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병역 문제로 선수 생활 자체를 고민하고 있는 동계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의 현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동계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이 군 복무와 선수 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국군체육부대(상무) 동계종목 편성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지난 2일 촉구했다.
현재 동계올림픽종목협의체가 파악한 국군체육부대 운영 현황에 따르면 하계종목은 24개 종목에서 약 322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는 반면, 동계종목은 1개 종목, 선수 4명에 불과하다.
병역특례를 받지 못한 하계종목 선수들은 국군체육부대를 통해 군 복무와 선수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동계종목 선수들에게는 이러한 기회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3월 5일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서 스켈레톤 국가대표 정승기가 이 같은 현실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동계종목 선수들도 하계종목 선수들처럼 복무 중 훈련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동계종목 경기단체들이 협의를 진행했고, 지난 8월 국방부로부터 동계종목 선수 22명의 정원을 확보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문체부와 동계종목협의체는 이를 토대로 종목별 배정안과 입영 대상자 명단, 국제대회 실적 및 2027년도 훈련계획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9월 말까지 모집공고와 선발·입대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종목단체들이 관계기관을 통해 전달받은 내용에 따르면 당초 추진되던 22명 규모의 편성이 국방부 내부 행정 처리 과정의 문제로 다시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22명 규모를 전제로 종목별 배정과 훈련계획까지 마쳤지만 다시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 사이 일부 선수들은 더 이상 입영을 미루지 못하고 이미 일반 군 복무를 선택했다.
연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대표 선수들 중에서도 국군체육부대 나이 제한으로 인해 올해 모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 입대와 함께 선수 생활을 사실상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선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국가 예산과 전문인력, 해외훈련 및 국제대회 지원을 통해 육성한 선수가 행정절차 지연으로 종목을 떠날 경우 개인의 은퇴를 넘어 국가가 축적한 경기력과 국제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게 연맹의 주장이다.
또 다른 주요 국가대표 선수들도 입영통지서를 받은 상태에서 정부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며 입영을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현재까지 모집과 선발, 입대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입대 시기가 더 늦어질 경우 복무를 마친 뒤 2030 동계올림픽을 준비할 시간이 크게 줄어 사실상 대회 참가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동계종목은 해외훈련을 비롯해 월드컵, 세계선수권, 올림픽 출전권 확보 일정 등이 수년에 걸쳐 이어지기 때문에 몇 개월의 지연도 사실상 한 시즌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맹은 동계종목 선수들이 요구하는 것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병역특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군 복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면서도 국가대표 선수로서 훈련과 국제대회 출전을 이어갈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연맹은 정부와 국방부가 22명 편성 추진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동계종목 편성 여부와 모집·선발·입대 일정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행정기관에는 단순한 행정 처리 문제일 수 있지만 동계종목 선수들에게는 선수 생활의 종료이자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잃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연맹은 "일부 선수는 이미 입대했고, 세계 정상급 선수는 은퇴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추가 검토가 아니라 결정과 실행"이라며 "동계 국가대표 선수들이 군 복무 때문에 선수 생활과 올림픽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즉각적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