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EBS 방송 화면
(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방송인 서장훈이 92세 백만장자의 남다른 절약 습관에 감탄하며 자신을 돌아봤다.
21일 방송된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이하 '백만장자')에는 제약회사 회장에서 화가로 변신한 박해룡이 출연해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박해룡은 92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활기찬 일상을 공개했다.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2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고, 직접 아침 식사를 준비한 뒤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었다.
또한 80년 동안 우정을 이어온 친구들과 만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백만장자라는 수식어와 달리 박해룡의 집은 검소한 모습이었다. 거실에는 물감 자국이 남은 저렴한 소파가 놓여 있었고, 주방에서는 30년 넘게 사용한 냉동고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
박해룡은 20년 동안 입은 낡은 셔츠도 버리지 못했다. 곳곳이 해지고 구멍까지 난 옷을 본 서장훈이 "이건 버리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박해룡은 "내가 아끼는 옷이다. 찢어졌어도 입으면 모른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여기에 휴지를 반으로 잘라 사용하고 이쑤시개까지 씻어서 다시 쓰는 절약 습관이 공개되자 서장훈은 "저도 절약한다고 생각했는데 더 분발해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반면 박해룡은 사회를 위한 나눔에는 아낌없이 돈을 썼다.
그는 80대에 사재 100억 원을 투입해 경기도 여주에 약 2천 평 규모의 미술관을 설립했다. 지역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예술가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미술관 운영에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박해룡은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다. 사회에 공헌하는 보람 때문"이라며 운영을 이어가는 이유를 밝혔다.
박해룡이 이처럼 예술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 데에는 어린 시절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다.

사진 = EBS 방송 화면
어릴 때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화가의 길을 포기해야 했다. 일제강점기 가족과 함께 만주로 피난을 떠났다가 9세에 서울로 돌아왔지만, 생활은 여전히 어려웠다.
당시 화가들이 극장 간판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 "화가가 되면 가난하게 살겠다"고 생각한 박해룡은 미술 대신 약학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졸업 후 제약회사에 입사한 그는 평사원으로 출발해 30대에 중역, 40대에는 사장까지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1년간 유학 생활을 마친 뒤에는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제 와서 내 자리를 다시 찾으려 하면 후배들이 희생하게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47세에 퇴직금까지 투자해 경영난에 빠진 제약회사를 인수했다.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
박해룡은 사장 취임식도 생략한 채 직접 전국의 약국을 찾아다니며 영업에 나섰다. 추운 겨울 약국 문을 열어주거나 난로에 불을 피워주는 등 거래처와의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사업가로서 성공한 뒤에도 어린 시절의 꿈을 잊지 않았던 그는 70세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했다.
이후 20여 년 동안 500점 이상의 작품을 완성했으며, 그림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개최한 첫 개인전에서는 일주일 만에 작품이 모두 판매돼 4천만 원의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박해룡은 "솔직히 팔린 게 아니라 사준 거였다"며 지인들의 도움으로 작품이 판매됐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결국 전시회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해룡의 삶을 지켜본 서장훈은 "나이가 얼마든 원하는 일을 향해 열심히 달려나가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비결인 것 같다"며 감탄했다.
사진 = EBS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