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간판 차준환이 다가오는 시즌 휴식을 선언해 눈길을 끈다.
차준환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6-2027시즌 국가대표을 비롯한 모든 피겨 스케이팅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차준환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이번 시즌에는 국가대표 활동과 대회 출전을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청과의 계약도 서울시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끝에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동안 저를 믿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서울시와 서울시청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차준환은 "나는 지금 내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민해 보려고 한다. 늘 저를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에서 가장 성공한 스케이터로 꼽힌다.
차준환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5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했다.
이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차준환은 개인전에서 총점 273.92점을 얻어 4위에 올랐다. 그는 3위 사토 슌(일본·274.90점)과 불과 0.98점 차이로 아쉽게 첫 메달이 불발됐지만, 한국 남자 피겨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세웠다.
다만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선 쇼트프로그램 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점수를 잃었고 이는 그가 메달을 따내지 못하는 불운으로 이어졌다.
2006년 ISU 4대륙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오다 노부나리는 차준환의 쇼트프로그램 연기 뒤 "(스핀이나 스텝이)레벨3는 아니다. 내가 지금부터 한국의 빙상연맹 관계자가 돼 항의하겠다. 저렇게 잘하는데 레벨4를 안 주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차준환의 전매특허인 스핀과 스텝, 특히 스텝시퀀스에서 최고난도 레벨4가 아닌 레벨3 부여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미국 피겨 전문 매체 인사이드 스케이팅도 차준환의 심판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 프로그램은 구성, 표현, 스케이팅 기술에서 9점대를 받아야 했다"며 "42.64점은 너무 적다"고 역시 PCS에서 이해할 수 없이 낮은 점수 나온 것을 지적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때 점프에서 한 차례 크게 넘어져 클린 연기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넘어진 것과 별도로 쇼트프로그램이 제 점수를 받았다면 동메달 혹은 은메달까지 가능했을 거라는 주장을 하는 피겨계 시각이 적지 않다.
차준환도 쇼트프로그램 뒤엔 "시즌 베스트 점수인 건 기쁘지만 사실 점수에 조금 아쉬움은 있다", "시즌 베스트는 너무 좋지만 내가 그동안 세워왔던 점수들에 비하면 조금은 떨어진 점수라서 아쉽다" 등의 코멘트를 했다.
올림픽 메달이 날아간 아쉬움이 컸을까. 차준환은 올림픽 한 달 뒤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했고, 2026-2027시즌 ISU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스케줄도 나왔으나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
차준환의 업적은 올림픽 외에도 다양하다.
차준환은 2023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에서 최초로 메달을 획득한 한국 남자 피겨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또한 차준환은 지난해 5월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실업팀이자 새로 창단한 서울시청 피겨팀에 입단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차준환은 1년 만에 서울시청을 떠났다.
더불어 국가대표도 내려놓는다. 이미 지난 2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2026-2027시즌 국가대표 선발 명단에 차준환이 서민규(경신고), 최하빈(한광고), 김현겸(고려대), 이재근(수리고)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4월 차준환은 연예 매니지먼트사인 '판타지오'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판타지오는 당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엔터테이너로서 가능성과 재능을 입증한 차준환의 새로운 챕터에 함께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다. 앞으로 차준환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밀라노 올림픽 이후 은퇴설을 일축했었지만, 스포츠가 아닌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그의 향후 행보가 빙판 위에 계속 머무를지는 미지수로 남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