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브 '더 커뮤니티2'
트렌드를 쫓는 게 아니라, 요즘 그냥 끌리는 걸 씁니다. 어떤 글은 흐름과 맞닿아 있을 수도 있고, 어떤 글은 한발 늦은 취향 고백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가요, 방송, 영화. 신인, 스타 구분 없이, 지금 이 순간 눈에 밟히고 자꾸 생각나는 이유를 따라가 봅니다. 타이밍은 제각각이어도, 끌림만큼은 진심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팀이라는 게 뭘까. 혼자였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하게 만들고, 굳게 믿었던 가치관마저 흔든다. 누군가의 희생은 다른 누군가에게 답답함이 되고, 합리적이라고 믿었던 판단은 순식간에 패착으로 돌아온다.
가히 역대급 서바이벌이라 할 만하다. 단 한 회만을 남겨둔 현재까지도 긴장감을 놓지 않는 웨이브 오리지널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이하 '더 커뮤니티2')이다.
'더 커뮤니티2'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참가자들이 팀을 이루고 거래와 협상, 전쟁을 거치며 살아남는 서바이벌. 누가 더 똑똑한지, 누가 더 강한지만 겨루는 게임과는 결이 다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부터 어떤 순간에 손해를 감수하는지, 팀과 개인 사이에서 무엇을 택하는지까지 모두 변수가 된다.
시청자 반응도 빠르게 따라붙었다. '더 커뮤니티2'는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웨이브 주간 시청 시간 전 장르 1위를 기록했고, 방영 첫 주와 비교해 시청 시간은 3.2배 증가했다. 4주 연속 신규 유료가입 견인 1위도 지키며 후반부로 갈수록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참가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다수 편승 게임'은 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웨이브 '더 커뮤니티2' 다수 편승 게임
같은 질문을 받아도 답은 극명하게 갈린다. 처음에는 참가자의 선택을 예상하며 구경하다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나라면?"을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의 답에 고개를 끄덕였다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 나오면 생각이 뒤집힌다.
그렇게 화면 밖에서 지켜보던 시청자까지 어느새 게임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더 흥미로운 건 말로 드러낸 가치관과 실제 상황에서 내리는 선택이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밀고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였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팀'이라는 이름 아래 내리는 사람도 있다.

웨이브 '더 커뮤니티2'
생존과 상금, 관계가 얽히면서 선택은 더욱 복잡해진다. 누군가는 자신보다 팀원을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는 당장의 손해를 피하려다 더 큰 것을 잃는다. 반대로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판단이 시간이 지나 뜻밖의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이런 재미는 더욱 선명해졌다.
막강한 조건을 손에 쥔 골드팀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들의 우위를 예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유리한 패를 가졌다고 반드시 게임까지 유리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다.
내부 논의에 많은 시간을 쏟는 사이 바깥에서는 다른 팀들의 대화와 거래가 빠르게 오갔다. 골드팀을 둘러싼 상황 역시 시시각각 달라졌다.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전략일 수 있지만, 모든 것이 압축적으로 돌아가는 '더 커뮤니티2'에서는 그 기다림마저 결과를 만드는 하나의 선택이 됐다.
협상에서는 숫자만큼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들고 있어도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거래의 결과는 달라졌다. 반대로 조금 손해 보는 조건이라도 그동안 쌓아온 관계와 신뢰가 예상 밖의 선택을 끌어내기도 했다.

웨이브 '더 커뮤니티2'
목계(이시원)의 행보가 특히 그랬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앞서 다른 팀과 주고받은 말과 태도 역시 결정적인 순간 하나의 변수가 됐다. 이후 직접 대화에 나서 관계를 되돌리려 애쓰는 모습까지 더해지면서 그의 선택을 두고 시청자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리부트(신인규)의 선택 역시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정치·경제 관련 매치에서 직접 나서기보다 우공(최연승)에게 역할을 맡긴 장면부터 골드팀의 운영 방식까지, 이를 신중한 판단으로 볼지 소극적인 태도로 볼지를 두고 여러 반응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왜 가만히 있느냐"고 답답해하고, 누군가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것도 전략"이라고 받아들인다. 참가자들의 가치관이 부딪히는 동시에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가치관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골드팀만 그런 것도 아니다. 초반 다른 팀의 희생적인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던 레드팀 마이야르(승우아빠)도 정작 자신의 팀원이 위기에 놓이자 손익계산을 넘어서는 선택을 한다. 서로 견제하던 이들이 필요에 따라 손을 잡고, 한때 적이었던 사람을 품기도 한다.
동키의 상황은 또 다른 방향에서 마음을 흔든다.
레드팀으로 생활하면서 동시에 블랙의 협력자로 움직였던 동키는 어느 한쪽만 바라보고 움직이기 어려운 위치에 놓였다.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블랙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보상을 장담할 수 없고, 그렇다고 모든 상황을 기존 팀에 털어놓기도 어려웠다.
결국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인 동키의 모습은 '열심히 하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단순한 공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구조와 관계가 결과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 '더 커뮤니티2'
그의 상황이 공유된 뒤, 주변 사람들의 선택에도 변화가 생긴다.
계속해서 각자의 이해관계를 계산하던 참가자들에게 누군가를 이용할 것인지, 품을 것인지,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도울 것인지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긴다. 계산만으로 굴러갈 것 같던 서바이벌에 사람의 감정이 끼어드는 순간이다.
결국 이 안에서 '절대'라는 말은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가 되고, 이해하지 못했던 선택을 자신이 직접 하게 된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말 한마디가 며칠 뒤 협상의 발목을 잡는가 하면, 별것 아닌 친절이 예상하지 못한 연합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더 커뮤니티2'가 보여주는 건 어쩌면 거창한 전략보다 이런 순간들이다. 어떤 사람과 손을 잡을지, 어디까지 손해를 감수할 수 있을지, 상대의 무례함을 넘기면서까지 실리를 택할지. 그리고 팀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어디까지 내려놓을 수 있을지.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언제나 힘이 되는 것도 아니다. 머릿수가 많다고 반드시 유리하지도 않다. 강력한 권한을 혼자 쥐면 그만큼 의심과 견제도 커진다. 반대로 가진 것이 부족하면 그 부족함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연대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의 축소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외교처럼 이해관계에 따라 손을 잡았다 돌아서고, 조직처럼 개인의 생각과 집단의 결정이 부딪힌다. 인간관계처럼 사소한 말과 태도가 훗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돌아오기도 한다.

웨이브 '더 커뮤니티2'
'더 커뮤니티2'에서는 당시 최고의 수라고 생각했던 선택이 다음 날 최악의 패착이 되기도 하고, 실수라고 여겼던 행동이 뜻밖의 길을 열기도 한다.
그렇기에 누가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인지, 누가 옳고 틀렸는지를 한 장면만 보고 쉽게 재단하기 어렵다. 각자의 선택에는 그 순간 자신이 가진 정보와 관계, 감정, 가치관이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그 복잡함이 '더 커뮤니티2'의 가장 큰 도파민이다.
정답을 맞히는 참가자를 구경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왜 저렇게 하지?"라며 답답해하다가도 막상 같은 선택지 앞에 자신을 세워보면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내가 저 팀이었다면 손해를 감수했을까. 나를 무시했던 상대와도 필요하다면 손을 잡았을까. 팀의 결정이 내 생각과 달라도 따랐을까. 내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외면할 수 있었을까."
남의 가치관을 구경하다 어느새 내 가치관까지 시험받는다.
참가자들의 예상이 깨질 때마다 시청자의 예상도 함께 무너지고, 그 순간 또 다음 선택이 궁금해진다.

웨이브 '더 커뮤니티2'
'더 커뮤니티2'의 초기 참가자는 13명이다. 하지만 매 순간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고민하는 시청자 역시 어느새 게임에 함께 뛰어든 14번째 참가자가 된다.
어쩌면 이 게임의 14번째 참가자는 처음부터 우리였는지도 모른다.
사진=웨이브 '더 커뮤니티2'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