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개 냄새 난다"
황희찬과 미나미노 다쿠미가 오스트리아 무대를 누비던 시절, 잘츠부르크 거리에서 한 아시아인 취재진이 현지 축구팬들에게 들은 말이다. 아시아인이 개를 먹는다는 고정관념을 이용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이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7일 "오스트리아에서 들은 말 속에 드러난 인종 차별의 뿌리 깊은 문제"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하나 냈다.
매체는 유럽 축구계에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면서 자사 기자가 7년 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직접 겪었던 일을 소개했다.
당시 기자는 취재를 위해 축구 경기장으로 향하던 중 현지 축구팀의 응원 타월을 든 남성 3명과 스쳐 지나갔는데 그 순간 "개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었다.
아시아인을 '개를 먹는 사람들'로 규정하는 오래된 편견을 이용한 인종차별적 표현이었다는 게 기자의 설명이다.
당시 잘츠부르크를 대표하던 선수들 중에는 황희찬과 미나미노가 있었다.
둘은 팀의 핵심 공격 자원이었다.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원정에서는 황희찬이 추격골을 넣었고, 미나미노까지 골을 터뜨리며 잘츠부르크의 돌풍을 이끌기도 했다.
아시아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팀의 성적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같은 아시아인을 향해 여전히 혐오 표현이 나왔던 셈이다.
매체는 바로 이 경험을 통해 "아시아 선수들이 팀의 성공에 크게 공헌해도 인종차별적 편견이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7년이 흐른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축구계의 인종차별은 SNS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7월 공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조사 결과, 조별리그 기간 600만개 이상의 게시물과 댓글 가운데 약 8만9000건이 모욕적·공격적 콘텐츠로 확인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같은 기간 확인된 6700건과 비교하면 약 13배에 달하는 수치다. 확인된 악성 게시물 가운데 11%는 인종을 겨냥한 공격이었다.
매체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유럽 무대를 누비는 일본 선수들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짚으면서 일본 선수들의 해외 진출 성공 뒤에 경기와는 전혀 다른 싸움이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선수들의 유럽 진출은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일부 팬들의 시선까지 함께 발전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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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