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표팀에서는 붙박이 주전이지만, 소속팀에선 여전히 도전자의 입장이다.
갑작스러운 국가대표 은퇴 소동을 일으킨 국가대표팀 '96라인' 3인방 김민재·황인범·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더 활약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세 사람은 지난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국가대표팀 친선경기가 한국의 2-0 승리로 끝난 뒤 라커룸에서 일부 동료들에게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범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은퇴는) 감독님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은퇴 준비는 늘 하고 있다. 잘 내려놓는 것도 현명한 사람"이라며 항상 은퇴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고 밝혔다.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세 선수와 한 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끝에 상황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표팀 내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 있다는 것이 외부에 밝혀졌다.
황인범은 앞서 지난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전 후 인터뷰에서 뜬금 없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황인범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숨을 쉰 뒤, "지금뿐만이 아니라 내가 대표팀 9년 차 정도가 됐는데, 변화되어야 하는 부분들은 이전부터 지금까지 많다"며 "축구적인 부분도 그렇고, 여러 가지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다. 잘 안되고 있는 것 같아서 힘들다.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 한국 축구가 좋게 발전하길 바라는데 그런 부분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또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신다. 축구협회에 안 계시고, 회장님이 안 계신 상황이다. 감독님도 임시로 오신 분이라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현재 대한축구협회 회장 자리가 공석이고,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도 정식 감독이 아니라 임시 감독이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황인범은 그러면서 "선수들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쉽지 않다.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다"며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나설 사람도 없다"고 울먹였다.
김민재는 방송 인터뷰에서 "수비수들이 불쌍하다"며 전방의 선수들이 수비 임무를 성실하게 하지 않아 수비수들이 고생한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대표팀이 오랜 기간 바뀌지 않는 데다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어 절망적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여기에 황희찬까지 1996년생 3명이 단체 행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불거졌다.
이들 3명이 주장 역할을 하는 손흥민과 대척점에 섰다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일단 명확하게 드러난 손흥민의 잘못은 없다. 일각에서 그저 손흥민과 3인방의 갈등설을 띄우고 있을 뿐이다.
확인된 것은 1996년생 3명이 최악의 경우, 대표팀 떠나겠다는 카드까지 꺼내들며 내부 분란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3개월 뒤,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 내 분란이 종식되지 않은 채 11월 A매치(중동 원정)를 앞둔 셈이 됐다.
안 그래도 2026 월드컵 참패와 아시안게임 대표팀 병역 조롱으로 뒤숭숭한 한국 축구 입장에선 2027 아시안컵 우승으로 반전해야 하는 상황인데, A대표팀에 국민과 축구팬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 나왔다.
결국 3인방의 대표팀 내 목소리가 커지기 위해선 실력을 키워야 한다. 공교롭게 3명 모두 유럽 무대에서 주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출전시간 제한을 받는 중이어서다.
김민재는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탈환의 시동을 걸었다. 2026-2027시즌 분데스리가 4경기 중 3경기에 출전했고, 우니온 베를린전은 하프타임에 교체로 출전해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초반 평가가 좋지만, 여전히 요나탄 타, 다요 우파메카노에 우위를 점했다고 보긴 어렵다. 가장 큰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첫 경기인 보되/글림트(노르웨이) 전에서는 역시 벤치를 지켰다.
새 소속팀 샬케(독일)로 옮긴 황희찬도 입지를 다져야 하는 상황이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황희찬은 무상 임대로 샬케에 왔다. 그를 돈주고 영입하고자 하는 팀이 없었다는 얘기다.
분데스리가로 돌아온 그는 우니온 베를린과의 데뷔전에 첫 도움을 기록하며 괜찮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벤치 자원으로 입지가 넓진 않다.
역시 포르투(포르투갈)로 둥지를 옮긴 황인범은 준주전급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리그에서 딱 1경기 선발 출장했고 나머지 5경기를 모두 벤치에서 교체 출전했다. 다만 벤피카와 A매치 휴식기 전 라이벌전에 교체로 출전해 2-1로 앞서던 후반 15분 쐐기 골이자 포르투갈 리가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상황이다.
세 선수가 11월, 그리고 아시안컵까지 소속팀 활약상을 끌어올리고 실력을 인정받아 대표팀에서 경기력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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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