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은 바로 '슈퍼소닉' 이소희(부산 BNK 썸)다.
밀려드는 스케줄에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이소희가 책임감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고, 원정 대회만 따지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여러 선수들이 활약했지만, 특히 이소희의 가공할 득점력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6경기에서 25분을 뛰며 평균 17.0득점 5.5리바운드 3.3어시스트 2.0스틸의 기록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최대 고비는 중국전이었다. 박수호 감독은 대회 전 "한쉬와 리유에루가 빠졌지만, 장쯔위를 비롯해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이번 대회에도 참가하는 만큼 가장 경계해야 할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특히 223cm의 빅맨 장쯔위는 체격만으로도 한국에 큰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동력이 없다시피 한 장쯔위가 코트에 서면, 오히려 미스매치를 이용한 돌파나 외곽포 등 다양한 옵션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선봉장에 이소희가 있었다. 그는 중국전에서 28분 53초를 뛰며 23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 10번 시도, 5회 성공이라는 가공할 슛 감각으로 3점슛을 단 하나도 성공하지 못한 중국과 비교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소희는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4쿼터 막판 5반칙으로 퇴장되기 전까지 30분 6초를 소화하며 16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성적으로 한국의 승리에 기여했다.
◆금메달의 순간 웃었던 이소희, 태극기 보자마자 눈물 쏟았다 "애국가, 눈물 참느라 못 불러"
귀국 후 이소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강이슬, 이해란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고, JTBC '아는 형님'에는 강이슬과 남자대표팀 변준형, 이정현, 이우석과 함께 촬영을 했다.
이소희는 2일에야 처음으로 BNK의 팀 훈련에 합류해 선수들과 손발을 맞췄다. 훈련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그는 "가문의 영광이다. 너무 감사하다. 한국에 들어온 지 좀 됐는데도 아직 안 믿긴다"며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린 후를 떠올린 이소희는 "처음에는 너무 기뻐서 계속 웃었다"며 "단복으로 갈아입고 설 때는 괜찮았는데, 내 시선 오른쪽에 태극기가 제일 위에 있었다. 그때 많이 울었다"고 했다.
팀 동료 안혜지는 "애국가를 경기 전에만 들었는데, 결승에서는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소희는 "몇 선수는 애국가를 불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나는 울음을 참느라 못 불렀다"고 말했다.
우승 후 수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이소희는 "엄마, 아빠가 진짜 좋아하셨고, 공항에도 나오셨다"고 전했다. 그는 "오빠도 좋아했다고 들었고, 외가 식구들도 좋아했다"고 얘기했다.
◆'키 223cm' 장쯔위 처음 만난 이소희 "그 정도라고? 거짓말"→"진짜네..." 반전
한국은 2015년 이후 성인대표팀 일본전 7연패에 빠졌다. 지난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평가전 2연전도 모두 패배했다. 당시 이소희는 1, 2차전 모두 맹활약했지만, 2차전 막판 다나카 코코로의 버저비터 3점슛을 막지 못해 자책했다.
이소희는 2차전 종료 후 "티를 안 내고 있지만 조금 화가 난다"며 "이를 안고 아시안게임까지 이 갈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를 다시 언급하자 이소희는 "솔직히 말하면 일본이 1군이 나온 건 아니다"라며 "코코로가 나왔으면 퇴장이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코코로에게 복수해야 하지 않나'라는 말에 "그럼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과 결승전에 앞서 열린 중국과 준결승에서는 장쯔위라는 거대한 벽을 상대했다. 이소희는 "작년 아시아컵 때 대표팀에 없었기에 실체를 잘 몰랐다"라며 "인스타그램에서 골대에서 몸 푸는 걸 봤지만 '그 정도라고? 거짓말' 이랬는데, 진짜 그 정도였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소희는 "생각을 반전시키면 우리도 수비에서 미스매치인데, 그걸 잘 활용하자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꿈꾸던 유재석과의 만남에 이소희도 설렜다 "초5 때부터 인생의 롤모델"
이소희에게 '유퀴즈' 출연은 큰 의미가 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인생의 롤모델로 삼았던 분이 바로 유재석 님이다"라며 "실제로 뵙고 얘기할 수 있어서 더 떨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촬영보다도 그분을 만난다는 게 더 떨려서 많은 실수를 했다. 웃기게 나올 것 같다"며 멋쩍은 반응을 보였다.
선공개된 영상에서 주장 강이슬은 "이번 대회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새로운 활약을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 선수들이 처음부터 못한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소희와 이해란을 칭찬했다. 이에 이소희는미소를 지으며 '브이(V)'를 했고, 유재석이 이를 보며 웃는 장면이 담겼다.
이를 물어보자 이소희는 "'그렇게 칭찬하는 사람이 나다' 이런 걸 유재석 님이 알았으면 좋겠어서 그렇게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유재석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예능 프로그램에 나갔다고 해서 우쭐할 생각은 없다. 이소희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정신차려야 한다. 여자농구의 붐이 오고 있는데, 더 책임감 있게 잘해야 한다. 그래서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고 했다.
이소희는 "나는 참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추석 연휴에 준결승과 결승을 공중파에서 해줘서 크게 와닿았다. 그래서 운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유퀴즈나 아는 형님도 언제 나가보겠나"라고 힘줘 말했다.
그래도 나가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또 있다. 이소희는 지난해 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복면가왕'과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나 혼자 산다'는 노리고 있다. 진짜 나 혼자 살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한국 여자농구 세대교체 주역 된 2000년대생, "우리 중간라인이 잘해야 한다"
이소희를 위시한 2000년대생 선수들은 여자농구의 세대교체를 상징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함께 나간 이소희와 허예은, 이해란, 그리고 올해 여자농구 월드컵에 합류했던 박지현은 2019 FIBA U-19 여자농구 월드컵에서 박수호 감독과 함께 출전했다.
이소희는 "우리가 앞으로 한국 농구를 이끌어 가야 할 세대라고 생각한다"며 "적은 나이가 아니라는 것도 많이 느꼈고, 우리 같은 중간 라인이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 때부터 이들을 지켜본 박수호 감독에 대한 신뢰도 깊었다. 이소희는 "박수호 감독님이 저를 잘 알고 계셔서 신뢰를 많이 하신다는 걸 많이 느꼈다"면서 "거기에 보답하고 싶어서 더 이를 악물고 했다"고 밝혔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일본농구협회(Japan Basketball Association) / 유 퀴즈 온 더 블록 인스타그램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