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가 잠실야구장 마지막 등판 마운드에서 15승을 따내며 뭉클한 소감을 쏟아냈다.
임찬규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최종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95구 6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7-5 역전승을 거두면서 시즌 15승 요건을 충족했고,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의 의미는 숫자 너머에 있었다. 잠실 돔구장 재개발로 인해 철거를 앞둔 잠실야구장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기 때문이다.
임찬규는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1구1구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던졌다. 그냥 던지는 내내 그 풍경과 관중들을 많이 담고 싶었다. 내용까지 더 좋았으면 할 말이 없었겠지만 어쨌든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3회 5실점 과정에서 아쉬움은 인정하되 볼 배합 자체는 옳았다고 강조했다. 임찬규는 "배럴 타구가 제대로 나온 것도 많지 않았고 구속도 잘 나왔다. 체인지업 중타이밍을 갖고 들어오는 게 보였기 때문에 직구 승부를 했는데 과감하게 승부한 게 오히려 인플레이를 잘 만들었다. 코스의 문제지 배럴 타구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았던 볼 배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잠실야구장 철거에 대해서도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했던 야구장이고 나에게도 추억이 많고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다. 새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니 좋은 일이지만 가을야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규시즌 마지막으로 던질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평생 잘 간직해야 할 날인 것 같다"고 고갤 끄덕였다.
잠실야구장과의 인연은 프로 입단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임찬규는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감독님 심부름으로 사인볼을 받으러 처음 잠실 라커룸에 왔다. LG를 좋아하는 걸 아셨던 감독님이 보내주셨는데 이병규 선배님 등 대선배님들이 많아 잔뜩 절었던 기억이 난다"며 "신인 때 썼던 라커룸 자리를 군대 갔다 온 뒤에도 똑같이 썼다. 16년을 한 자리를 쓴 건데 집보다 짐이 더 많다"고 웃었다.
이날 전광판에는 신인 시절 임찬규의 사진이 떠올랐다. 팬들이 보내준 것이었다. 그는 "15년 전 사진이라 놀랐다. 그때부터 팬들과 함께했고 지금까지 많은 이닝을 던지며 함께 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투구 내용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평가했다. 임찬규는 "최근 한화전 이후 몸이 많이 지쳐 있었고 구위와 변화구 커맨드 모두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잠실 마지막 경기라는 동기부여가 모든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게 해줬다. 몸보다 정신이 지배한다는 것을 한 번 더 느꼈다. 마지막 등판에서 최고 구속이 나왔다는 부분에서 마무리가 좋은 느낌으로 끝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임찬규는 이날 승리로 시즌 15승 고지에 올라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사실상 다승왕 타이틀을 예약한 분위기다. 만약 임찬규가 다승왕에 오를 경우 LG는 2001년 신윤호(시즌 15승) 이후 25년 만에 토종 다승왕이 탄생한다.
그는 "15승은 평생의 꿈이었다. 구위가 뛰어나진 않지만 쉬지 않고 로테이션을 도는 게 내 장점인데 그게 올해 승수로 이어졌다. (박)동원이 형과 항상 함께하며 50승을 한 것 같고, 수비와 야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코치님들께도 정말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등판 여부에 대해서는 선택지를 열어뒀다. "아직 KIA와 승차도 봐야 하고 결정은 안 났다. 박시원의 컨디션이 좋고 감독님 결정이 중요하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마지막까지 준비하는 게 선수의 일"이라며 시즌 최종전 등판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잠실, 김근한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