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다니일 메드베데프(러시아)가 경기 도중 관중석으로 친 공이 관중의 눈을 맞히면서 실격됐다.
상대였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과거 자신도 비슷한 이유로 실격당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메드베데프를 위로했다.
로이터통신은 5일(한국시간) "메드베데프, 공으로 관중 부상시켜 차이나 오픈 준결승전 실격 처리"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메드베데프는 이날 중국 베이징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차이나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와 맞붙었다.
조코비치가 7-5 5-3으로 앞선 2세트 막판 일이 벌어졌다.
메드베데프는 포인트가 끝난 뒤 벽에 맞고 다시 튀어나온 공을 라켓으로 쳐냈다. 그런데 공이 그대로 관중석으로 향했고, 메드베데프 바로 뒤 첫 번째 줄에 앉아 있던 한 관중의 왼쪽 눈 부위를 강타했다.
관중은 왼쪽 눈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경기장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주심은 상황을 확인한 뒤 메드베데프에게 실격을 선언했다. 세계랭킹 5위 메드베데프는 판정에 항의하지 않고 그대로 코트를 떠났다.
이 실격으로 인해 메드베데프는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랭킹 포인트와 상금을 모두 잃게 됐다.
그러나 사과가 먼저였다. 메드베데프는 "우선 관중분께 정말 죄송하다. 그분과 연락을 취하려 하고 있다. 원하신다면 직접 사과드리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이 벽에 맞고 튀어나왔고 코트 밖으로 나가지 않게 아무 곳으로나 쳐내려고 했다"며 "결과를 보고 정말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메드베데프는 평소 감정을 강하게 드러내는 선수로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판정 직후에도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제대로 인지한 것이다.
상대 조코비치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으나 메드베데프를 위로했다.
"그 관중이 심하게 다치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걱정한 조코비치는 "한편으로는 메드베데프가 안쓰럽다. 중요한 경기에서 실격당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조코비치도 6년 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2020 US오픈 16강전서 포인트가 끝난 뒤 공을 뒤쪽으로 쳐 보냈다가 선심의 목 부위를 맞혔다. 고의가 아니었지만 규정에 따라 곧바로 실격됐다. 우승 후보 1순위였던 조코비치의 US오픈 도전은 그렇게 끝났다.
그런데 6년 뒤에는 자신과 맞붙던 메드베데프가 비슷한 상황으로 인해 실격패 처리됐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따낸 조코비치는 차이나오픈에서 무려 33연승을 이어갔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이 대회에 6차례 출전해 모두 정상에 올랐고, 올해 오랜만에 출전해 결승까지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또 결승이다. 베이징에는 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고 우승을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