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10-0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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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꾸준히 성적 내고 있는데 팬들에게 욕 먹네요, 강팀이 됐구나"…'영구결번' 레전드 듀오의 격세지감

기사입력 2026.10.08 22:12 / 기사수정 2026.10.08 22:12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LG 트윈스가 잠실야구장과의 마지막 작별을 승리로 물들였다. 그 자리엔 잠실을 누구보다 오래 사랑했던 두 레전드가 함께했다.

LG는 지난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7-5 역전승을 거뒀다. 돔구장 재개발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잠실야구장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 전 시구에 나선 이병규 LG 2군 감독과 박용택 해설위원은 그라운드를 밟으며 저마다의 감회를 털어놨다. 두 사람 모두 잠실을 평생의 터전으로 삼았던 LG의 영구 결번 주인공들이다.

이병규 감독은 "이곳에서 야구했던 것이 행복했다. 1997년 4월 잠실에서 프로 데뷔 첫 경기를 치렀던 것이 기억난다"며 "잠실구장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슬프지만, 좋은 야구장이 지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위로가 된다.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팬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잠실이 투수 친화 구장으로 홈런이 어렵다는 선입견과 달리 이병규 감독은 오히려 이 구장에서 꽃을 피웠다. 그는 "넓은 야구장인 만큼 야수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좋았다"며 "나는 잠실구장에서 유일한 30홈런-30도루 기록을 세웠다(웃음). 난 여기가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잠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짧지만 묵직하게 답했다. "첫 타석과 마지막 타석."



박용택 위원은 "어린 시절부터 잠실구장을 보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며 "어젯밤 잠들기 전에 가슴 한편에 찌릿한 느낌이 들더라. 프로 데뷔부터 은퇴까지 뛰었던 구장이다. 고맙고 즐거웠다"고 밝혔다. 잠실에서 개인 기록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선수 시절 잠실구장에서의 개인 기록이 원정 경기보다 좋았다"며 "잠실구장이 주는 편안함이 있었다. 나에게는 참 좋은 구장이었다"고 되돌아봤다.

박용택 위원이 꼽은 잠실 최고의 순간은 2013년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다.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이 확정됐을 때가 기억난다. 2013년 10월 5일. 그날 경기를 마치고 다들 눈물을 흘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2위로 가을야구 진출한 것이 눈물까지 흘릴 일인가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병규 감독 역시 "당연히 그날을 기억한다. 내가 유희관의 커브를 공략해 결승타를 때린 날이자 11년 만에 2위로 가을야구를 확정한 날"이라고 고갤 끄덕였다.

LG 후배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도 건넸다. 박 위원은 "요즘 선수들이나 팬들의 분위기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꾸준히 이런 성적을 내고 있는데도 팬들에게 욕을 먹고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LG가 강팀이 됐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남은 경기와 가을야구에서 마음껏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그러면 어떤 반전이 나올지 모른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날 선발로 나섰던 임찬규를 향해선 "내 은퇴식 경기에서도 임찬규가 선발 등판했는데, 그때 승리투수가 됐다"며 "중요한 경기인 만큼 LG 팬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은 두 레전드의 바람에 부응했다. 이날 경기는 2회말 이재원의 중월 선제 스리런 홈런으로 화끈하게 열렸다. 두산 최민석의 143km/h 커터를 비거리 140m로 통타한 장타였다. 

LG는 3회초 두산에 5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3회말 문보경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즉시 동점을 만들었다. 5회말엔 이재원의 내야 안타와 상대 실책이 겹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임찬규는 5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불펜이 뒤를 완벽히 틀어막으며 시즌 15승 달성과 함께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LG 토종 선발 다승왕은 2001년 신유호 이후 25년 만의 기록이 될 수 있다. 

이재원은 경기 후 "홈런 손맛보다 찬규 형이 15승을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더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잠실 마지막 홈경기에서 꼭 승리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만들어준 선수들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77승1무63패를 기록했다. 오는 12일 광주 원정 최종전에서 KIA와 3위를 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잠실, 김근한 기자 / LG 트윈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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