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7세 어린 선수의 당찬 도전을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이 쉽게 뿌리치는 모습에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중계진도 감탄사를 쏟아냈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덴마크 오픈 8강전에서 세계 24위 탄비 샤르마(인도)를 맞아 38분 만에 게임스코어 2-0(21-15 21-13) 승리를 챙겼다.
안세영은 지난달 초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서 "인도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며 주목한 적이 있었는데 샤르마는 대표적인 여자단식 샛별이라고 해도 과언 아니다.
특히 지난 7월 대만 오픈(슈퍼 300)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을 부쩍 끌어올렸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박태상 감독이 인도에서 직접 키우는 선수들 중 하나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를 넘어 배드민턴 역사상 최고 수준의 경지에 이른 안세영에겐 어렵지 않은 상대였다.
안세영은 38분 만에 샤르마의 당찬 도전을 잠재우고 이번 대회 4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2021년과 2024년 덴마크 오픈 결승에 올랐으나 야마구치와 왕즈이에게 각각 패하면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왕즈이를 2-0으로 누르면서 처음으로 덴마크 오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에선 2연패를 노린다.
안세영과 샤르마의 대결은 한 편의 배드민턴 레슨과 같았다.
샤르마가 열심히 뛰며 강스매시로 세계 최강 안세영을 공략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통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랠리와 스매시 없이 유려한 배드민턴 기술로 17세 신성에게 세계 1위의 진면목을 살짝 보여주는 선에서 경기를 마쳤다.
안세영은 1게임 8-9에서 5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단숨에 13-9로 달아났다. 이후엔 크게 힘들이지 않고 끝까지 리드를 유지하며 21-15로 1게임을 마무리했다.
안세영은 2게임에선 5-5에서 순식간에 8연속 득점을 챙기며 13-5를 만들고 4강행을 사실상 굳혔다.
BWF 국제신호 영어 중계진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안세영 경기를 중계했는데 경기 내내 한국의 배드민턴 영웅에 대한 칭찬만 하다가 마이크를 내려놨다.
경기 전부터 "안세영, 올 시즌 수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번 경기도 당연히 안세영의 승리가 예상된다. 패할 것 같지가 않은 선수"라며 "1패밖에 없는 압도적 시즌을 보내고 있다. 놀랍지도 않지만 올 시즌 안세영의 8강 성적은 12승 무패"라고 소개했다.
이어 1게임 직전엔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64년 역사상 최초로 여자단식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앞서 수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샤르마에겐 롤모델 같은 선수일 것"이라며 경기 결과엔 일찌감치 신경쓰지 않았다.
실제 경기 도중에도 BWF는 안세영의 배드민턴 기술을 설명하는데 많은 코멘트를 할애했다.
안세영이 1게임 초반 5-7로 뒤지고 있음에도 "안세영을 상대하는 선수들이 종종 이렇게 좋은 출발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엔 믿을 수 없는 일관성을 갖춘 안세영에게 무릎을 꿇고 만다"며 역전이 다가왔음을 설명한 중계진은 "안세영이 앞선 채 인터벌에 돌입한다. 샤르마가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이제 안세영이 경기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11-9)", "샤르마가 좋은 모습 보였지만 안세영은 차원이 다르다(15-10)", "안세영의 컨트롤, 각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라(20-13)" 등으로 안세영이 1게임 이겨나가는 상황을 설명했다.
중계진은 2게임에선 "남자 단식 통산 최다 우승이 리총웨이와 린단의 69회인데, 아직 24세에 불과한 안세영이 이것도 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이다"며 배드민턴 두 레전드와 안세영을 비교하더니 "안세영의 대단한 샷이다(7-5)", "힘 들이지 않는 라켓 스킬로 인터벌에 돌입한다(11-5)", "샤르마에게 이번 경기는 힘겨운 교훈이 되고 있다. 이 종목 역대 가장 압도적인 선수를 만나다니(17-9)"로 다시 한 번 안세영을 찬양하고 중계를 마쳤다.
올해 60경기 59승1패(98.33%)의 믿기 어려운 성적을 내고 있는 안세영은 지난해 남여단식 최다 타이(여자단식 신기록)인 11개 대회 우승을 넘어 올해는 13개 대회 정상 등극까지 넘보고 있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인도 오픈(슈퍼 750), 아시아선수권대회,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세계선수권대회,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개인전에서 8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안세영은 지금 치르고 있는 덴마크 오픈, 그리고 20일 개막하는 프랑스 오픈(슈퍼 750), 11월에 열리는 코리아 오픈, 일본 마스터즈(이상 슈퍼 500), 12월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까지 올해 5개 대회에 더 참가할 예정이어서 최대 13개 대회 정상 등극까지 가능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BWF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