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이우진 기자) 5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과거 '해태 왕조' 시절과 사뭇 달라진 우승 세리머니 문화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KT는 6일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6차전을 치른다.
이미 가장 큰 목표 하나는 달성했다. KT는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9-0으로 완파했다.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5-7로 패하면서 KT는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2021년 이후 5년 만이자 창단 두 번째 정규시즌 우승이다. 당시 삼성과 사상 첫 1위 결정전까지 치른 끝에 정상에 올랐던 KT는 올해 다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경기 후에는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선수단은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그라운드에서 세리머니를 펼쳤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정규시즌 정상 등극을 자축했다.
하루 뒤인 이날 고척에서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어제(5일)는 좀 우승한 것 같이 (세리머니를) 한 것 같다. 샴페인도 뿌리고 많이 좋아졌다"며 껄껄 웃었다.
이어 "1980년대나 90년대 초반만 해도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하면 너무 여유 있게 우승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는 페넌트레이스 우승도 정말 힘들게 한다"며 "그래서 요즘은 페넌트레이스 우승도 (좋은) 느낌이 든다. 어제 샴페인도 그렇고 선수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니 좋더라"고 돌아봤다.
이 감독이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해태는 당시 KBO리그를 대표하는 '왕조'였다.
1989년 해태에 입단한 이 감독은 데뷔 첫해부터 15승을 거두며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다. 해태는 그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이후에도 1991년과 1993년 우승을 차지했다. 해태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하는 등 1980~90년대 KBO리그를 지배했다.
그래서인지 이 감독에게 당시의 우승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그때는 시즌 우승이 너무 당연했다. 엄청나게 힘들게 우승했던 게 아니라 해태 왕조였고, 몇 번씩 우승했다"며 "그때는 이런 기념 티셔츠도 만들지 않았던 것 같다. 별로 기억이 없다. 해태라서 그런가"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저희 때는 샴페인을 뿌려본 적도 없다. 그냥 헹가래 치고 축하한 뒤 들어가면 끝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뒤풀이 방식도 지금과는 크게 달랐다. 이 감독은 "각자 나이트클럽에 가서 먹다가 돈 없다고 그만 먹으라고 하면 흩어져서 먹고 그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선수 시절 숱하게 우승을 경험했던 이 감독은 이제 사령탑으로 KT의 두 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2019년 KT 지휘봉을 잡은 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5년 만에 다시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섰다.
다만 이 감독은 아직 모든 것을 이룬 것은 아니라며 경계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전날 세리머니를 떠올리면서도 "아, 이거 한 번 더 남았는데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설레발 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옛날 사람이라 약간 그런 게 있다"고 웃은 뒤 "그래도 요즘 선수들은 그런 걸 되게 즐기고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5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마음껏 즐긴 KT. 이제 이 감독과 선수단의 시선은 마지막 한 번의 축배,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