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이우진 기자) 20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7)이 은퇴를 앞둔 복잡한 심경과 팬들을 향한 진심을 털어놨다.
김민성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5차전을 앞두고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김민성은 히어로즈와 LG를 거쳐 2024년 친정팀 롯데로 돌아왔다. 프로 통산 18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137홈런 77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요한 순간마다 베테랑다운 활약을 펼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결국 정든 유니폼을 벗기로 결심했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민성은 "마음도 이상하고,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느끼고 있다"며 은퇴를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은퇴를 결심한 시점에 대해서는 "마지막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후 개인적으로 마음을 굳혔다. 가족들과 상의하면서 이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 구단과 면담을 거쳐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김민성은 "고민을 많이 했다. 롯데에 대한 애정도 있었고, 개인적인 생각만 했다면 시즌 초중반에 구단과 면담하고 결정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즌 중이었고 혼자만의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았다. 2군 선수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좋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20년 동안 몸담았던 세 구단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김민성은 "롯데는 첫 번째 팀이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 나를 실력으로 인정해 줬고 프로 선수로서 첫발을 내딛게 해 준 팀"이라며 "트레이드로 떠났지만 프로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롯데가 남의 팀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부산에 원정을 와도 항상 내 팀이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어릴 때는 '날것'이었다면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되면서 성숙해졌다. 주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앞만 보고 치열하게 전쟁했던 것 같다"며 "LG로 가면서는 개인의 욕심뿐 아니라 팀워크와 좋은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다시 롯데로 돌아왔을 때의 감정도 남달랐다. 각 팀에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아직 잘 모르겠다"며 미소지었다.
무엇보다 김민성의 마음을 무겁게 하면서도 설레게 한 것은 팬들에게 전할 마지막 인사였다.
그는 "정말 잠을 못 잤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했다. 행복한 스트레스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솔직히 내가 슈퍼스타급도 아니고 최상위 클래스의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팬들이 내가 야구를 어떻게 생각하고, 팀과 후배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아주시는 것 같다"며 "그런 선수로 기억되고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롯데에서 시작해 롯데에서 끝난 20년의 야구 인생.
김민성은 화려한 기록보다 동료와 팀을 먼저 생각했던 선수로 팬들의 기억에 남기를 바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