 희망이 있었다"면서 "양측과 협의한 끝에 특별 조치와 징계를 적용한 상태로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녹아웃 측이 내건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야마구치는 이미 2점이 감점된 상태로 경기를 시작하게 되며 히로키가 이길 경우에만 공식 승리로 인정된다고 못을 박았다.
반대로 야마구치가 KO나 판정 등 어떤 방법으로든 승리하더라도 공식적인 '승'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야마구치가 이기거나 두 선수가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모두 '노콘테스트(무효 경기)' 처리된다.
또한 야마구치의 파이트머니 일부도 몰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야마구치는 2점을 잃은 채 경기를 시작하고, 이겨도 공식 승리를 가져갈 수 없는 상황에서 링에 오르게 됐다.
주최 측은 "경기 전 공식 행사에서 이 같은 폭력 행위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중대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사과했다.
사진=녹아웃 /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