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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투수놀음? 롯데는 아니다…'144G 체제 최초' 5명 규정이닝→역대급 물방망이에 7위 추락, '211안타' 타자 데리고 어쩌다

기사입력 2026.10.18 09:11 / 기사수정 2026.10.18 09:11



(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격언이 있다. 

그러나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말이었다. 탄탄한 선발진을 가지고도 9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을 막지 못했다. 

2026시즌 롯데는 64승 77패 3무(승률 0.454)를 기록,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로써 롯데는 2018년 이후 9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보내게 됐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김태형 감독의 임기도 일단 가을야구 없이 1차적으로 마감하게 됐다. 

이는 구단 역사상 가장 긴 시간 동안 가을야구를 나가지 못한 것으로, 이른바 '8888577'로 유명한 2001년부터 2007년까지의 암흑기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이번 시즌 개막 2연승으로 출발한 롯데는 곧바로 7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4월 다시 한 번 5연패를 기록하면서 꼴찌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그나마 6월 들어 7연승을 달성한 롯데는 반등에 성공했고, 전반기 막판에는 한때 승패 마진을 -6까지 줄였다. 그러나 치고 나가야 했던 후반기에 살아나지 못한 게 컸다. 특히 8월 중순 5연승 직후 6연패를 당하면서 벌어놓은 승률을 다 깎아먹고 말았다.

9월에도 반전은 없었고, 계속된 연패 속에 한때 9위까지 떨어졌다. 결국 롯데는 잔여경기 9게임을 남겨두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올해 롯데는 타이틀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3년 차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년 전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211개까지 늘리면서 안타왕 트로피를 들게 됐다. 여기에 황성빈도 55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면서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여기에 롯데 팬들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한동희가 후반기에만 무려 18개의 홈런을 터트리며(시즌 25홈런) 마침내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개화했고, 2루수 고승민도 홈런 16개와 함께 역대 3번째 규정타석 무병살타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5명이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엘빈 로드리게스가 159⅔이닝을 던졌고, 나균안이 149⅔이닝, 박세웅이 147⅓이닝, 제레미 비슬리가 147이닝, 김진욱이 144⅓이닝을 소화하면서 기록을 달성했다.

5명 모두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에이스'라고 확실히 부를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김진욱이 시즌 후반까지 3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으로 잘 버텨줬고, 로드리게스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18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구위를 보여줬다. 

선발 5명 규정이닝 충족은 2014년 삼성 라이온즈(윤성환, 릭 밴덴헐크, 배영수, 장원삼, J.D. 마틴) 이후 12년 만의 기록이다. 여기에 2015년 144경기 체제로 바뀐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덕분에 올해 롯데 투수진의 성과는 팀 순위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롯데의 팀 투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은 21.81로 10개 구단 중 5번째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LG 트윈스(16.14)보다도 높았다. 선발로만 따지면 17.64로 리그 2위다.



그러면 대체 탄탄한 선발진, 최다안타왕, 도루왕, 20홈런 타자를 가진 롯데는 왜 추락했을까. 

답은 타선에 있었다. 올해 롯데는 팀 타율은 0.272로 4위였지만, 그 외의 지표는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홈런 113개로 최하위였고, 679득점으로 9위에 위치했다. 팀 OPS 역시 0.732로 8위에 그쳤다. 

이에 팀 타격 WAR은 12.26으로 10팀 중 9위에 머물렀다. 1982년부터 2026년까지 모두 따져도 최저 31위에 해당한다. 롯데 구단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꼴찌였던 2019년과 2003, 2002, 1997년만이 이보다 더 낮았다. 

시즌 출발 당시 롯데는 타선에서 역할을 해줘야 했던 고승민과 나승엽이 KBO 징계로 인해 4월 한 달을 날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베테랑 전준우는 슬럼프에 빠졌음에도 재정비 기회를 갖지 못했고, 결국 올 시즌 전체를 힘들게 만들었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한동희가 전반기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힘을 살리지 못했고,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도 올해는 자신과 싸우는 시간이 길었다. 



그나마 후반기 들어 한동희와 고승민, 나승엽이 중심타선에서 살아났고, 손성빈과 전민재도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면서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1년 내내 꾸준히 잘한 선수는 사실상 레이예스 한 명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롯데는 2023시즌을 앞두고 FA 3명을 수혈한 후, 2024년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김민성을 영입한 걸 제외하면 사실상 FA 시장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육성을 기조로 삼았지만, 윈나우형 사령탑인 김태형 감독을 데려와놓고 육성을 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결국 중심을 지켜줄 타자가 없었던 롯데는 슬럼프를 이겨내지 못했다. 2027시즌 감독석에 앉을 인물이 누가 되든, 롯데의 타력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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