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10-2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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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기념우표 23일 발행…우표박물관서 먼저 만난 '전설의 13년' [엑's 현장]

기사입력 2026.10.21 17:57 / 기사수정 2026.10.21 18:08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페이커' 이상혁이 국가가 발행하는 기념우표의 주인공이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23일 '페이커 기념우표' 전지 14만 장과 우표첩 등 총 10종을 발행한다. 전지는 두 종류로 7만 장씩 제작됐으며, 전국 총괄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정식 발행에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지하 1층 우표박물관에 '페이커 기념우표 기획전시관'을 열고 실물 우표를 먼저 공개했다.







전시관에는 '쉿' 자세를 담은 대형 사진과 친필 사인, 사인 유니폼 등 소장품이 전시됐고, 우승 영상과 리그 오브 레전드(LoL) 체험 공간, 포토존 등 즐길 거리도 마련됐다. 현장에서 쓴 편지는 1년 뒤, 국내에서 열리는 2027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을 앞둔 '페이커'에게 전달된다.





기념우표는 '페이커'의 선수 생활을 두 시기로 나눠 전지 두 종에 담았다.

첫 번째 전지 '전설의 시작'이 데뷔 첫해 우승을 거머쥔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초창기 모습을 모았다면, 두 번째 전지 '전설을 넘어선 신화'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거둔 주요 대회 우승 순간으로 채워졌다. 하나의 소재를 전지 두 종으로 나눠 발행한 건 이례적이라는 게 신재용 우정사업본부 우표디자인실장의 설명이다.

디자인은 검은색과 빨간색을 축으로 우승 장면을 그려냈고, '페이커'의 별명 '불사대마왕'을 상징하는 뿔 형상도 반영했다. 우표디자인실 내부 경쟁을 거쳐 김미화 디자이너의 시안이 최종 선정됐으며, 핵심 키워드는 '레전드'로 정했다.









우표 속 챔피언 스킨에는 팬들의 선택이 반영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6월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페이커'의 챔피언 스킨 9종 가운데 3종을 고르는 대국민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고, 여기서 높은 표를 받은 아리·요네·사일러스에 라이엇 게임즈가 추천한 갈리오가 더해졌다.

4만 개가 발행되는 우표첩에는 아리가 그려진 편지봉투가 동봉되는데, 봉투에는 두 전지에 실린 우표 20종 가운데 4종이 무작위로 붙는다. 전체 물량의 20%에는 500원권 대신 페이커의 첫 우승 장면 등을 담은 1000원권 우표가 들어간다.

초일봉투와 맥시멈카드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우체국에서 판매된다. 라이엇 게임즈도 23일부터 잠실 롯데월드몰, 29일부터 성수에서 여는 팝업스토어 '뮤직 앤 월즈'에서 '페이커' 기념우표를 전시·판매한다.



'페이커' 우표 발행은 지난 4월 6일 공고로 처음 공식화됐다. 기념우표 발행 여부는 역사·문화·체육·미술·디자인 분야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꾸려진 우표위원회 심의로 결정되는데, '페이커' 우표는 위원 대부분의 찬성을 얻었다. 신 실장은 압도적인 찬성을 보며 e스포츠가 국민들 사이에 크게 자리 잡았다는 걸 실감했다고 돌아봤다.



살아 있는 인물의 모습이 기념우표에 실리는 일 자체가 드물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BTS나 블랙핑크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더라도 살아 있는 인물은 훗날 평판이 달라질 수 있어 가급적 모습을 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이나 올림픽 메달리스트 같은 스포츠 공로자 기념우표가 예외적으로 선수들의 모습을 실어왔고, e스포츠 선수의 얼굴이 기념우표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커'는 2013년 데뷔 후 T1 한 팀에서만 뛰며 월즈 6회, LCK 10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회 우승을 기록했고, 지난 1월에는 e스포츠 선수 최초로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았다. 박인환 우정사업본부장은 '페이커'가 국내외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만큼 우표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편 이용 감소로 우표 사용량은 줄었지만, 우표의 역할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신 실장은 이제 우표가 "국가가 만드는 공식 굿즈의 성격도 지닌다"며 한국 우표를 찾는 해외 수집가도 많아졌다고 짚었다.

개관식에 참석한 '페이커'는 "처음 e스포츠 선수로 시작했을 때 제 얼굴이 우표에 들어갈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감사와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판매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판매량보다 많은 이들이 e스포츠와 우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답했고, 박 본부장은 "완판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발행 이튿날인 24일(한국 시간)에는 T1이 로스(LOS)와의 스위스 스테이지 첫 경기를 시작으로 사상 첫 월즈 4연패 도전에 나선다.

'페이커' 기념우표 기획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우정사업본부는 기념우표 발행에 맞춰 전시관을 꾸리는 방안을 다른 기념우표로도 검토하고 있으며, 개관 첫 주말에만 약 1000명이 '페이커' 전시관을 찾은 만큼 심의를 통과해 디자인 시안을 협의 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기념우표에서도 이 같은 전시 모델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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