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아시아 국가대표팀의 월드컵과 아시안컵 본선 진출 경쟁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오는 2030년부터 2년 주기의 네이션스리그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4일(한국시간) AFC가 마련한 새로운 네이션스리그 계획안을 입수했다며, AFC가 다가오는 6일 회원국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 구체적인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FC는 이미 지난해 12월 네이션스리그 출범 계획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당시 AFC는 회원국들의 축구 발전 기회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제 경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향후 AFC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계획안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일정 자체가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재편될 전망이다.
AFC는 네이션스리그 개편안을 월드컵·아시안컵 예선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월드컵 예선과 연계되는 첫 공식 네이션스리그는 2032-2033시즌에 열리는 게 계획의 핵심이다.
핵심은 AFC 소속 국가들을 3개의 등급으로 나누는 것이다. 1부와 2부에는 각각 18개국이 배치되고, 3부에는 11개국이 들어간다. 3부의 11개국은 다시 세 개 조로 나뉘어 경쟁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이 대회에서 1부 리그에 속한 국가들은 홈 6경기, 원정 6경기 등 총 12경기를 치르게 된다.
월드컵 본선 진출 경쟁은 1부 리그 성적을 중심으로 결정된다. 1부 리그 최종 순위에서 상위 6개국은 월드컵 본선에 자동으로 진출한다.
7위부터 10위까지의 네 팀은 남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별도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네 팀이 풀리그 방식으로 경쟁하고, 여기서 상위 2개국이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추가로 확보한다. 플레이오프에서 3위를 기록한 국가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컵 본선행을 한 차례 더 노리게 된다.
아시안컵 예선 역시 변화한다.
AFC는 월드컵과 연계되는 네이션스리그와 별도로 아시안컵 예선을 겸하는 네이션스리그를 2030년에 처음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안컵 개최 주기도 조정해 현재 2031년으로 예정된 대회를 2032년으로 미루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아시안컵과 연계된 네이션스리그에서는 월드컵 예선 때보다 경기 수가 줄어든다. 각 팀은 홈 3경기와 원정 3경기, 총 6경기를 치르는 방식이다.
본선 진출 방식도 명확하다. 1부 리그에 속한 모든 국가가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고, 2부 리그에서는 상위 6개국이 추가로 본선에 합류한다.
이 경우 아시안컵 예선은 별도의 예선 대회라기보다 네이션스리그 성적 자체가 본선 진출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가 된다.
승강제 역시 이번 구상의 핵심이다.
각 등급에서는 상위권과 하위권 국가가 다음 대회에서 서로 다른 등급으로 이동한다. 각 등급의 상위 2개국은 자동 승격하고, 하위 2개국은 자동 강등된다.
여기에 추가 승강 기회도 마련된다.
상위 등급에서 하위권에 위치한 네 팀과 하위 등급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네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추가 승강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대표팀 역시 매 대회 성적에 따라 다음 대회의 경쟁 수준이 달라지게 된다.
첫 공식 네이션스리그의 등급을 FIFA 랭킹 만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AFC는 전환 과정에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시범 대회 이전에 진행되는 예선 성적을 활용해 각 국가의 등급을 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AFC가 구상하는 네이션스리그는 월드컵과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위한 수단에만 머물지 않는다.
각 대회가 종료될 때마다 1부 리그 상위 8개국은 별도의 토너먼트에 진출해 네이션스리그 우승팀을 가린다.
8강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준결승과 결승은 한 곳의 중앙 개최지에서 열리는 형태가 계획돼 있다.
따라서 네이션스리그는 예선 성격과 독립적인 우승 경쟁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AFC는 곧바로 새로운 체제를 시작하기보다는 2028-2029시즌 시범 대회를 먼저 진행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 시범 대회에서는 현재 월드컵 예선과 비슷한 형태를 유지한다. 1부 리그는 6개국씩 세 조로 나뉘어 경쟁하며 각 조 상위 2개국이 2030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다만 이후 경쟁 방식은 기존 월드컵 예선과 달라진다.
2026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는 각 조 3위와 4위가 다음 단계로 진출하는 구조였지만, 시범 대회에서는 각 조에서 본선 직행에 실패한 국가 가운데 성적이 좋은 네 팀이 별도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플레이오프에서 상위 2개국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위 국가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시범 대회에서도 자동 승격과 강등, 승강 플레이오프도 함께 실시해 2030년 첫 공식 네이션스리그가 출범할 때 각 등급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이 같은 변화는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최상위권 국가들보다는 중국,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등 중상위권 국가들에게 큰 수혜로 돌아갈 예정이다.
중국 같은 경우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50위권 국가들과 A매치 경기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말엔 A매치 일정에 펑크가 나서 남아시아 소국 몰디브(172위)를 초청해 친선 경기를 해서 화제가 됐다.
중국 입장에선 네이션스리그가 시행되면 한국, 일본, 호주 등과 경기할 기회가 꾸준히 생겨 경기력과 흥행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직전 몇 달을 제외하곤 A매치 기간에 아시아 국가들과 계속 네이션스리그 경기만 치를 가능성이 높다. 중국, 오만, 베트남 등과 더 자주 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진=ASEAN FOOTBALL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 김한준 기자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