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KT 위즈의 새로운 핵심으로,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박영현과 안현민.
프로 입단 후 아직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이들이 이제 정상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KT는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0으로 승리했다.
시즌 전적 86승 49패 5무(승률 0.637)가 된 KT는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5-7로 지면서 정규시즌 1위 매직넘버 2개를 모두 삭제했다. 이로써 KT는 2021년 이후 5년 만이자 창단 2번째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박영현과 안현민도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들은 2022년 입단 동기로 박영현은 유신고 졸업 후 1차 지명으로, 안현민은 마산고 졸업 후 2차 4라운드에서 각각 KT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1년 차때부터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은 박영현은 2023년 홀드왕(32홀드)을 차지하며 필승조로 등극했다. 그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를 받았고,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이후 김재윤이 삼성으로 이적한 2024년부터 클로저를 맡았고, 지난해 35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포수로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한 안현민은 군 복무까지 마치고 프로 4년 차인 지난해 잠재력이 만개했다. 112경기에서 타율 0.334, 22홈런으로 신인왕에 오르며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 후보로 올랐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나간 그는 부상으로 9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14개의 홈런을 기록해 중심타선을 지켰다.
박영현과 안현민은 하필 팀이 입단 직전 통합우승을 했고, 이후 4년간 1위를 한 적이 없었다. 그나마 박영현은 2023년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가을야구 경험이 많지만, 안현민은 풀타임 첫 시즌인 지난해 팀이 6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우승 확정 후 기쁨을 만끽한 입단 동기 박영현과 안현민의 소감을 엑스포츠뉴스가 들어봤다.
◆AG 금메달→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한 박영현 "올해가 잘 지나가고 있다"
박영현은 "정말 행복했다. 꿈에 그리던 1등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는 "팀 선배님들께 감사드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선수가 간절했기에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에도 박영현은 든든하게 KT의 뒷문을 지켰다. 그는 55경기에서 7승 무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2.37의 성적을 거뒀다. 아직 시즌이 끝나진 않았지만, 이대로면 데뷔 후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2026년 정규시즌을 돌아본 박영현은 "처음부터 좋은 페이스로 시작했고, 마지막까지 유지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안 아픈 게 목표였는데, 이를 도와주신 트레이너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영현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했다. 그래도 좋은 컨디션으로 꾸준히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박영현은 최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소속팀까지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그는 "아시안게임이라는 중요한 대회도 우승하고, 팀 우승이 제일 큰 목표였는데 두 개 다 이룰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며 "그만큼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해서 뿌듯하고, 올해가 잘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제 남은 건 한국시리즈다. 박영현은 통산 포스트시즌 16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83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2023년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에 올라왔으나, 8회 박동원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패전투수가 된 아픔이 있었다.
박영현은 "안 아프고 좋은 컨디션으로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분명히 생각한다"며 "그걸(우승) 이룰 수 있게 무조건 최선을 다할 거다. 나 역시 끝까지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첫 PS 나서는 안현민 "국제대회 뛰니 어떤 느낌인지 잘 알아, 재밌게 할 수 있을 듯"
안현민은 첫 정규리그 우승에도 덤덤했다. 그는 "좋았던 것 같고, 딱 그 정도다. 우리 팀이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일찍 될 줄 몰랐는데, 그래도 빨리 되니까 편한 건 있다"고 말했다.
2위 삼성의 추격이 거세기는 했으나, 9월 10일부터 한 달 가까이 선두를 지키고 있던 KT가 유리했던 건 사실이다. 안현민은 "우리는 이기면 (매직넘버가) 줄어드는 입장이기에 크게 부담되는 건 없었다"며 "(삼성이) 져주면 고마운 거지만, 이긴다고 불편해지는 건 없었다"고 단언했다.
안현민이 이렇게 담담했던 건, 한국시리즈라는 진짜 무대가 아직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조금 더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도 아니라 지금은 크게 감흥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이 4번째 포스트시즌인 박영현과 달리, 안현민은 이번이 첫 가을야구다. 긴장될 수도 있지만, 그는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건 아니다. 안현민은 2025 K-베이스볼 시리즈나 올해 WBC를 통해 국제대회 무대에서 뛰었는데, 특히 WBC에서는 호주전에서 한국의 8강 진출 경우의 수를 살리는 타점을 올리는 등 클러치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안현민은 "가을야구 전에 WBC 같은 국제대회를 뛰다 보니까 어떤 느낌인지 너무 잘 알고 있다"며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제 한국시리즈를 앞둔 안현민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록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하고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KT 위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