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태국에서 연이은 판정 항의와 거침없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박항서 감독에게 소속팀 구단주가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칸차나부리 파워 FC의 프라왓 킷탐쿤닛 회장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감독의 거취를 둘러싼 우려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프라왓 회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장기적인 팀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승격하지 못하더라도 박 감독을 경질할 생각은 절대 없다"면서 "칸차나부리는 창조하고 가꾸고 기다리는 것을 즐긴다"는 글과 함께 박 감독과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최근 박 감독을 둘러싼 분위기를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발언이다.
박 감독은 지난 5월 태국 2부리그 타이리그2 소속 칸차나부리의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이 박 감독에게 맡긴 임무는 1부 승격만이 아니라 유소년 시스템 구축을 포함해 구단의 행정 및 축구 구조 전반을 장기적으로 개편까지였다.
구단은 1부 승격을 노리는 동시에 향후 5년 안에 태국 정상급 구단으로 성장하고, 태국 최강으로 꼽히는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궁극적으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무대 진출까지 목표로 두고 있다.
박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기간 대한축구협회의 지원 업무를 맡았던 탓에 본격적인 팀 지휘는 7월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출발이 그리 좋지는 않다. 리그 7라운드까지 칸차나부리는 2승4무1패, 승점 10으로 6위에 자리했다. 선두와의 격차는 5점이다.
태국 2부리그에서는 1, 2위가 다음 시즌 1부로 자동 승격하고 3~6위가 플레이오프를 통해 나머지 한 장의 승격권을 놓고 경쟁한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칸차나부리도 승격 경쟁권 안에는 들어가 있다.
다만 최근 박 감독과 태국 심판진의 충돌이 화제가 되면서 태국 팬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사건은 지난 17일 무앙 르이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7라운드 경기에서 발생했다.
칸차나부리는 후반 30분 패트릭 마르셀리누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갔다. 그대로 승점 3을 챙기는 듯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6분 티아고 모레이라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경기를 마쳤다.
박 감독이 폭발한 건 추가시간 때문이었다. 당시 공지된 추가시간은 5분이었지만 경기는 그 이후까지 이어졌고 결국 추가시간 6분에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승패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심판의 경기 운영 방식이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흘린 땀과 노력, 열정을 허무하게 만든다"며 "난 그만두면 그뿐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축구를 운영해서는 발전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6일에는 나콘빠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3라운드에서 나온 판정을 두고 "이제야 왜 태국이 계속 베트남에 지는지 이해했다"며 분노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태국 팬들은 외국인 지도자가 자국 축구를 무시했다며 박 감독을 비판했고, 결국 박 감독은 이틀 뒤 공식 사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라왓 회장의 공개 지지가 나온 건 박 감독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시즌 개막 후 불과 몇 달 만에 심판 판정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태국 축구계와 충돌했지만, 적어도 칸차나부리 내부에서 박 감독의 입지는 아직 흔들리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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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