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필리핀 여자 테니스의 국민 스타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또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는 세계랭킹 217위, 그것도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중국 선수에게 역전패했다.
세계랭킹 19위 이알라는 12일(한국시간) 중국 우한에서 열린 WTA 1000 우한오픈 여자단식 1회전에서 중국의 스한에게 1-2(6-4 3-6 3-6)로 무릎을 꿇었다.
스한의 세계랭킹은 217위로 둘 사이의 랭킹 차이는 무려 198계단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스한이 본선 직행 선수조차 아니었다는 점이다.
스한은 우한오픈 예선부터 시작했다. 예선 1회전에서 페이턴 스턴스를 상대로 한 세트를 먼저 내준 뒤 역전승했고, 이어 카밀라 라히모바까지 꺾으며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스한은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를 상대로 승리한 경험조차 없었다. 하지만 며칠 사이 TOP 100 선수들을 연달아 잡더니, 결국 세계 19위 이알라까지 꺾으며 생애 첫 TOP 20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초반 경기력은 이알라가 좋았다. 첫 세트에서 두 선수는 4-4까지 팽팽하게 맞섰고, 이알라가 마지막 두 게임을 연달아 가져가며 6-4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이후 흐름이 스한 쪽으로 기울었다. 스한은 2세트 막판 4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6-3으로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서는 초반부터 4-1까지 달아났고, 이알라의 반격을 허용하지 않은 채 다시 6-3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알라는 에이스를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고 더블폴트는 6개를 범했다. 위너에서도 20-31로 밀렸고, 언포스드 에러는 무려 37개였다. 반면 스한은 에이스 4개를 기록했고, 자신의 서비스게임 14개 가운데 13개를 지켰다.
이알라는 최근 세 차례 패배에서 모두 첫 세트를 먼저 따낸 뒤 역전패했다. 지난달 싱가포르오픈에서는 당시 세계 180위 타티아나 프로조로바에게 6-4로 첫 세트를 잡고도 5-7, 3-6으로 뒤집혀 세트스코어 1-2 역전패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도 중국 왕시위에게 첫 세트를 6-3으로 따냈지만 이후 3-6 2-6으로 무너져 1번 시드를 받고도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왕시위의 세계랭킹은 85위였다. 그리고 우한에서는 세계 217위를 상대로 같은 일이 반복됐다.
특히 이번 패배는 올 시즌 이알라가 당한 상대 가운데 랭킹상 가장 낮은 선수에게 당한 패배다. 야후 스포츠는 이를 이알라의 '시즌 최저점'에 가까운 결과로 평가했다.
이알라의 상업적 가치가 치솟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8월 이알라를 집중 조명하면서 그가 2026년 당시까지 상금으로 약 170만 달러(약 22억원)를 벌었고, 최근 12개월 동안 광고와 후원 등 코트 밖 수입만 500만 달러(약 66억원) 이상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2027년이면 이알라가 코코 고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돈을 버는 여성 스포츠 선수가 될 것이라는 놀라운 전망도 나왔다.
배경에는 압도적인 필리핀 팬덤이 있다. 이알라는 필리핀 여자테니스 역사상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기록했고, 올해 투어 첫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알라가 출전했던 워싱턴 대회에서는 전체 티켓 문의의 80% 이상이 이알라 경기와 관련됐을 정도였고, 필리핀 기업들의 후원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분명 경고등이 켜졌다. 상업적인 기대치는 이미 세계 최정상급이지만 최근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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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