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프로 24년 동안 세 팀을 거치면서도 하지 못했던 정규리그 우승.
베테랑 잠수함 우규민(KT 위즈)이 불혹의 나이에 처음 왕좌에 오른 후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KT는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시즌 전적 86승 49패 5무(승률 0.637)가 됐다.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5-7로 지면서, KT는 정규시즌 1위 매직넘버 2개를 모두 삭제했다. 그러면서 KT는 2021년 이후 5년 만이자 창단 2번째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선수가 우승이 감격스럽겠지만, 특히 우규민의 감회는 더욱 깊다. 휘문고 졸업 후 2003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삼성 라이온즈(2017~2023년)를 거쳐 2024년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우완투수 중 가장 많은 통산 908경기에 등판한 우규민은 88승 89패 91세이브 124홀드 평균자책점 3.85의 성적을 거뒀다. 2007년에는 30세이브를 거뒀고, 2021년에는 24홀드로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우규민에게 우승은 허락되지 않았다. 하필 그가 LG에 입단한 후 팀이 10년 동안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고, 2013년에는 시즌 후반까지 선두 경쟁을 했으나 2위로 마무리했다.
삼성 이적 후에는 2021년 승률 공동 1위였지만,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끝에 현 소속팀인 KT에 지면서 2위로 떨어졌다. 우규민 본인은 1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KT 이적 후 우규민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1승 무패 5홀드 평균자책점 3.35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우규민은 프로 24시즌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이에 우규민은 우승 후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소감을 전할 때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을 보였다. 24년의 기다림이 마침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1위가 확정된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우규민은 "너무 감격스럽다. 야구를 하면서 기대했고 바라던 건데,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이루어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KT에 오면서 선수들끼리 엄청 끈끈한 게 많이 느껴졌다. 그래서 좋은 선수들이랑 한번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며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다 보니까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종이 한 장 차이로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우규민은 KT 이적 후 강한 열망을 가졌다. 그는 "우승할 수 있는 팀에 왔고, 경쟁력이 충분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더 기대가 컸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돌아본 우규민은 "팀이 필요할 때 항상 공백이 없게끔 하려는 선수가 되자는 마음을 먹고 시즌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시작하고 한 번도 엔트리에 빠진 적이 없었다. 그만큼 팀에서 패전처리든 필승조든 역할들을 잘 수행해 나가면서 버텼기 때문에 좋은 결과도 있었다"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관리를 잘해주시면서 이런 결과를 받았다"고 얘기했다.
이번 우승은 우규민의 LG 입단 동기인 박경수 1군 주루코치와 함께해 더 의미가 있었다. 박 코치는 이미 선수 시절인 2021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는 등 KT의 첫 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우규민은 "같은 선수로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코치님이고, 그것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하는 것"이라며 "코치-선수를 떠나서 같은 팀에서 했다는 게 너무 큰 감격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코치는 "규민이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선수 생활을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반지를 낀다면 야구 인생에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싶다"며 우정을 과시했다.
그동안 우규민은 한국시리즈도 경험한 적이 없다. 그는 "오늘로서 정규시즌 1위를 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가 남았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선수들을 잘 다독거리면서 좋은 결과로 우승반지를 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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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