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10-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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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km 걸어 그린 '89년 도쿄'... 디나미스 원 '아스오라'가 겨냥한 서브컬처의 본질 [엑's 이슈]

기사입력 2026.10.08 16:00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완성도의 상향 평준화로 격전지가 된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개발진이 현장에서 직접 체득한 경험을 세계관과 아트로 승화시키는 차별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신전기 마법 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디나미스 원이 개발하고 엔씨가 퍼블리싱을 맡아 2027년 모바일 출시를 목표로 유저 접점을 넓혀가는 오리지널 IP다.

지난 8월 일본 코믹마켓 108 기업 부스 참가를 통해 준비 물량 이틀 연속 완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6' 비즈니스데이 시연 현장에서는 90분 이상의 대기열을 형성하며 현지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서브컬처 시장은 경쟁작의 급증으로 단순한 외형이나 비주얼 완성도만으로는 유저를 다잡기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 캐릭터 연출부터 세계관, 스토리, 플레이 메커니즘 전반이 빠르게 평균화된 까닭이다. 결과적으로 게임 플레이 이후 이용자의 잔상에 어떤 감정과 고유한 경험이 남느냐가 장기 흥행의 핵심 조건으로 떠올랐다.

'오타쿠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비전을 내건 디나미스 원 역시 이 지점을 집중 공략한다.

단순한 잘 만든 신작을 넘어, 이용자의 기억에 오랫동안 각인될 독창적인 세계와 감정선을 형성하는 데 목표를 뒀다. 아트와 세계관, 캐릭터, 서사, 조작 체계를 별개 요소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유기적인 경험으로 엮어내는 데 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이 같은 철학이 처음 적용되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에서 이용자는 마법사들의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 '특구청'의 말단 공무원 '주임'으로 분해 도시 곳곳의 사건과 인물을 만난다.

낮에는 특구청 업무와 거리를 노닐며 일상을 누리고, 밤에는 마법과 사건이 얽힌 도시의 이면을 대면하는 구조를 통해 일상과 신비가 공존하는 신전기 특유의 정서를 선명하게 안겨준다.



작품의 주 배경인 '89년 도쿄'는 단순한 특정 연도의 재현이 아니다. 고전 예술이 저물던 1889년과 고도성장기 끝자락인 1989년의 이미지를 교차 레이어로 입혀, 구시대와 신시대가 교차하는 경계의 도시로 조화시켰다.

임종규 디렉터는 도쿄게임쇼 미디어 간담회에서 "신전기라는 장르의 근간에는 도쿄라는 공간이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하기에 무대로 발탁했다"고 배경을 짚었다.



이 고유한 도시 묘사는 도심 현장을 직접 밟아나간 개발진의 발품에서 출발했다. 아트 디렉터와 시나리오 디렉터를 비롯한 핵심 인력들은 웹 자료 조사에 안주하지 않고 도쿄 현지로 나섰다.

이동 수단 대신 하루 20km 이상을 직접 도보로 이동하며 도심의 공기와 세부 정서를 체감했고, 도쿄타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며 마주한 정경은 핵심 비주얼과 상징으로 정밀하게 반영됐다. 도쿄게임쇼 부스 구조 역시 도쿄타워를 중심축으로 배치되어 신전기 정체성을 드러냈다.

이처럼 현장 취재를 통해 구축된 감각은 폴더폰, 카세트테이프, CRT 모니터 등 시대적 아날로그 소품과 어우러져 공간에 입체적인 생동감을 부여한다.

과거 신전기의 형태를 복제하기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 서브컬처가 지닌 상징성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이용자가 그 시절 도쿄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형성하는 데 집중했다. 임 디렉터는 이를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신전기 감성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해 고쳐 담아낸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이 일련의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 디나미스 원의 '오가닉 아트'다.

무조건적인 고해상도나 극사실주의 묘사를 지향하기보다, '서정적 아날로그'를 키워드로 사람이 직접 칠한 듯한 채색과 붓 터치를 살려 작품 전반에 독자적인 생명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 등 기술 발전 속에서도 최종적인 차별화는 창작자의 명확한 의도와 인간적 표현에서 비롯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세계관과 캐릭터 구축을 향한 공력은 전투 시스템 설계로 이어진다. 1대1 공방, 캐릭터 교대, 영지 선언 등의 매커니즘을 통해 인물의 설정과 개성이 조작 과정에서 직관적으로 체감되도록 구성했다.

이용자는 전투를 치르며 캐릭터의 배경과 특성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조합과 운용에 따라 독자적인 전략 플레이를 파생시킨다. 임 디렉터는 "우리가 지향하는 핵심 재미는 찰나의 반사신경이 아닌, 상황을 예측하고 판을 설계하는 지적 재미"라고 단언했다.



나아가 캐릭터와의 관계망은 전투 바깥의 교류 콘텐츠에서 한층 깊어진다. 전용 인연 스토리와 '자유시간' 시스템을 활용해 전장 밖 인물의 뜻밖의 면모를 확인하고 도시를 함께 거닐며 친밀도를 쌓을 수 있다.

지난 2일부터 5일간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번체, 영어로 진행된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CBT)에서는 총 18종의 캐릭터가 등장했으며, 참가자들은 교류 시스템을 통해 인연 레벨 상승과 코스튬 교체 등 깊이 있는 교감 콘텐츠를 점검했다.

이 지점에서 디나미스 원은 서브컬처 고유의 본질적 가치를 재정의한다.

캐릭터를 단순 수집 대상이나 단기 소모품으로 다루지 않고, 플레이어가 인물과 함께 호흡하며 투입한 시간과 애정을 하나의 밀도 높은 기억으로 축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성스레 형성된 감정선이 견고한 팬덤으로 전환되고, 나아가 IP 전체의 지속 가능한 가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

도쿄 거리를 발로 누비며 시작된 아스오라의 행보는 코믹마켓과 도쿄게임쇼, 글로벌 CBT를 거쳐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는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연재하듯 서사를 축적하며 팬덤과 함께 IP를 성장시키겠다는 디나미스 원의 시선은, 단순한 2027년 출시 시점을 넘어 그 이상의 장기적인 미래를 정조준하고 있다.

사진 = 디나미스 원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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