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어쩌다 K리그 팀들이 이렇게 됐을까. 동남아시아 팀들에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정경호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지난 15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프놈펜 크라운(캄보디아)과의 2026-20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ACL2)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그야말로 충격패다. 제아무리 상대 팀에 외국인 선수가 많다고 하지만 캄보디아 구단을 맞아 그것도 홈에서 패한 것은 K리그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강원은 조원우, 김도현, 고은석, 김유성, 이용재, 강성윤 등 로테이션 자원들이 프놈펜전에 미리 선택을 받았다.
정경호 감독은 "ACL2에 나설 선수들이 2~3주 전부터 프놈펜전을 준비했다. 경기에 나설 선수끼리 프놈펜 분석도 하더라"라며 이들에게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외국인 아부달라의 페널티킥 장면을 제외하면 아쉬움이 컸다.
반면 프놈펜은 최정예로 나섰다. 프놈펜의 강원전 선발 11명 가운데 캄보디아 선수는 단 4명뿐이었다. 나머지 7명은 뉴질랜드, 네덜란드, 호주,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일본 등 6개국 출신 선수들로 구성됐다.
결국 강원은 전반 44분 구이토 밀란드에게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16분 아부달라가 페널티킥 동점 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33분 모세스 다이어게게 페널티킥 결승 골을 허용하며 패했다.
강원은 앞서 지난달 17일 킷치SC(홍콩) 원정에서도 0-0으로 비겨 현재 ACL2 승리가 없다.
이는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K리그1 선두를 달리며 우승이 유력하지만, ACL2에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르십 반둥(인도네시아)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1로 충격패했다. 동남아 구단은 아니지만 이달 14일 멜버른 빅토리(호주) 원정에서도 2진급 자원이 출전해 0-3 대패를 당했다.
한 단계 높은 아시아 최상의 클럽대항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는 포항이 동남아 팀에 패했다.
포항은 이달 13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리그 스테이지 2차전에서 마르코스 기예르메에게 연속 골을 내주며 0-2로 졌다.
동남아 상대로 ACL 1~2부 초반 1무3패를 기록 중인 셈이다.
K리그 팀들이 아시아 무대에서 주로 일본, 중국, 호주 팀과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2023-2024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바뀌면서 춘추제인 K리그와 일정 편차가 나고 있다.
리그 일정이 시작할 때에는 챔피언스리그는 중반부를 지나 토너먼트로 향하고 봄에 대회가 끝난다.
그리고 리그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시즌이 시작한다. 리그는 순위 싸움이 중요해 구단들이 리그에 더 집중하면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더라도 오히려 더 큰 무대에서 로테이션을 돌리는 촌극이 벌어진다.
여기에 동남아 구단들이 외인 선수 영입을 늘리고, 자국 선수들 실력도 좋아지면서 K리그 팀들의 아시아 무대 경쟁력이 급락하고 있다.
구단들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 이를 보도자료나 SNS로 홍보하지만 정작 대회에 돌입하면 챔피언스리그를 신경 쓰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봉착한다. 심지어 동남아시아에게도 무너지는 '종이 호랑이'가 되고 있다.
로테이션을 핑계가 될 수 없다. 구단의 준비 부족과 선수들의 실력 하락이 어우러져 동남아 구단들에게도 '동네북'이 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