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세계 12위)이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했다. 수건에 잠시 눈물도 닦는 듯했다.
자신의 오랜 천적 중 하나인 하야타 히나(일본·세계 6위)를 9전 10기로 눌렀기 때문이다.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최상급 대회 중 하나인 중국 스매시 여자단식 8강에 오르며 지난해 4강 쾌거에 다시 한번 도전하게 됐다.
신유빈은 8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수오강 파크의 인피니티 아레나에서 열린 WTT 중국 스매시 여자단식 16강에서 하야타와 풀게임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여자단식은 16강까지는 3게임을 먼저 따내는 선수가 이기며, 8강부터는 4게임을 먼저 챙겨야 승자가 된다.
하야타는 신유빈과 통산 9번 붙어 모두 이긴 일본 여자 탁구 양대 강자 중 하나다.
신유빈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여자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와 붙어 2-4로 졌다.
가깝게는 지난달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준결승에서 만났는데 이때는 신유빈이 힘 한번 쓰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결에선 달랐다. 첫 게임을 듀스 끝에 10-12로 내준 신유빈은 이후 두 게임을 듀스 접전 속에서 연달아 따내 전세를 뒤집었다.
4게임을 6-11로 내줬으나 5게임을 11-9로 따냈다.
신유빈은 10-9에서 넣은 회심의 서비스를 하야타가 리시브 범실로 연결하자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시원한 세리머니를 펼쳐 보였다.
탁구 매체들도 그의 하야타전 승리를 주목했다. '777 테이블테니스'는 "신유빈이 10번째 도전 끝에 하야타를 이기고 8강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중국 매체 넷이즈도 "왕만위의 8강 상대는 모두가 예상했던 하야타가 아니라 신유빈이 됐다"고 했다.
신유빈은 아시안게임 때 기대와 달리 참패했다. 여자단체전, 혼합복식에서 챙긴 동메달 2개가 전부였다. 여자단식에선 왕만위에게 0-4로 무너졌다. 여자복식에선 주천희와 짝을 이뤄 메달을 노렸으나 8강에서 태국 조에 충격패했다.
아시안게임 뒤 첫 대회가 바로 이번 중국 스매시였는데 여자단식에서 대어를 잡으면서 건재를 알렸다.
신유빈의 도장 깨기는 한 번 더 진행된다. 8강에서 세계 2위이자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왕만위와 붙기 때문이다.
왕만위는 한국 선수 상대 전적이 51전 51승으로, 자타공인 '한국 킬러'다. 과거 중국의 남자 탁구 스타플레이어 장지커를 닮은 백핸드가 일품으로, 한국 선수들에겐 통곡의 벽이 되고 있다.
신유빈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왕만위와 당차게 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경기 화면 캡처 / 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