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 대표팀 이탈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후폭풍으로 번지고 있다.
단순히 한 경기에서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포르투갈축구협회(FPF) 내부 규정에 따라 호날두가 최대 6개월의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호날두가 실제로 대표팀을 떠날 경우 포르투갈 대표팀을 둘러싼 상업적 가치와 브랜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2일(한국시간) 호날두가 대표팀 캠프를 떠난 사건과 관련해 FPF 규정에 따른 징계 가능성을 조명했다.
'스포르트'에 따르면 FPF 징계 규정에는 "국가대표팀의 훈련, 경기 또는 FPF나 포르투갈의 스포츠 대표와 관련된 활동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참하거나 이탈한 선수는 1개월에서 6개월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500~1000유로(약 75~110만원) 사이의 벌금도 부과될 수 있다.
규정상 징계가 내려지기 전이라도 해당 선수가 대표팀 캠프를 이탈한 순간부터 출전 정지가 적용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호날두에게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논란 이상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만약 6개월 가량의 징계를 실제로 받게 된다면, 호날두의 국가대표팀 은퇴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펼쳐진 노르웨이전이었다.
호날두는 9~10월 A매치 기간 웨일스전 선발 출장 이후 노르웨이전에서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경기장에 투입되지 않았다.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지 않은 것이 무려 18년 만의 일이었다.
호날두와 헤수스 감독 사이의 갈등은 바로 이 경기 이후 불거졌다.
헤수스 감독은 경기 전 호날두를 활용할 계획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벤치에 머물렀고, 이후 양측의 관계에 이상 기류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후 호날두 측에 경기 중 상당 시간 몸을 풀었음에도 투입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헤수스 감독이 앞선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호날두가 배신감을 느꼈다는 설명도 전해졌다.
결국 호날두는 덴마크전을 앞두고 대표팀 캠프를 떠났다.
문제는 그가 빠진 뒤에도 포르투갈 대표팀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포르투갈은 덴마크와의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두면서 포르투갈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대표팀 내부의 문제와 별개로, 호날두의 존재가 FPF에 갖는 상업적 가치는 또 다른 문제다.
포르투갈 매체 '오브세르바도르'는 호날두의 대표팀 이탈이 FPF의 브랜드 가치와 상업적 측면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FPF가 호날두 없이도 운영될 수 있다는 점에는 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대표팀의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는 중계권이고, 국제대회 성적 역시 수익과 연결된다. 실제 FPF의 수입 구조가 호날두 한 명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호날두가 가진 세계적인 브랜드 영향력까지 숫자로 환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체는 지난해 포르투갈 마케팅 경역대학원 IPAM이 스포츠 명성 지수(Sports Reputation Index)를 기반으로 평가한 CR7 브랜드 가치가 8억5000만 유로(약 1조 29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호날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원을 가진 스포츠 선수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로우되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스포츠 선수다.
이런 호날두의 브랜드와 FPF의 관계가 이번 사태를 통해 끊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호날두가 대표팀 캠프를 떠난 뒤 24시간 만에 포르투갈 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가 약 100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팔로워 숫자만으로 FPF의 재정적 손실을 직접 계산할 수는 없지만, 호날두가 대표팀의 국제적 인지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또 주요 후원사들과의 계약도 장기간으로 체결돼 있다.
매체는 이에 대해 "자신의 브랜드를 이러한 자산과 연계할 것을 기대하며 계약을 체결한 스폰서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스폰서들은 계약 조건 변경 논의를 요구할 충분한 이유가 있고, 심지어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이유 때문인지, FPF는 결국 갈등 봉합에 나섰다.
포르투갈 매체 '오 조구'는 3일 FPF 관계자들이 호날두와 헤수스 감독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FPF는 양측의 갈등을 해소하고 호날두의 대표팀 경력이 이번 사건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화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오 조구'는 페드루 프로엔사 회장이 호날두가 헤수스 감독과 직접 만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나스르 스포츠 디렉터 시망 쿠티뉴와 CR7 SA 전략 컨설턴트 티아구 크라베이루 등이 중재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수스 감독 역시 대화 자체에는 열린 입장이다. 다만 헤수스 감독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거나 기존 입장을 철회하는 것을 전제로 한 만남에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마지막 변수는 호날두가 직접 대화에 응할 의사가 있느냐는 점이다.
'오 조구'는 포르투갈과 노르웨이의 다음 경기가 끝난 뒤 추가적인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